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김태흠 충남도지사 

“중앙정부와 원팀으로 도정 이끈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최근 선거에서 민심의 바로미터 지역은 충청이었다. 지방선거 국면 초반만 해도, 충남은 경합지역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충청도 거의 모든 지역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충청 12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기간 내세웠던 충청의 아들이라는 카드가 제대로 먹혀든 덕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충청도와 인연이 깊다. 특히 충남도에서는 각별한 삶을 살았다. 충남도 태생인 김 지사는 김종필 전 총리를 돕는 청년 조직을 만들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김 지사의 고향 사랑은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충남도청에서 정무부지사로 일했고, 충남에서만 3번의 국회의원을 지냈다. 오직 같은 지역구(충남 보령서천군)에서만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정도로 애향심이 깊다. 탄탄한 행정, 입법 경험을 토대로 국회에서는 국토교통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도 활약한 바 있다. 

정권교체의 바람과 함께 김 지사가 다시 충남 행정가로 돌아왔다. 윤심을 업은 김 지사가 충남의 부흥을 이끌 수 있을까? <일요시사>는 김 지사에게 충남 청사진, 윤석열정부와의 협치, 각오 등을 물었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충남도지사에 당선된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윤정부의 성공과 충남의 새로운 변화를 간절히 바라는 도민의 열망과 준엄한 명령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도정은 밋밋하고 정체된 측면이 있습니다. 제가 이끄는 민선 8기는 ‘파워풀’하고 ‘다이나믹’한 충남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준비위(힘쎈충남준비위원회)의 이름과 민선 8기의 충남의 정체성을 ‘힘쎈’으로 지은 것도 미래를 향해 모든 부분에서 역동성 있게 나가자는 의미입니다. 충남이 대한민국의 핵심이자, 힘이 될 수 있도록 50년, 100년 앞을 내다보는 청사진을 완성하겠습니다.

도민이 행복한 충남, 충남도민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김태흠만의 추진력으로 도정을 끌고 갈 것입니다.

-충남도지사에 출마한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출마 당시 들었던 생각은 선공후사, 사생취의의 마음이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윤정부가 국정운영 동력을 갖고 출범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였습니다. 또 윤 대통령의 고향인 충남에서 승리하는 건 상징적 의미가 큰 상황이었습니다(윤 대통령은 서울 연희동 태생으로 부친이 충남 공주 태생).

개인적으로도 충남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든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당과 대통령의 제안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도민의 선택을 받아 윤정부의 국정 운영에 뒷받침이 되고, 12년 만에 충남에 보수의 깃발을 꼽을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합니다.

힘 세고 다이나믹 충남 만든다
충남도민 자부심 갖도록 노력

-충남의 당면 현안을 알고 싶습니다. 또 이를 어떤 방식으로 해 나가실지 궁금합니다


▲공공기관 이전, 육군사관학교 이전, 광역교통망 조성, 대기업 유치, 권역별 특징에 맞춘 5대 권역 개발, 서산 민항 개발 등 다양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태입니다. 힘쎈충남준비위원회를 통해 우선적으로 중장기적인 계획을 정리 중입니다.

취임과 동시에 대통령실, 부처장관, 국회를 방문해 현안과 추진 당위성을 설명하고 예산 확보 등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낼 계획입니다. 도민이 저를 선택한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강한 추진력과 돌파력으로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선거 기간 국민의힘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초광역 상생경제권’ 공동선언을 한 바 있는데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충청권메가시티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대안입니다. 국민의힘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선거 기간 중인 지난 5월23일 세종국무총리실 앞에서 ‘충청권 초광역 상생경제권 선언’과 함께 협약을 통해 범공조체제 구축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충청권 인구 700만명 시대에 대비하는 ‘초광역 상생경제권’은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 전략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입니다. 연내 특별자치단체인 ‘대전·세종·충남·충북 특별연합’이 출범하면 명실상부한 충청권 메가시티가 출범합니다. 수도권에 대응할 유일한 충청권메가시티의 탄생을 기대해 주십시오. 

-충남에서 펼친 민주당 12년간 도정을 평가해 보신다면?

▲안희정 전 지사 8년, 양승조 전 지사 4년은 충남에게 있어 ‘잃어버린 12년’입니다. 충청은 수도권 규제로 지방으로 유입되는 낙수효과의 최대 수혜지역이었지만 지난 12년 동안 전혀 제대로 챙기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충남이 나가야 할 방향과 목표도 명확하지 않았던 데다 뭔가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와 실천력도 볼 수 없었습니다.

민선 7기는 성장보다 복지만을 강조하면서 4년간 3조8000억원을 투입했지만, 효과는 미비했습니다. 민선 8기의 도정 방향을 ‘힘 센 충남’으로 제시한 것도 그동안 침체된 충남을 틀부터 바꾸자는 의지에서 비롯됐습니다. 

-대선,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충청도를 탈환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무능하고 오만한 정권 심판, 반성 없는 내로남불에 대한 민심의 피로감도 있지만 국정 수행 전 과정에서 제기됐던 ‘충청 홀대론’과 ‘충청 패싱’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충청권은 역대 지방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민심의 풍향자 역할을 해왔지만 영호남에 오랜 기간 불이익을 받아 왔습니다.

문재인정부 들어 영호남의 대형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에서 수혜를 입었지만, 충남은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에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받아왔습니다. 충남은 전국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민항이 없는 곳입니다.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지상파 방송국이 없어 재난상황 발생 시 재난방송에서 소외받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윤 대통령의 지역 균형발전 의지를 도민이 느꼈습니다. 윤정부와 김태흠 도정의 원팀이 충남의 발전을 이끌 것이라는 확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정부 전폭 지원 통해 발전 계획
충청메가시티 수도권 집중 문제 해결 

-강한 충남을 만들겠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만들어 나가고 싶으신지 알고 싶습니다

▲강력한 추진력과 집권여당의 힘으로 호쾌하고 파워풀한 충남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마부위침의 마음으로 충남 발전에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져오겠습니다. 충남의 산적한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비 예산을 많이 따와야 하는데 3선 의원을 하면서 기재위, 국토위 등을 거쳤기 때문에 자신 있습니다.

과거 정무부지사를 역임하며 충남 발전의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보령해저터널, 금산세계인삼엑스포를 성공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충남을 대한민국의 힘, 대한민국의 심장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일각에선 충청의회의 여소야대가 바뀐 탓에 도의회가 집행부의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도의회가 여대야소로 꾸려지면서 도정을 견제하고, 감시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는 공감하지만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충남도의회의 전통과 역량을 과소평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48석(비례포함) 중 국민의힘에서 36석을 차지했지만, 의원 면면을 보면 모두 전문가의 역량을 지니신 분들입니다.


지자체와 지방의회의 관계 역시 무조건적 반목 관계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도와 의회 모두 충남의 발전이라는 목표로 함께하는 이상 협치를 통한 합리적 도정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충청도는 큰 선거에서 캐스팅보트로 불립니다. 국민의힘이 승리를 거뒀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로 불렸던 충남은 이번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도 민심의 풍향계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정확하게 민심을 담아냈습니다. 충남에서 윤 대통령과 저를 선택한 것은 그동안 홀대받은 충청의 설움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같은 도민의 기대감을 충분히 부응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원팀으로 도정을 이끈다면 2년 뒤 총선, 4년 뒤 지방선거, 5년 뒤 대통령선거에서 그동안 보수의 무덤으로 불리던 충남을 보수의 텃밭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합니다. 

-윤정부와 어떤 방식으로 협치를 이어나가실지 알고 싶습니다

▲충남도지사 출마를 권유한 것이 윤 대통령과 당입니다. ‘충남의 아들’인 윤 대통령이 이번 지선에서 가장 관심을 뒀던 곳이 충남도지사 선거였습니다. 힘 있는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윤 대통령에게 공공기관 ‘드래프트 제도’를 요구해 이전 대상 공공기관 우선권을 가져오도록 할 예정입니다.

포 이전을 비롯해 육사 이전, 광역교통망 구축, 5대 권역별 개발 등 충남의 여러 현안 해결에 전폭적인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겠습니다. 산적한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비 확보도 중요합니다. 8월까지가 정부예산 편성 기간이라 취임과 동시에 대통령실, 기재부, 각 부처 장관들을 위해 예산확보 문제를 공유할 계획입니다. 

-마지막 말씀 부탁드립니다

▲충남이 대한민국의 핵심이 될 수 있도록 충청의 힘을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누구와 싸워도 이길 수 있는 강한 전투력과 판단력, 뭔가 바꿀 수 있는 추진력과 강력한 리더십은 김태흠이 아니면 안됩니다. 민선 8기 ‘힘쎈 충남’을 위해 ‘정익구정’의 자세로 파워풀하고 역동적인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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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