<추석특집 대담> ‘돌아온 거물’ 정동영 ‘여야 막론’ 거침없는 쓴소리

“보이지 않는 손? 안보실에 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박희영 기자 = 거물이 돌아왔다. 15대 국회를 시작으로 통일부 장관을 거쳐 내리 5선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의 이야기다. 22대 국회 문턱도 거뜬히 넘었다. 다시 한번 현역으로 뛰게 된 그는 민주당의 든든한 자산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MBC 기자 출신이다. 세월이 흘렀지만 질문 하나에도 여유로운 태도로 예리한 답변을 도출하는 감각은 여전했다. <일요시사>와 만난 정 의원은 여야의 진영을 넘어 날카롭게 정치 현안을 짚어냈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법원이 방송문회진흥회(방문진) 차기 이사진 임명에 제동을 걸었다. 추후 윤석열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나? 

▲우선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방통위 방문진 신임이사 선임에 대한 임명처분 진행 정지 인용에 즉시 항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항고를 다루는 곳은 서울고등법원인데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앞으로 행정법원서 신임이사 임명 처분과 관련해 본안 심리를 다룰 계획이다.

가처분 당시 법리 적용이 탄탄해 본안 결과도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법부의 판결 문제라 윤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도 딱히 없다. 6개월 뒤 본안 판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 판결도 취소 판결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법원의 판단이 현재 진행 중인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심판에 줄 영향은. 기각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방통위는 독립성, 다양성 보장을 위해 대통령이 지명한 2인과 여당이 추천한 1인, 야당 추천 2인으로 구성되는 5인 합의제 행정기구다. 이런 상황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2인의 결정만으로 방송문화진흥회, KBS 이사 선임을 결정한 일은 방통위 설치의 입법 목적에 위배된다.

또 합의제 행정기구 결정서 충분한 토론과 심의는 상당히 중요하다. 83명의 이사 후보 중 방문진 이사 6명과 KBS 이사 7명을 선임한 사실에 비춰 충분한 토론과 심의가 없었다. 

-심각한 위법이 있었다는 뜻인가?

▲행정서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은 입법의 목적에 충실한 이행과 절차에 대한 엄격한 이행이다. 이 위원장은 위법 행위를 실행한 사람이다. 임기의 길고 짧음은 중요하지 않다. 단 하루라도 방통위원장으로서 위법 행위를 했다면 헌법에 비춰 탄핵소추의 대상이 되는 일은 당연하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내놓은 방송3+1법이 악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사진의 수를 대폭 늘리고, 친민주당적 성향을 임명하기 위한 법이라고 비판하는데…

▲3+1법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방송3법과 방통위 설치법 개정안을 한데 묶어 부르기 때문이다. 방송3법은 공영방송인 MBC와 EBS는 이사 수를 현행 9명서 21명으로 늘리고, KBS는 11명서 21명으로 늘리자는 게 골자다. 이사 추천 권한을 방송과 미디어 관련 학회, 시청자위원회, 방송기자연합회와 같이 직능단체 등 외부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밖에 공영 방송의 사장 선임 역시 성별, 연력, 지역을 고려해 일반 시민 100명이 직접 사장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방통위법 개정안도 여당에서 반대하고 있는데…

▲방통위법 개정안은 의결정족수를 4명으로 늘려 2인으로 방통위를 위법적으로 하는 부분을 차단하겠다는 데 있다. 이사 수를 늘려 정치적 간섭을 최소화시키고, 독립성과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보장해 특정 정파의 입김을 배제하겠다는 의미가 크다.

이에 대해 친민주적 성향의 이사를 임명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비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방송사를 정권의 장악 대상으로 바라보는 반개혁적 태도다. 

-선거 이야기도 묻고 싶다. 다음 달에 재보궐선거가 예정돼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호남을 홀대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를 해결할 비책을 말해준다면?

▲호남 홀대론에 대해 호남의 중진 정치인으로서 송구하다. 호남 홀대론 배경에는 경제 문제가 있다. 경제 소외론 때문이다. 지역경제는 침체해 있고,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결국 중앙정부의 집중적인 예산이 투여돼야 살아난다.

그래야 경제 소외론, 호남 홀대론이 사라질 수 있다. 호남은 민주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지만 당이 잘못 가고 있다면 매섭게 회초리를 든다. 선거의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은 곳이다. 최근 두 번의 전당대회를 치렀을 때 호남을 기반으로 둔 국회의원 중 선출직으로 지도부에 입성한 경우가 없다.

이번 지도부 구성서 지명직 최고위원은 호남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

-이재명 대표가 당권을 잡은 이후 일부 강성 지지층 입김이 과하게 작용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금 윤정부는 날로 극우적 색채를 강화 중이다. 이와 함께 검찰을 동원해 ‘이재명 죽이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표만 죽이면 된다는 광기에 휩싸여 있다. 반드시 윤석열정권을 극복하고 정권을 찾아와야 한다. 결국 지금 상황서 초극은 윤극을 위한 초극 체제인 셈이다.

“지금 민주당은 윤 극복 위한 이 초극 체제”
“한 대표는 부처님 손바닥 안 손오공 신세”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큰 이유는 당 외곽에 있던 정치 팬덤이 당 안으로 들어와 자기 목소리를 내는 현상으로 당원 주권주의, 당원 참여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흐름이 당장 낯설고 입김이 과하게 작용한다고 비치는 부분이 있지만 그 심연을 보면 민주주의 확대 과정이다.

멀리 보면 대의민주주의와 참여민주주의가 새롭게 균형을 찾아가는 길이다. 


-민주당 계열 초일회가 만들어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다양한 계파가 존재해 왔다. 

▲열린우리당 당시 당 의장을 맡았는데 리더십을 세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미국의 정치학자 샤츠 슈나이더는 “정당 정치서 민주주의의 핵심은 당내 민주주의보다는 여당과 야당 사이의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정당에는 민주적 운영과 함께 지도부에 일정 정도 집중된 권위와 권한이 필요하다.

이는 선거가 대표적이다. 결국 지도부 집중이 관철되지 않은 채 계파라는 이름 아래 지도부의 권위가 부정된다면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라 현상적 다원주의에 불과하다. 정당 내 포용은 지도부의 권위가 확립되는 가운데 이뤄져야 제대로 끌어안을 수 있다. 

-여러 계파를 끌어안을 통합의 방법이 있다면?

▲원내·외에는 여러 의견과 행동 그룹이 존재하는데, 이들 활동이 당내서 부정당하지 않는다. 요체는 의견과 행동이 당원과 지지자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느냐다. 과거에는 계파 간 공개적, 비공개적 교섭과 주고받기로 조율되는 경향이 강했다.

지금처럼 당원 주권주의, 당원 참여주의가 중요한 시기에는 당원과 지지자의 여론이 절대적이다. 당내 포용에 대한 관점이 달라야 한다. 즉 까다롭고 정보력이 많은 정치 관여 성격의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중요하다. 이 바탕 위에서 포용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최근 야권에서는 개헌 카드도 꺼냈다. 적절한 시기가 언제라고 보나?

▲가장 좋은 것은 윤 대통령의 임기를 1년 단축하고 개헌을 통해 오는 2026년에 새로운 헌법하에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일이다. 일각에선 국회의원 임기를 1년 단축해 2027년 총선을 치르자는 주장도 있는데, 300명의 국회의원보다 대통령 1명의 임기를 줄이는 일이 더 쉽다.

사실 개헌의 적절했던 시기는 과거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라고 생각한다. 4·19가 개헌으로 제2공화국을 열었고, 6·10이 개헌으로 6공화국을 열었기 때문에 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었다. 그때 개헌됐다면 윤정부가 출범할 일은 없었다.

22대 국회는 촛불 2기 국회가 돼야 한다. 대통령 중임제든, 이원집정제든 현재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켜 여야 대결보다는 협치를 제도화하는 데 어떤 체제가 가장 적합할지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깨고 차별화에 나섰다. 속내를 파악한다면?

▲진영을 떠나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다툼과 차별화는 불가피하다. 문제는 차별화가 성공할 수 있느냐다. 이번 여야 대표 회담서 한 대표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본다. 본인이 당 대표에 출마하며 공약했던 제3자 특검법과 의정 갈등 중재를 위한 의대 증원 유예안 모두 의제로 내세우지 못했다.

“윤 대통령 어리석은 지도자 반열 들어가”
“계엄령 근거? 야권서 충분히 제기할 문제”

합의문에 반영되지도 않았다. 대통령과 차별화하려는 시도는 하지만 윤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곤궁한 처지다. 아직까지 부처님 손바닥 안 손오공 신세인 셈이다. 임기가 2년 반이 넘게 남은 윤 대통령이 이른 차별화에 동의할지,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지를 따져봤을 때 모두 고개를 젓는다. 

-제3자 특검법을 국민의힘이 시간을 끌면서 받지 못하는 이유는. 한 대표가 어떤 점을 우려해서 본인이 한 말을 지키지 않다고 보는지?

▲채 상병 제3자 특검법은 엄밀히 말해 ‘윤석열 특검법’이다. 채 상병 사망사건에 대한 수사외압이 특검법의 핵심 사항이다. 시간이 갈수록 수사 외압의 최종적 지시자가 윤 대통령이라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채 상병 특검법은 대통령 입장에서는 역린이다. 이걸 국민의힘 의원 중 모르는 사람이 없으며, 한 대표도 익히 알고 있다. 결국 해법을 내놓을 수가 없고, 시간을 끌 수밖에 없다. 

-여야의 대치 정국이 22대 국회 들어 더욱 심해진 양상이다. 현재 대치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국민의힘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나?

▲최근 전세사기특별법과 간호법이 여야 합의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처음에 민주당이 두 법안을 발의해 본회의서 통과했을 때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이다. 거대 범야권이 탄생한 결과는 총선 민심의 결과다. 국회 본회의에 범야권이 통과시킨 법안은 정쟁의 수단이 아니다. 총선 민의에 충실하고자 한 민생 법안이자 개혁 법안이다. 

대통령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무차별적으로 거부권을 남발할 게 아니라 정부여당이 마음을 열고 여야 합의안을 만들려고 했다면 전세사기특별법과 간호법처럼 얼마든지 합의안은 낼 수 있다.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에 재표결을 요구하면 사실상 재적 의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한데 대통령 눈치를 봐야 할 여당 의원들로부터 이탈표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연속해서 행사해 왔다. 

▲윤 대통령 마음에 안 들고, 여당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합의안을 모색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부결시키는 것은 다수결을 부정하는 일이다. 사실상 여당의 소수결, 심하게 말하면 대통령 1인이 결정하는 것으로 연성 독재의 모습과 다름없는 것으로 민주주의, 협치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런 국정기조, 국정 방식서 벗어나 정부여당이 적극적으로 협치에 나섰으면 한다. 

-인사 문제도 연일 논란이다. 최근 들어 뉴라이트 인물을 임명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

▲김태효 안보실 차장이 “윤 대통령은 뉴라이트라는 말도 잘 모른다”고 언급한 적 있다. 그런데 골라내는 사람 전부가 그렇다. 김형석 독립기념관 장관, 김태규 방통위 직무대행, 이진숙 방통위원장까지 전부 그런 사람을 지명했다. 윤 대통령이 모른다면 실제로 윤 대통령이 임명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다른 사람에 의해 기획되고 그림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유시민 작가가 ‘윤 대통령은 참 어리석은 인물’이라는 말을 했다. 실제로 어리석은 지도자 반열에 들어간 것 같다. 모르는데 뉴라이트 인사를 국정 전반에 다 깔았다. 결국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실제로 보이지 않는 손이 누구인지 궁금해 광복회장에게 직접 물었고 답을 들었다. (광복회장에게)일본 밀정이 누구냐 질문했는데, 안보실에 있다고 답했다. 

-얼마 전 이 대표가 여야 대표 회담서 계엄령을 언급한 바 있다. 근거가 뭐라고 보나?

▲윤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헌법정신을 준수하지 않는 듯 보인다. 국회 입법부를 상당히 불편해하는 것을 넘어 무시하고 있다. 그동안 행정권을 갖고 굉장히 폭압적으로 행사해 왔다. 어떤 의미에서는 국권을 많이 훼손했는데, 통치만 있고 정치는 없다.

정권으로 할 수 있는 모든 폭압적 행동으로 계엄령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서도 내부적으로 비상계엄을 준비한 흔적이 있었다. 야권 입장에선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다.

-추가로 의심이 가는 부분은?

▲다른 하나는 대북 정책이다. 윤정부의 대북 정책은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한데 굉장히 도발적이며 공격적이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일체의 대화, 소통이 끊겼는데 이런 부분을 빌미로 삼을 수 있다.

윤정부는 대북 정책서 힘에 의한 평화와 압도적 힘을 강조하고 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 문정부 5년 동안 국방비의 평균 증가율은 6.3%, 윤정부는 2년 동안 4.3%에 그친다. 압도적 힘이라면 숫자로 표현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치의 복원이 시급하다. 정치는 정치다워져야 한다. 정치는 상대방을 섬멸하는 게 아닌 상대방을 존중하고 합의점을 찾으려는 협치가 정치의 본령이다. 거야 상황서 협치의 성공 여부는 정부여당에 달려 있다. 국정기조를 전환하라고 말하는 이유다.

윤 대통령이 하루 빨리 잘못된 국정기조서 발을 빼기를 바란다. 전향적으로 야당과 협치에 나서기 원한다. 그게 정치를 살리고,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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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모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정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이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을 점을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 현안 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