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렌탈이 버린 스피라 후일담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1.15 11:37:50
  • 호수 14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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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장 빨간 스포츠카 진실은…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충남 보령시 소재 폐차장서 국산 수제 스포츠카인 ‘스피라’가 버려진 채 발견됐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차량(30허4798)의 자동차등록증상 최종명의자는 롯데렌탈로 확인됐다. 제조사인 어울림모터스는 연구 목적을 위해 되찾겠다고 나선 상황. 롯데렌탈 측은 “오래된 차량이다 보니, 담당자를 찾지 못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방치하고 있다.

지난해 말 보령시에 주민 A씨는 수개월째 방치된 빨간색 스포츠카 1대를 아파트 주차장서 발견했다고 제보했다. 해당 차량은 자동차 제조사 어울림모터스가 개발하고 판매한 양산형 수제 스포츠카 ‘스피라’였다. 컨셉카서 양산형 개발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던 스피라는 2010년 시장에 나왔다. 국내서 수제자동차가 양산화에 성공한 경우는 없었기에 큰 주목을 받았다.

소유권 논란

A씨는 장기간 방치된 스피라를 지자체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보령시청 교통과는 무단 방치된 차량임을 확인한 후 지난해 12월 인근 B 폐차장으로 옮겼다. 이후 A씨는 어울림모터스 SNS 계정에도 “방치된 스피라를 보고 있자니 안타깝다”며 해당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현재 박동혁 어울림모터스 대표는 버려진 스피라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명의자인 롯데렌탈 측은 “명의자는 롯데렌탈이 맞다”면서도 “해당 차량은 2022년에 직권 말소 처리가 완료됐으니, 말소된 차량의 소유권을 되살릴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스피라의 소유권자가 롯데렌탈이 된 계기는 수십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9월 어울림모터스 측은 자동차 임대 사업 등을 위해 KT렌탈(현 롯데렌탈)에 스피라 15대를 납품했다. 이후 어울림모터스는 방청 등 보강 작업을 위해 재매입을 시도했다.


2012년 5월31일 어울림모터스는 현재 B 폐차장에 버려진 스피라를 포함한 15대를 재매입하기 위해 1대당 4000만원가량을 KT렌탈에 입금했다. 그러나 당시 어울림모터스 경영진은 분식회계, 횡령 및 배임 의혹 등으로 검찰 고발과 상장폐지 처분까지 받아 스피라의 명의이전을 못하게 되면서 KT렌탈이 자동차등록증상 최종명의자로 남았다. 

2015년 3월 롯데그룹이 1조200억원에 KT렌탈을 인수하면서 명의자는 롯데렌탈로 이전됐다. 현재 어울림모터스 측은 매입대금을 과거 KT렌탈에 지불했고, 명의이전만 남은 상태의 차량이기에 롯데렌탈이 소유권을 어울림모터스에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령 주민 주차장서 발견해 제보
용인 차주는 “고물상 현금 구입”

어울림모터스와 롯데렌탈의 차량 매매 계약서에는 B 폐차장에 방치된 차량번호 ‘30허4798’ 스피라가 존재한다. 어울림모터스는 “‘30허4798’ 스피라를 포함한 스피라 8대의 대금을 KT렌탈 측에 지급했으므로 지금이라도 롯데렌탈이 명의이전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어울림모터스는 ‘30허4798’ 스피라의 대금 4922만원가량을 과거 KT렌탈 측에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계약서에도 KT렌탈이 어울림모터스에 소유권을 넘긴 것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롯데렌탈은 “15대 중 8대에 대한 금액만 입금했고, 명의이전을 하지 않았기에 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전산상에는 등록말소 일자가 2020년 6월로 나오는데 말소 담당자가 누구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며 “말소 차량을 어떻게 명의이전이 가능한 지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회사 소유의 재산을 관리하는 담당자가 누군지 모른다는 의미다. 롯데렌탈의 입장과 달리 과거 KT렌탈서 스피라 계약을 담당했던 김모씨는 현재 롯데렌탈의 준법경영팀에 근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렌탈이 방치한 스피라를 보관 중인 B 폐차장의 고충도 있다. B 폐차장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롯데렌탈 명의인데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저렇게 두다가 파손이라도 되면 내 책임이 될까 걱정”이라며 “폐차 승인을 해주던지, 소유권을 주장하는 어울림모터스에 넘기든지 결정해야 되는데 중간서 난감하다”고 강조했다.

보령시청 교통과도 비슷한 입장이다. 보령시청 측은 “어떤 경로로 등록말소된 차가 도로에 방치된 지에 관해 롯데렌탈은 답변이 없다”며 “최종명의자인 롯데렌탈에 공문을 보내 최종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변이 없어서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렌탈이 스피라를 무단으로 판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롯데렌탈 측은 “어울림모터스가 판매한 스피라 차량 15대가 이미 등록말소됐고 폐차 처리해 멸실말소 상태로 마무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롯데렌탈의 입장대로 폐차 처리돼 소멸했어야 할 스피라 15대는 충남 보령시만이 아닌 전국 각지에 방치된 상태다. 

수개월째 방치···불법 판매 의혹 
보유했던 스피라 15대 오리무중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보령시에 방치된 차량 외에도 롯데렌탈 소유의 스피라 중 1대는 용인시 기흥구 소재 J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다. 차주인 이모씨는 “스피라 차량을 고물상서 현금을 주고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어울림모터스가 현장을 방문해 해당 스피라의 차대번호(KL90C3MDGASBB4008)를 확인한 결과, 자동차등록증상 최종명의자가 롯데렌탈인 ‘60허9721’ 차량으로 확인됐다. 롯데렌탈 주장에 따라 해당 차량은 이미 폐차 처리돼 멸실 말소 상태여야 하지만, 여전히 도로 위를 다니고 있는 셈이다.

이씨는 해당 차량의 구입처와 구입 내역을 입증하라는 요청에 근거자료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어울림모터스는 롯데렌탈 측에 이씨가 해당 차량을 구매하게 된 경위에 대해 소명하라고 촉구했다. 롯데렌탈은 폐차됐어야 할 차량들이 일부 운행 중인 이유에 관해 적절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어울림모터스 측은 “폐차됐어야 할 스피라가 도로 위에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롯데렌탈이 별도의 자체 감사를 진행했거나,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롯데렌탈이 방치한 스피라는 전국 곳곳에 방치돼 흉물로 썩어가고 있다. 어울림모터스가 소유권을 넘겨달라는 요구에 롯데렌탈이 묵묵부답으로 대응한 결과다.

한편, 2007년 프로토자동차(프로토모터스)에 의해 실험대에 오른 스피라는 어울림모터스와 합병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진 차다. 앞서 2000년도에 나온 ‘PS-2’라는 모델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스피라는 2002년 디자인 변경으로 재탄생했다. 2005년엔 파워트레인까지 갖춘 모습이 공개됐지만, 당시 프로토자동차의 자금 사정으로 양산되진 못했다. 

2007년 자금난에 시달리던 프로토자동차가 어울림네트웍스에 인수되면서 회사명을 어울림모터스로 바꾸게 됐다. 스피라는 어울림모터스서 최종 제작됐으며, 일반도로의 형식 승인을 취득한 모델이 2010년 4월에 출시됐다.

자동차 레이싱 대회에 참가했던 어울림모터스는 GT Masters서 2승을 거둔 바 있다. 양산화 전인 2007년 12월 레이싱용 ‘스피라 GT270’로 거둔 쾌거였다. GT270은 V6 트윈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은 600마력을 기록해 토종 스포츠카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2008년 4월13일 어울림모터스는 레이싱팀을 창단하면서 스피라 GT270(드라이버:박정룡)으로 타임트라이얼 슈퍼스프린트 SS-0 클래스서, 2008년 5월12일에는 스피라2005(드라이버:김범훈)로 타임트라이얼 슈퍼스프린트 SS-0 클래스서 각각 우승했다.

무단 판매?

스피라의 양산모델은 원래 2008년 5월에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개발 지연과 충돌 테스트 및 승인 문제로 지연돼 판매를 시작한 것은 2010년 4월부터다. 당시 400마력대의 슈퍼차져 엔진을 탑재한 스피라S, 500마력대의 터보 엔진을 얹은 스피라 터보의 가격은 각각 1억900만원, 1억3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최근 어울림모터스는 부활을 예고하기도 했다. 스피라를 베이스로 한 ‘스피라2’와 하이퍼카 ‘스피라 템페스타’를 개발한다고 지난해 6월5일 밝혔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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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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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