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정쟁으로 번진’ 이태원 참사, 조경태가 생각하는 추모의 의미

[기사 전문]

-매주 주말 열리는 참사 집회. 사람들이 무엇을 원한다고 생각하나?

글쎄요. 이 속에는 순수한 추모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또 정치적 의도를 담은 분들도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난번 이태원 참사 애도 마지막 기간에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주장했던… ‘퇴진이 추모다’ 이런 구호도 있더라고요.

이런 정치적인 발언들이 여기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이태원 참사를 또 과거의 세월호 참사처럼 정치적 쟁점화를 하려 하는 모습, 아시다시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세월호 희생자들 방명록을 쓰면서 “미안하다, 고맙다” ‘고맙다’는 표현 썼거든요. 거기에서 저는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주 불순한 의도로 그런 어떤 추모 행사라든지 추모 대열에 껴 있다면… 저는 그런 사람들은 반드시 솎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의원도 몇 명 참석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국회의원들은 선출직이잖아요. 일을 잘하든 못 하든 임기가 4년 보장된 것 아닙니까. 근데 이분들이 거기 가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운운하고 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선출직으로 당선된 분들이 선출직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물러나라고 한다는 것은 이치적으로 아주 잘못됐다. 그야말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그런 행위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그분들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얘기한 거죠.

지금 6개월밖에 안 된 대통령이 퇴진해서 이게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그럼 선거를 또다시 해야 합니까? 그럼 마음에 안 들 경우에 6개월마다 대통령선거를 하면 그게 국익에 도움이 되나요? 왜 그 적용을 대통령에게만 합니까? 국회의원은 왜 적용을 안 합니까? 국회의원들도 못 하면 바로 바꿔야 하죠. 그쵸?

-맞은편에서 ‘맞불 집회’로 태극기집회가 있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지금의 우파 쪽에서 얘기하는 것은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모습이잖아요. 그거는 어쩔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에 이 사람들이 집회를 안 하면 안 하겠지만 하고 있으니까, 대통령을 자꾸 물러나라고 하는 세력들이 있으니까 물러나서는 안 된다는 어떤 작용 반작용에 의해서… 그런 영역이 있기 때문에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이태원 참사의 책임은 어디까지 있다고 보나?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는 사실은 현장의 지휘라인이, 초기 대응이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모든 조직도를 보면 하부 라인에서 뭔가 정보보고가 올라와야만 상부 라인에서 그걸 인지하고 대책을 세울 텐데, 이번 이태원 참사 같은 경우에는 아시다시피 하부 라인이 거의 마비되다시피 한 거잖아요.


우리 남자들 다 군대 갔다 왔잖아요. 하부에서 봤으면 상부에다 보고하는 것 아닙니까? 그게 상식이잖아요. 근데 하부의 지휘 라인이 무너졌다, 그때 하부 지휘 라인의 책임자가 그 시각에 없었다 이 말이죠. 저는 그게 ‘국가가 없었다’고 생각한 거예요. 거기다 용산경찰서장도 없었잖아요. 그것도 하부의 책임자, 치안을 책임지는 책임자가 없었거든요.

(이태원 참사가)9시40분쯤 났으면, 6시30분인가 그때 거기 ‘코드 제로’가 발령됐다는 거예요. ‘코드 제로’가 뭐냐면 ‘죽을 것 같다’ ‘압사당할 것 같다’ 이게 코드 제로인데, 가장 최고의 경보음이 울린 거잖아요. 그때 경찰 출동했으면 문제가 없었어요.

근데 경찰이 묵살한 거예요. 이건 누구 책임이죠? 그리고 ‘코드 1’로 된 것도 몇 번 있었더라고요. 7번인가? 그것도 묵살해버린 거거든요. ‘112 신고에 대해 초기 대응이 너무 부족했다’ 거기서 저는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었는데도 못 막았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말해 경찰청장이 무슨 관계가 있어요? 밑에서 안 움직이면 위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다만 이제 도의적인 책임이 있잖아요. 사람이 150여명이 돌아가셨으니까. 이게 국가적 참사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 부분에서는 최고책임자까지, 그 라인의 실무 최고책임자까지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저는 ‘최고책임자는 행안부 장관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는 거죠.

근데 민주당에서 이야기하는 이상민 장관 파면은 아주 불순한 의도죠. 국정조사를 왜 합니까? 국정조사를 하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진실을 밝히려면 그때 당시 최고의 실무 라인, 최고책임자인 장관이 있어야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장관이 없는 자리에서 무슨 진실을 규명할 수 있겠습니까? 이치에 안 맞는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민주당 같은 경우는요, 아주 반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거 같아요. 결국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를 순수한 애도, 진정한 의미로서 사건 사고 예방을 위한 그런 국정조사가 아니라 그야말로 정쟁을 하겠다는 의도가 이 부분만 봐도 드러나는 거죠.

-경찰 수사로 충분하다는 말은?

여론조사에서는 ‘경찰 조사가 미흡하면 검경합동수사본부를 만들자’ 그게 전 아주 이성적인 대안인 것 같거든요.

지금 국정조사할 만큼 대한민국이 그렇게 한가한 시기가 아니잖아요. 경제 문제라든지, 기타 내년에 닥칠 여러 가지 경제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걸 정부에만 맡겨도 되겠습니까? 국회는 맨날… ‘노는 곳’으로 국민들이 인식하잖아요. ‘맨날 싸우는 곳’ ‘노는 곳’…

저는 그래서 지난번 세월호 때도 얼마나 많은 정치인이 노란 리본을… 몇 년 동안 달고 다녔잖아요. 그분들 책임 없습니까? 국민과 약속했잖아요. 노란 리본 달고 다니면서 “두 번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그 국회의원들은 지금 어디 가서 뭘하고 있냐는 거죠.

일본에서도 수학여행 가는 배가 침몰해서 많은 희생자가 나왔어요. 그때 일본은 어떻게 대처했습니까? 일본의 여야 정치인들이 어떻게 했습니까?

노란 리본 안 달았습니다. 그분들은 정말 힘을 모아서 ‘다시는 아이들, 민들에게 이런 참사가 없도록 하자’고 해서 어릴 때부터 수영을 가르쳐야 한다, 생존 수영을 가르쳐야 한다 해서 초등학교부터 수영장을 짓기 시작했잖아요. 전 국민이 다 수영할 줄 아는 거죠.


우리나라는 세월호 터지고 나서 그런 인프라를 제대로 깔았습니까? 왜 우리는 일본을 그렇게 규탄하면서, 왜 일본보다도 못한 정치를 하느냐는 말이죠.

-모 언론에서 유족의 의사를 묻지 않고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것에 대해선?

글쎄요, 그 명단을 공개한 이유가 뭔지 저는 그 매체에 묻고 싶어요. 도대체 그분들은 어느 나라 매체인지.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고 분열시켜서 과연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고, 또 유족들한테 무슨 도움이 되고, 또 우리 국민들에겐 무슨 도움이 되는지.

한번 이용해 먹었으면 됐지. 세월호를 이용한 것 아닙니까, 따져 보면. 세월호 때 그렇게 안전을 부르짖고 슬퍼하는 척했던 분들, 노란 리본 달았던 사람들. 그럼 그들이 선호하는 그 정당, 그들이 선호하는 정치인들한테 안전에 대해 계속해서 강조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법을 만들라 하고, 자기들이 사전을 찾고 밤을 새워서라도 가장 완벽한 안전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했어야죠. 리본만 단다고 다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이성을 찾고, 남의 아픔에 더 생채기를 주는 행태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유가족분들에게 진정으로 본인들이 애도를 표한다면, 꼭 명단을 공개하지 않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얼마든지 추모하고 애도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자꾸 우리 사회의 아픈 부분을 자꾸 장기화하는(것은) 유족과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지만 돌아가신 분들, 고인에 대한 예의도 아닙니다. 고인 분들을 정말 위한다면 마음으로, 가슴으로 애도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 차철우
기획: 강운지
촬영&편집: 김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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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