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특검’ 민주당 부담 백배, 왜?

‘우물쭈물’하다 또 역풍 맞을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 추진에 나섰다. 정의당까지 합세하면서 사실상 대여 공세로 국면이 전환됐다. 특검법까지 발의는 됐지만 실제 구성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윤석열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만인 탓이다. 특히 야권 일각에서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자칫 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이재명 대표를 보호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최근엔 ‘김건희·대장동 50억 클럽 쌍특검’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이 대표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묘수는 아니지만 검찰 수사의 공정성 문제를 대두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세 전환

다만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추진에 속도가 붙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9일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및 뇌물성 후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발의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50억 특검’에 이은 ‘김건희 특검’을 띄우면서 본격적인 대여 공세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서 “‘김건희’라는 이름 앞에만 서면 검찰 수사는 절대 작동하지 않는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물론이고, 코바나컨텐츠 대가성 협찬 혐의를 포함한 특검법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른바 협찬 의혹은 일부 기업이 김 여사의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에 대가성 협찬을 제공했다는 것인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박 원내대표는 “당시 2억원을 협찬했던 회사의 회장이 윤 대통령의 중앙지검장 시절 수사 대상이었고,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며 “의혹을 수사했던 검찰 관계자는 ‘무혐의 처분 시기에 협찬 금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기억하고, 금액도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두 특검법안에는 ‘대통령이 소속되지 않은 교섭단체가 특별검사 후보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임명해야 한다’고 정했다. 현재 국민의힘을 제외한 교섭단체는 민주당뿐이다. 민주당은 수사 범위에 윤 대통령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봐주기 수사 의혹’을 명시적으로 포함했다.

반면 정의당은 특검법안을 ‘특별검사 후보자를 비교섭단체가 2명 추천하고, 그중 1명을 임명한다’로 규정했다.

정의당 공조 법사위 넘어 패스트트랙 검토
‘김건희 특검’은 유보적 이견 좁히기 관건

민주당은 정의당과 50억 클럽 특검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협력할 방침이다. 두 당은 50억 클럽 특검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법사위원장인 만큼 국회 본회의 테이블에 상정되기 직전부터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민주당과 정의당이 공조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본회의 패스트트랙이 가능하다.

민주당이 3~4월 내 특검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면 최장 240일이 지난 뒤 열리는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대장동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화두로 띄울 수 있다.


박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의당과 공동발의까지 이어지진 못했지만, 그동안 이은주 원내대표와 논의를 이어온 만큼 앞으로 뜻을 하나로 모을 수 있길 기대한다”며 “윤석열정부 들어 유검무죄, 무검유죄는 점점 더 노골화되고 있다. 50억 클럽 특검으로 국민 앞에 진실 밝히는 게 퇴행하는 대한민국을 바로잡는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주 원내대표는 “특검 논의가 양당 정치공방으로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는 판단에,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양당 원내 회동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 단독 발의한 법안에, ‘특검에 대통령이 소속되지 않은 교섭단체 소속 추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의당은 동의할 수 없다는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의 쌍특검 맹공을 두고 법조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회의론이 나온다.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의 1심 무죄 판결을 계기로 50억 클럽 의혹을 명확하게 규명하자는 취지의 특검법의 실제 내용이 대장동 의혹 전반을 포괄하는 데다 수사 대상에 이 대표까지 포함될 수 있어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사 대상 부산저축은행 의혹 ‘윤석열’ 명시
거부권 행사·검찰 즉각 기소 시 플랜 물거품

특히 특검이 직접 곽 전 의원의 무죄 판결을 뒤집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이 발의한 50억 클럽 특검법안에는 ▲50억 클럽 등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들의 불법자금 및 부당한 이익 수수·요구·약속 및 공여 등 의혹 ▲대장동 개발을 위한 사업자금 및 개발수익과 관련된 불법 의혹 ▲천화동인 3호 소유자 등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들의 부동산 거래 특혜 및 불법 의혹 ▲1~3호까지의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으로 정하고 있다.

수사 대상으로 50억 클럽 의혹을 넘어 대장동 의혹 전반을 포괄하는 식이다.

서초동 소재의 한 변호사는 “현재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특검을 추진하면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며 “공정성을 넘어 민주당이 정치 수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사 대상에는 윤 대통령도 들어갔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의 누나는 성남의뜰로부터 배당받은 개발 수익으로 2019년 윤 대통령 부친으로부터 집을 샀다는 의혹을 받는데, 특검법은 이 부분까지 들여다보겠다고 명시했다.

법안 통과가 현실화된다고 해도 곽 전 의원에 대한 공소 유지는 검찰이 계속 담당한다. 이 같은 한계점 때문에 특검이 직접 곽 전 의원의 유죄를 입증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힘들다. 특히 법안 통과 직전 검찰이 관련자들을 재빠르게 재판에 넘기거나 윤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하면 민주당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무리한 추진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이은 지지율 하락세도 민주당의 어깨에 짐을 더한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7일부터 28일, 지난 2일부터 3일 등 모두 나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2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4.3%, 민주당 40.7%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직전 조사보다 2.1%포인트 올랐고,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3.2%포인트 떨어졌다.


<hound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