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5W1H N] 부산, 영화에 미치다…⑤

  • 박대웅 bdu@ilyosisa.co.kr
  • 등록 2012.10.04 19: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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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BIFF특별취재팀=박대웅 기자] 올해로 열일곱번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0월 4일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인을 사로잡는 영화제로 우뚝 솟을 야망을 품은 BIFF는 올해 75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작 132편을 포함해 304편의 영화가 초청돼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제2의 도시 부산을 영화의 향연으로 수 놓는다. 특히 올해 BIFF는 아시아지역 신인 연기자를 발굴해 합숙과 해외 연수 등의 교육과정을 거쳐 세계무대에 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아시아연기자아카데미(AAA)', 아시아필름마켓을 통해 출판산업과 영화산업을 연계하는 '북투필름'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4대 영화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개·폐막작이 모두 아시아 영화라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1996년 탈레반 정권 수립 후 핍박받았던 아프가니스칸 영화 특별전과 북한 최초의 서양과의 합작영화인 북한판 <빌리 엘리어트> 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와 냉전시대 동구권을 대표했던 폴란드 영화를 재조명하는 자리 등은 이채롭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해 도약하는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이모저모를 <일요시사>가 '5W1H N'을 통해 알아봤다.

 

Why

왜 이 영화인가

개·폐막작 <콜드 워> <텔레비전>

개막작: <콜드 워>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폐막작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최초'라는 단어가 딱일 듯 하다. 먼저 개막작은 홍콩영화로서는 최초로 렁록만-써니 럭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양가위와 곽부성이 주연한 <콜드 워>가 차지했다. <콜드 워>는 국내팬은 물론이고 할리우드에서 <디파티드>로 리메이크 된 영화 <무간도>와 경찰조직 내에 범죄조직과 내통자가 있다는 설정 등에서 닮아있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무간도>와 같은 듯 다른 매력이 있어 개막작으로 선정하게 됐다"는 말처럼 분명 <무간도>와 다른 차이점이 있다. 영화는 홍콩에서 경찰 5명이 피랍되는 사건에서부터 출발한다. 경무처장이 해외 출장 중인 가운데 두 명의 부처장 션 라우와 M.B 리는 사건 해결에 나선다.


차기 처장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대리 중인 두 사람은 자신에 대한 과신과 오만 권력욕 그리고 서로에 대한 불신 등으로 수사에 난항을 겪는다. 그 결과 두 사람은 홍콩의 반부패 수사기관인 염정공서(ICAC)의 조사까지 받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사건은 해결되지만 미완의 해결에 그친다. 경찰 내부의 범죄는 계속되고 두 사람의 대립과 갈등은 극으로 치닫는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홍콩시민의 안녕'이라는 공동의 사명이 있고 이를 통해 영화는 개인의 욕망과 양심의 싸움을 화려한 액션과 함께 치밀한 구성을 통해 관객 앞에 구현한다. 그 과정에서 단순히 경찰 내부의 부조리가 아닌 홍콩의 법체계와 시스템의 안전성에 대해 질문한다. 한 마디로 영화는 범죄영화의 탈을 쓴 탁월한 심리영화다.

폐막작: 텔레비전

이어 BIFF 폐막작 <텔레비전> 역시 최초의 방글라데시식 풍자영화의 등장을 알리는 영화로 종교관과 세대 간의 간극, 전통과 현대의 갈등, 가족의 사랑 등을 우스꽝스러우면서도 통렬한 비판의식으로 관객 앞에 펼쳐 보인다. 영화의 배경이 된 방글라데시의 조그만 마을 마티누푸르는 마을의 종교지도자 이맘(아민)에 의해 일체의 이미지가 금지된다.

극단적 이슬람주의인 아민의 영향력 아래 놓인 이 마을에 어느 날 초등학교 교사인 쿠마르가 TV를 사오고, 이후 마을 사람들은 쿠마르의 집에 몰려든다. 아민은 힌두교도인 쿠마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TV를 없애 버린다. 하지만 이미 TV의 매력에 빠진 마을 사람은 이에 반기를 든다.

절망한 아민은 유일한 소망인 하지(메카순례)를 떠나려고 하지만 어려움이 닥치고 역설적이게도 TV에 의해 구원 받는다. 이 과정에서 모스타파 파루키 감독은 극단적 이슬람주의자인 아민의 완고함으로 인해 겪는 극단적 신앙의 폐해를 파헤치기 보다는 그 역시 가족을 사랑하는 나약한 한 노인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그리고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한 그의 행동을 한편의 부조리극으로 매우 독특한 형태의 풍자영화를 완성한다. 깊어가는 가을 밤, 이국에서 온 독특한 스타일의 풍자 한편으로 영화제의 대미를 장식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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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