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서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법’ ‘대리점법’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정된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법, 대리점법에는 분쟁조정의 실효성을 높여 가맹점주, 납품업자, 대리점주의 신속한 피해 구제를 가능하게 하고, 표준계약서에 시장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주요 개정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분쟁조정 사건의 수소법원 소송중지 제도가 도입됐다. 현행법은 조정 중인 분쟁사항에 대해 당사자 중 어느 한 쪽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공정거래분쟁조정협의회가 그 조정 절차를 종료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정 의사는 여전히 있으나 소송이 제기된 경우에는 조정 절차를 통해 분쟁을 해결할 기회조차 차단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분쟁조정 절차와 소송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에도 소송이 제기된 법원이 분쟁 당사자의 상황에 따라 공정거래분쟁조정협의회를 통한 조정 절차를 활용하는 동시에 법원이 재량을 갖고 소송 절차를 중지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법원이 소송절차를 중지하지 않는 경우에는 공정거래분쟁조정협의회가 조정절차를 중지하도록 했다.
수소법원 소송 중지 도입
협의회 조정 절차 활용
아울러 조정이 진행 중인 사건과 동일한 원인으로 발생한 동종·유사 사건의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에도 공정거래분쟁조정협의회가 조정 절차를 중지할 수 있게 해 소송 결과를 분쟁조정 결과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분쟁조정 결과의 실효성을 확보했다.
또 공정위로부터 제재조치가 완료된 사건도 분쟁조정 대상에 포함했다. 현행법은 공정위가 조사를 개시해 위법성이 확정되어 제재조치가 완료된 사건은 분쟁조정 대상서 제외하고 있다. 앞으로는 공정위의 제재조치가 완료된 사건도 분쟁조정대상에 포함해 피해자 또는 양 당사자가 원하는 경우 민사소송이 아닌 분쟁조정을 통해 신속한 권리구제를 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가맹·유통 분야서 상향식 표준계약서 제·개정 절차도 신설했다. 현행 가맹사업법과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면 표준가맹계약서 및 표준거래계약서 제·개정은 공정위 주도의 하향식으로 하게 돼있어 시장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공식적인 창구가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이에 가맹 분야에서는 표준가맹계약서의 수요자인 가맹본부 및 그 단체, 가맹점사업자 및 그 단체가 표준가맹계약서 제·개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유통 분야에서는 표준거래계약서의 수요자인 대규모유통업자 및 그 단체, 납품업자가 표준거래계약서 제·개정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법, 대리점법 개정안은 정부 이송·국무회의 등의 절차를 거쳐 공포될 예정이며 ▲공정위 제재 완료사건의 분쟁조정 대상 포함해 상향식 표준가맹계약서 및 표준거래계약서 제·개정 절차 신설 등 규정은 공포한 날부터 ▲분쟁조정 신청 사건을 소송 중인 법원의 소송중지 권한 도입 규정은 공포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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