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시험대 오른 전자랜드 황태자

물음표 떨치기 힘든 구조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전자랜드 오너 2세가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입사 5년 만에 이사진에 이름을 올린 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신설 사업부에서 핵심 역할을 맡게 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능력 검증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관건이다.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이하 전자랜드)은 지난 7월경 온라인 사업부서 개편 작업을 마쳤다. 온라인 영업팀과 마케팅팀으로 나뉘어 있던 기존 온라인 조직을 신설 온라인 사업부로 일원화한 게 개편 작업의 핵심이다.

일원화 개편
고속 승진 

해당 사업부를 통솔하는 사업부장에는 홍원표 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2014년 상품개발팀 과장으로 입사한 홍 이사는 2019년 서른셋 나이에 전자랜드 이사회에 입성하며 존재감을 부각시킨 인물이다. 물론 홍봉철 에스와이에스홀딩스 회장의 장남이라는 남다른 혈연관계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조직개편을 통해 온라인 사업부의 몸집이 커졌다는 건, 해당 부서를 이끄는 홍 이사의 위상이 강화됐음을 의미했다. 홍 이사는 조직개편 직전까지만 해도 디자인 및 신규 출점을 담당하는 유통전략팀과 상품구매 및 경영기획을 담당하는 유통혁신팀에 몸담으며 팀장 역할을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홍 회장을 대신해, 머지 않아 홍 이사가 경영 전반을 통솔하는 위치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2015년 3월 전문 경영인인 옥치국 대표를 선임한 이래 6년간 공동 대표이사 체제(홍 회장·옥 대표)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3월 홍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 전문 경영인 단독 대표 체제를 가동 중이다.


지분구조에서도 홍 이사의 높아진 위상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홍 이사는 전자랜드 지분 23.3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에스와이에스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는 누나 홍유선 에스와이에스홀딩스 상무보다 지분율이 8.9%p 높다.

두 사람 사이에 유의미한 지분율 격차가 나도록 밑그림을 그린 사람이 바로 홍 회장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전자랜드 지분 7.44%를 보유했던 홍 회장은 이듬해 본인 소유의 주식 가운데 60%인 51만8243주를 홍 이사에게, 40%인 34만8153주를 홍 상무에게 증여했다.

해당 과정을 거치며 홍 이사의 지분율은 기존 18.89%에서 23.34%, 홍 상무의 지분율은 11.45%에서 14.44%로 조정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홍 이사가 어떤 방식을 내세워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일단 조직개편을 거치며 홍 이사의 발언권이 강해진 만큼, 전자랜드의 온라인 종합쇼핑몰 변신 작업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홍 이사가 후계자로 자리매김하려면 홍 회장이 보유한 에스와이에스홀딩스 주식을 증여 혹은 상속을 통해 넘겨받는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에스와이에스홀딩스는 전자랜드 지분 48.32%를 보유 중인 최대주주며, 에스와이에스홀딩스의 실질적 소유주는 지분 63.17%를 쥐고 있는 홍 회장이다. 반면 홍 이사는 에스와이에스홀딩스 주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역시 금수저
핏줄이 무기

현 시점에서 주목할 점은 전자랜드의 온라인 사업에 대한 투자가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만약 결과물이 기대치를 한참 하회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홍 이사는 경영 능력에 대한 물음표를 쉽사리 떨칠 수 없게 된다.


문제는 홍 이사가 청사진을 그리기에는 전자랜드가 처한 현실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빨간불 켜진 재무상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가뜩이나 별 볼 일 없던 수익성은 최근 들어 더욱 나빠진 형국이다. 이사회 입성 후 본격화된 현상이라는 점에서 홍 이사 역시 책임소재에서 자유롭긴 힘들다.

2017년 5890억원이던 전자랜드의 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 8784억원으로 확대됐지만, 수익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만족스럽지 못했다. 2017년 10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년 뒤 절반 수준인 52억원으로 축소된 데 이어, 급기야 지난해에는 18억원 적자로 전환되기에 이르렀다.

전자랜드가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 2012년(영업손실 232억원) 이래 9년 만이다.

뭔가 보여줘야 하는 이사님
어떤 성과 내느냐가 관건

흑자였던 회계연도에도 수익성이 높다고 보긴 힘들다. 지난해를 제외한 최근 5년 전자랜드 영업이익률은 ▲2017년 1.8% ▲2018년 1.6% ▲2019년 0.7% ▲2020년 0.8% 등으로, 2%를 넘긴 적이 없다. 2%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도 2001년(6월 결산 기준 2.3%)이 마지막이었다.

가전 양판점 경쟁력 약화, 출점 확대 등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이 수익성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전자랜드가 완제품을 제조 및 유통하는 게 아니라, 완제품을 구입해 마진을 남기는 사업모델이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전자랜드의 영업이익률은 지나치게 낮은 축이다. 경쟁업체인 롯데하이마트와 비교하면 이 같은 특징이 한층 극명해진다. 롯데하이마트의 최근 5년(별도 기준) 영업이익률은 ▲2017년 5.1% ▲2018년 4.5% ▲2019년 2.7% ▲2020년 4.0% ▲지난해 2.8% 등으로 전자랜드를 훨씬 웃돌았다.

게다가 현금 흐름에서도 먹구름이 목격된 상황이다. 2020년 315억원이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년 새 -13억원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불안정한 재무상태는 전자랜드를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또 다른 배경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말 기준 전자랜드의 총자산은 2377억원. 이 가운데 2037억원이 부채로 분류되며, 자본은 344억원에 불과하다. 심지어 302억원에 달하는 결손금의 여파로 자본의 총합이 납입자본금(583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자본을 아늑히 뛰어넘는 부채로 인해 전자랜드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600%에 근접했다. 통상적인 적정 부채비율(200%)을 3배 가까이 초과한 수치지만, 이마저도 2019년 726.7%, 2020년 654.7% 등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차입금 압박
막막한 흐름

심각한 재무적 불균형은 20년 전 기업 분할과정에서 예견된 일이다. 전자랜드는 1985년 6월 서울전자유통이라는 상호로 가전제품 유통업을 본격화했고, 2001년 7월 인적 분할을 단행했다. 임대사업을 신설 법인인 에스와이에스홀딩스가 맡는 게 골자였고, 기존 부동산 자산 대부분이 에스와이에스홀딩스로 이전됐다.


분할 작업이 마무리된 직후, 에스와이에스홀딩스와 전자랜드의 재무상태는 확연히 엇갈렸다. 우량 부동산 자산을 소유하게 된 에스와이에스홀딩스는 첫 회계연도인 2001년에 부채비율이 37.0%에 불과했다. 반면 존속법인인 전자랜드는 분할 전(2001년 6월) 110.2%였던 부채비율이 불과 6개월 만에 324.8%로 껑충 뛰었고, 부채 규모는 꾸준히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차입금 압박은 커다란 골칫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자랜드의 총차입금은 1040억원이고, 차입금의존도는 적정 수준(30% 이하)을 훨씬 웃도는 43.8%로 집계됐다. 총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4할 이상인 셈이다.

통상적으로 차입금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이자 등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안전성에 물음표가 붙기 마련이다.

특히 단기차입금의 비중이 높다는 게 불안 요소다. 전자랜드의 총차입금 가운데 50억원을 제외한 990억원이 1년 내 상환을 필요로 하는 자금이다. 매해 리파이낸싱을 거치더라도 상환 압박에서 자유롭기 힘든 구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자랜드의 차입금 상환방식을 문제 삼고 나선 것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지난해 12월1일 공정위는 에스와이에스홀딩스가 최근 10여년간 전자랜드에 유리한 조건으로 부동산 담보를 제공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저리에 대출을 받도록 힘썼다고 지적했다.

이를 거래질서 왜곡 행위로 간주하고 전자랜드와 에스와이에스홀딩스에 각각 16억2300만원, 7억4500만원 등 총 23억6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에스와이에스홀딩스가 2009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담보한도액 최대 910억원의 자기 소유 30건의 부동산을 담보로 무상제공해 전자랜드가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으로부터 구매자금과 운영자금을 차입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전자랜드가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으로부터 6595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총 195회에 걸쳐 낮은 금리로 차입해 상품매입과 회사 운영에 사용했다고 본 것이다.

공정위의 과징금 결정이 내려진 만큼, 향후 전자랜드에 대한 에스와이에스홀딩스의 담보 제공에 일정 부분 제약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곧 높은 이자율로 돈을 빌려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문화 자체가…
요원한 반전

한 예로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은 구매자금대출 명목으로 빌려준 65억원과 기업어음으로 빌려준 85억원에 각각 3.17%, 2.89%의 연이자율을 적용했지만, 담보 규모가 축소될 시 이율 상향이 될 수 있다. 전자랜드는 최근 3년간 매년 이자비용으로 26억~30억원가량을 지출하고 있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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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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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