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뉴스] 전북 군산상일고가 ‘제57회 대통령배 전국 고교야구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976년과 1981년, 1986년에 이어 통산 4번째 우승으로 기록됐다. 전국체전을 제외한 메이저 대회에서 군산상일고가 우승한 건 2013년 제41회 봉황대기 이후 10년 만이다.
군산상일고는 ‘군산상고’란 이름으로 더 친숙한 학교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수많은 고교 야구 스타를 배출하면서 ‘역전의 명수’로 이름을 날렸다. 대통령배 대회서도 3회(1976년, 1981년, 1986년) 우승을 차지했다. 73년 전통의 군산상고는 올해 인문계고로 전환하면서 교명을 군산상일고로 바꿨다. 그래도 야구부의 위상은 여전했다.
여전한 위상
8강전서 강호 휘문고를 만난 군산상일고는 11-1, 6회 콜드게임 승리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6회 초 마지막 공격서 타자 일순하며 대거 8득점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멀티 히트를 기록한 이가 8번 유격수 민국 정도일 뿐, 9명의 타자가 나란히 안타를 기록하며 대승을 이끌었다.
준결승에선 ‘역전의 명수’다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야구 명문 경기고에 6-5로 재역전하며, 결승 무대에 선착한 것.
군산상일고는 8회 말까지 4대2로 앞섰다. 하지만 9회 초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3점을 내주면서 5대4 역전을 허용했다. 몸에 맞는 볼을 내리 내준 뒤 연속 3루타를 맞으면서 점수가 순식간에 뒤집혔다.
그대로 마무리될 것 같았던 경기는 9회 말 군산상일고가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극적으로 1점을 따라 붙으면서 연장전에 돌입했다. 결국 승부치기에 들어선 10회, 경기고의 선제공격을 무난히 막아낸 군산상일고는 공격 2사 만루 찬스서 행운이 곁든 안타로 점수를 내면서 치열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1986년 이후 37년 만에 대통령배 우승
박찬우 9회말 끝내기…인천고에 11-10
대망의 결승전에도 주특기인 ‘역전’으로 승리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군산상일고는 지난 14일 서울 목동구장서 열린 결승서 인천고를 만나 11-10으로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군산상일고는 선발투수 이병주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1회 초 3실점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박승호는 추가 실점 없이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반격에 나선 군산상일고는 1회 말 강민제가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신고했다. 3회 초 공격에 들어선 인천고는 연속 3안타를 몰아치며 4대1로 앞서 나갔다. 군산상일고도 3회 말 들어 연속 볼넷과 희생번트, 볼넷으로 1사 만루 상황에서 상대 폭투, 볼넷 등을 묶어 2득점에 성공하며 4대3으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5회 말 공격서 군산상일고는 무사 1, 3루 찬스서 민국이 1타점 적시타로 승부의 추를 원점으로 돌려놨고, 이어 1사 만루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6회 초 1점을 내준 군산상일고는 6회 말 민국이 재역전 1타점 적시타를 시작으로 수비실책 등을 엮어 무려 4득점에 성공하며 9대5로 앞서 나갔다. 양 팀은 7회에서도 나란히 1득점에 성공했고, 8회 들어 인천고의 반격이 시작됐다.
강호 휘문고·경기고 잡아
인문계 전환하고 첫 트로피
인천고는 8회 초 연속 사사구와 볼넷 등 군산상일고의 마운드가 흔들리자 4득점에 성공하며 10대10 동점을 이뤘다.
마지막 이닝에 들어선 군산상일고는 선두타자 임주환이 무사 1루 찬스를 만들었고, 투수 1루 견제구가 뒤로 빠지면서 무사 2루가 됐다. 이어 최시원의 번트 안타, 민국 고의사구로 무사 만루가 됐고, 1사 만루서 박찬우의 끝내기 안타로 장장 5시간에 가까운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군산상일고 더그아웃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우승을 만끽했고, 현장에 있던 응원단은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로 흥분이 최고조에 달했다.
석수철 감독은 “올해 새롭게 군산상일고 교명 변경 이후 출전한 전국대회서 우승을 차지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우승까지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준 선수단을 비롯해 끝까지 응원해 주신 시민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감동의 도가니
군산상일고 정민성은 대회 최우수 선수(MVP)와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수훈상은 박찬우, 미기상(최우수 수비)은 박성빈, 감독상은 석수철 감독, 지도상은 이홍찬 부장교사, 공로상은 임영근 학교장이 받았다. 인천고 김택연과 임규영은 각각 감투상, 최다타점상·최다안타상을, 경북고 전미르는 타격상을, 천안북일고 윤찬 최다홈런상을, 경기상고 박시현은 도루상을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