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폭우 골프’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일요시사> 독자 10명 중 절반 이상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요시사>는 지난 17일부터 25일까지 9일 동안 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홍 시장의 폭우 골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7.7%인 139명이 “아무리 규정에 없다지만,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뭐가 문제냐? 문제될 것 없다”는 응답은 33.6%로 81명으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잘 모르겠다(2.5%, 6명), 관심 없다 & 기타 의견(6.2%, 15명)으로 나타났다.
앞서 홍 대구시장은 지난 15일, 지역별 집중호우로 인해 인명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서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전국이 물난리가 났고 국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려 전방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와중에 홍 시장은 팔공CC에 샷을 날리러 갔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홍 시장은 SNS를 통해 “주말에 테니스 치는 건 되고 골프는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느냐”며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비상근무 외에는 자유”라고 주장했다.
해당 논란은 홍 시장의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에서도 비판받으며 사과해야 한다고 압박에 나섰다.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김병민 최고위원은 “수해로 전 국민적인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 골프장을 찾는 건 공직자의 기본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수해복구현장으로 달려간 자원봉사자 분들, 긴급 재난현장서도 주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나보다 남을 우선한 의인들의 모습이 하나둘 소개되면서 숙연함을 자아내는데, 정작 국민의 대표로서 국가적 재난상황이 국민에 비해 헌신해야 할 공직자가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함은 물론,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나서도 반성할 줄 모르는 적반하장 행태를 보여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대표도 최고위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기록적인 폭우로 인명피해 소식에 국민 모두가 무거운 마음이다. 이런 때일수록 언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당 소속 의원들은 물론이고, 각 당협위원장, 그리고 지자체장, 정부 관계자 또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는 일이 없도록 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결국 홍 시장은 논란이 발생한 지 나흘 만인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주말 일정인 데다 재난 대응 매뉴얼도 어기지 않았다”면서도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사과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서 국민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홍 시장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으며 이르면 오늘 중으로 결정이 나올 전망이다.
한편 홍 시장은 지난 25일, 해당 논란을 의식한 듯 대구시 공무원 100여명과 함께 경북 예천 수해 지역을 방문해 봉사활동에 참가했다. 이날 홍 시장은 5시간 반 정도 봉사활동을 가진 뒤 별다른 말없이 현장을 떠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par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