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렌탈이 버린 스피라 후일담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1.15 11:37:50
  • 호수 14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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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장 빨간 스포츠카 진실은…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충남 보령시 소재 폐차장서 국산 수제 스포츠카인 ‘스피라’가 버려진 채 발견됐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차량(30허4798)의 자동차등록증상 최종명의자는 롯데렌탈로 확인됐다. 제조사인 어울림모터스는 연구 목적을 위해 되찾겠다고 나선 상황. 롯데렌탈 측은 “오래된 차량이다 보니, 담당자를 찾지 못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방치하고 있다.

지난해 말 보령시에 주민 A씨는 수개월째 방치된 빨간색 스포츠카 1대를 아파트 주차장서 발견했다고 제보했다. 해당 차량은 자동차 제조사 어울림모터스가 개발하고 판매한 양산형 수제 스포츠카 ‘스피라’였다. 컨셉카서 양산형 개발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던 스피라는 2010년 시장에 나왔다. 국내서 수제자동차가 양산화에 성공한 경우는 없었기에 큰 주목을 받았다.

소유권 논란

A씨는 장기간 방치된 스피라를 지자체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보령시청 교통과는 무단 방치된 차량임을 확인한 후 지난해 12월 인근 B 폐차장으로 옮겼다. 이후 A씨는 어울림모터스 SNS 계정에도 “방치된 스피라를 보고 있자니 안타깝다”며 해당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현재 박동혁 어울림모터스 대표는 버려진 스피라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명의자인 롯데렌탈 측은 “명의자는 롯데렌탈이 맞다”면서도 “해당 차량은 2022년에 직권 말소 처리가 완료됐으니, 말소된 차량의 소유권을 되살릴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스피라의 소유권자가 롯데렌탈이 된 계기는 수십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9월 어울림모터스 측은 자동차 임대 사업 등을 위해 KT렌탈(현 롯데렌탈)에 스피라 15대를 납품했다. 이후 어울림모터스는 방청 등 보강 작업을 위해 재매입을 시도했다.


2012년 5월31일 어울림모터스는 현재 B 폐차장에 버려진 스피라를 포함한 15대를 재매입하기 위해 1대당 4000만원가량을 KT렌탈에 입금했다. 그러나 당시 어울림모터스 경영진은 분식회계, 횡령 및 배임 의혹 등으로 검찰 고발과 상장폐지 처분까지 받아 스피라의 명의이전을 못하게 되면서 KT렌탈이 자동차등록증상 최종명의자로 남았다. 

2015년 3월 롯데그룹이 1조200억원에 KT렌탈을 인수하면서 명의자는 롯데렌탈로 이전됐다. 현재 어울림모터스 측은 매입대금을 과거 KT렌탈에 지불했고, 명의이전만 남은 상태의 차량이기에 롯데렌탈이 소유권을 어울림모터스에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령 주민 주차장서 발견해 제보
용인 차주는 “고물상 현금 구입”

어울림모터스와 롯데렌탈의 차량 매매 계약서에는 B 폐차장에 방치된 차량번호 ‘30허4798’ 스피라가 존재한다. 어울림모터스는 “‘30허4798’ 스피라를 포함한 스피라 8대의 대금을 KT렌탈 측에 지급했으므로 지금이라도 롯데렌탈이 명의이전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어울림모터스는 ‘30허4798’ 스피라의 대금 4922만원가량을 과거 KT렌탈 측에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계약서에도 KT렌탈이 어울림모터스에 소유권을 넘긴 것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롯데렌탈은 “15대 중 8대에 대한 금액만 입금했고, 명의이전을 하지 않았기에 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전산상에는 등록말소 일자가 2020년 6월로 나오는데 말소 담당자가 누구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며 “말소 차량을 어떻게 명의이전이 가능한 지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회사 소유의 재산을 관리하는 담당자가 누군지 모른다는 의미다. 롯데렌탈의 입장과 달리 과거 KT렌탈서 스피라 계약을 담당했던 김모씨는 현재 롯데렌탈의 준법경영팀에 근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렌탈이 방치한 스피라를 보관 중인 B 폐차장의 고충도 있다. B 폐차장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롯데렌탈 명의인데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저렇게 두다가 파손이라도 되면 내 책임이 될까 걱정”이라며 “폐차 승인을 해주던지, 소유권을 주장하는 어울림모터스에 넘기든지 결정해야 되는데 중간서 난감하다”고 강조했다.

보령시청 교통과도 비슷한 입장이다. 보령시청 측은 “어떤 경로로 등록말소된 차가 도로에 방치된 지에 관해 롯데렌탈은 답변이 없다”며 “최종명의자인 롯데렌탈에 공문을 보내 최종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변이 없어서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렌탈이 스피라를 무단으로 판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롯데렌탈 측은 “어울림모터스가 판매한 스피라 차량 15대가 이미 등록말소됐고 폐차 처리해 멸실말소 상태로 마무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롯데렌탈의 입장대로 폐차 처리돼 소멸했어야 할 스피라 15대는 충남 보령시만이 아닌 전국 각지에 방치된 상태다. 

수개월째 방치···불법 판매 의혹 
보유했던 스피라 15대 오리무중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보령시에 방치된 차량 외에도 롯데렌탈 소유의 스피라 중 1대는 용인시 기흥구 소재 J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다. 차주인 이모씨는 “스피라 차량을 고물상서 현금을 주고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어울림모터스가 현장을 방문해 해당 스피라의 차대번호(KL90C3MDGASBB4008)를 확인한 결과, 자동차등록증상 최종명의자가 롯데렌탈인 ‘60허9721’ 차량으로 확인됐다. 롯데렌탈 주장에 따라 해당 차량은 이미 폐차 처리돼 멸실 말소 상태여야 하지만, 여전히 도로 위를 다니고 있는 셈이다.

이씨는 해당 차량의 구입처와 구입 내역을 입증하라는 요청에 근거자료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어울림모터스는 롯데렌탈 측에 이씨가 해당 차량을 구매하게 된 경위에 대해 소명하라고 촉구했다. 롯데렌탈은 폐차됐어야 할 차량들이 일부 운행 중인 이유에 관해 적절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어울림모터스 측은 “폐차됐어야 할 스피라가 도로 위에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롯데렌탈이 별도의 자체 감사를 진행했거나,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롯데렌탈이 방치한 스피라는 전국 곳곳에 방치돼 흉물로 썩어가고 있다. 어울림모터스가 소유권을 넘겨달라는 요구에 롯데렌탈이 묵묵부답으로 대응한 결과다.

한편, 2007년 프로토자동차(프로토모터스)에 의해 실험대에 오른 스피라는 어울림모터스와 합병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진 차다. 앞서 2000년도에 나온 ‘PS-2’라는 모델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스피라는 2002년 디자인 변경으로 재탄생했다. 2005년엔 파워트레인까지 갖춘 모습이 공개됐지만, 당시 프로토자동차의 자금 사정으로 양산되진 못했다. 

2007년 자금난에 시달리던 프로토자동차가 어울림네트웍스에 인수되면서 회사명을 어울림모터스로 바꾸게 됐다. 스피라는 어울림모터스서 최종 제작됐으며, 일반도로의 형식 승인을 취득한 모델이 2010년 4월에 출시됐다.

자동차 레이싱 대회에 참가했던 어울림모터스는 GT Masters서 2승을 거둔 바 있다. 양산화 전인 2007년 12월 레이싱용 ‘스피라 GT270’로 거둔 쾌거였다. GT270은 V6 트윈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은 600마력을 기록해 토종 스포츠카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2008년 4월13일 어울림모터스는 레이싱팀을 창단하면서 스피라 GT270(드라이버:박정룡)으로 타임트라이얼 슈퍼스프린트 SS-0 클래스서, 2008년 5월12일에는 스피라2005(드라이버:김범훈)로 타임트라이얼 슈퍼스프린트 SS-0 클래스서 각각 우승했다.

무단 판매?

스피라의 양산모델은 원래 2008년 5월에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개발 지연과 충돌 테스트 및 승인 문제로 지연돼 판매를 시작한 것은 2010년 4월부터다. 당시 400마력대의 슈퍼차져 엔진을 탑재한 스피라S, 500마력대의 터보 엔진을 얹은 스피라 터보의 가격은 각각 1억900만원, 1억3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최근 어울림모터스는 부활을 예고하기도 했다. 스피라를 베이스로 한 ‘스피라2’와 하이퍼카 ‘스피라 템페스타’를 개발한다고 지난해 6월5일 밝혔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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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