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짱 인터뷰> '국힘 박민영 청년보좌역 VS 민주 서난이 청년 공동선대위원장' 솔직 대담 청년 이야기

“2030은 들러리가 아닙니다”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차철우 기자 = 정치권에 젊은 얼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은 4050세대가 즐비했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 대통령선거 사무소에는 후드티를 입고 단화를 신은 청년들이 주축이 돼 대선후보를 돕는다. <일요시사>는 양당 선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 정치인들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느 때보다 청년들에 대한 관심이 높은 대선이다. 요즘 MZ세대는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고, 과거보다 미래가 더 암울한 최초의 세대라고 평가받는다. 이런 암담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들은 정치개혁에 본인의 미래를 걸고 이번 대선에서 힘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에 호응해 그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선대위에 젊은 피를 여럿 배치해 2030 표심을 자극하는 중이다. 다음은 국민의힘 박민영 청년보좌역과 더불어민주당 서난이 청년 공동선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박]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으로 있는 박민영입니다. 이번 선대위에 청년보좌역으로 추천받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정책본부에서 59초 쇼츠 제작을 비롯해 다양한 정책본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 안녕하세요. 더불어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 선대위원회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난이입니다. 전주시에서는 지역 시의원으로 8년간 활동 중입니다. 


-왜 본인 후보가 당선돼야 하나요?

▲[박] 제가 국민의힘을 선택한 이유는 더불어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의 지난 5년이 2030세대에게는 최악의 5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문재인정권은 먹고사니즘에 철저히 실패한 정권입니다.

청년 체감 실업률이 27%고, 아예 직업 교육조차 안 받는 니트족이 22%, 은둔 청년도 3.4%입니다. 이건 박근혜정부 때보다 훨씬 늘어난 수치입니다. (문정권 하에서)청년들의 순자산만 35%가 감소했어요. 반면, 집값은 두 배로 올랐죠. 이렇게까지 계층 이동 사다리 자체를 무너뜨린 것이 바로 문정부입니다. 

▲[서] 저희는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얼마나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지 이미 한 번 경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재명 대선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합니다. 이 후보님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쳐 가면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공약 이행률도 96%와 97%에 달합니다. 지금의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사람은 이 후보님뿐입니다. 위기를 돌파해온 경험을 가진 대통령이 지금 이 시대에는 필요합니다. 

-청년들이 선대위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 민주당에선 실제로 청년들이 들러리에 불과할 거예요. 민주당 선대위에선 직함만 위원장 이런 거 주고, 청년들이 선대위 내에서 실질적으로 하는 역할은 없잖아요? 저희는 청년보좌역들이 하고 있는 역할이 굉장히 많아요. 저만 해도, 다양한 권한들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59초 쇼츠 아이템 선정 및 스크립트 작성이 모두 제 선에서 이뤄지고 있어요. 대표님과 본부장님이 결재 정도 해주는 수준에서 바로 업무가 추진되기 때문에, 매우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청년들이 일하고 있죠. AI 윤석열도 마찬가지로 실무자들이 전권을 행사하고 있거든요. 


민감한 것들만 약간의 결재를 거치는 것이지 전반적인 일들은 청년들 선에서 이뤄지고 있어요. 메시지팀 13명의 인원 중에 9명이 청년들이에요. 저희는 이만큼 청년들이 주축이 돼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서] 국민의힘은 청년들이 청년보좌역 자격으로 회의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보좌역으로서 회의에서 힘 있는 목소리를 내는 데 분명 민주당과 차이가 있을 겁니다. 민주당은 전체회의를 주관하는 본부장 회의에 청년 공동위원장들이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같이 책임을 나누고 권한을 동등하게 나누는 구조에 청년들이 들어가는 거죠. 

넥타이·구두 대신 후드티·단화
여가부 폐지 찬반 극명하게 갈려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공동위원장과 청년들이 직접 의사를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보고하는 형태가 아니라 하고 싶다면 그대로 실행할 수 있어요. 후보께서도 “마음껏 해봐라”며 자율적으로 맡기고 전폭적으로 지지해주고 계십니다.

큰 호응을 일으켰던 ‘탈모 공약’도 저희 청년위원장들이 만들었습니다. “이재명은 뽑는 게 아니라 심는 것”이라는 재치 있는 슬로건도 이런 자율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면 나오기 힘들었겠죠.

-정치권에서 청년 정치인 정치 참여에 대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박]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청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게 아직까지도 부족한 것 같아요. 선거철에 반짝할 것이 아니라 실제 정부를 구성할 때에도 지금만큼 청년들을 대우해줬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윤 후보님이 모든 부처에 청년 보좌역을 배치하겠다고 하셨어요. 사실 이게 어려운 과정은 아닙니다. 각 장관급에, 그리고 총리실에 청년 보좌역을 배치한다면 청년들이 지금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서] 정치권의 벽이 높다는 점이에요. 정치 안에서도 공천이나 경제적 여건에 따라 후보가 되는 과정이 까다로워요. 이런 게 해소돼서 다양한 청년들이 정치를 대변하는 현장에 갈 수 있도록 민주당뿐 아니라 모든 정당이 노력해야 해요. 그래야 “청년은 들러리”라는 소리가 안 나올 겁니다.

-젠더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뭐라고 보시나요?

▲[박] 젠더 갈등과 먹고사니즘의 관계를 주목해야 한다고 봐요. 사실 먹고살기 힘들어지면 누군가를 탓하기 마련이거든요? 우리 사회에 여유가 사라지면서 사람들은 누군가를 탓하게 됐고, 그 연장선상에서 남녀가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물질적인 풍요가 젊은 세대에게 돌아가지 못했고, 그것이 원인이 돼 젠더 갈등이 증폭됐다고 생각해요. 

▲[서] 잘못된 성 역할 교육 탓입니다. ‘남자는 이래야해’ ‘여자는 조신해야 해, 다소곳해야 해’ 등 사회적 관습이 만든 페혜죠. 지금 사회와는 맞지 않은 요구입니다. 요즘 사회에서는 남성이 연약해도 되고 여성이 강해도 됩니다. 여기서 오는 괴리가 지금의 갈등을 만들어냈어요. 이대남(20대 남성)이 느끼는 체감적인 차별, 그리고 이대녀(20대 여성)가 느끼는 체감적인 차별이 갈등 요소의 본질이에요.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한 의견은?


▲[박] 여성가족부는 젠더 갈등의 화약고라고 생각합니다. 젠더 갈등에는 기구한 역사가 있습니다. 여가부 폐지는 (젠더 갈등 해소의)상징적인 시작이 될 수 있죠. 여가부를 폐지한다고 해서  젠더 갈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여성 정책의 기조를 만들고, 국무회의에 참여해서 의견을 내고, 법안 발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을 기반으로 업무 집행을 해온 것이 여가부거든요.

‘한국 남성들은 잠재적 성 범죄자’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교육에 그 내용들을 반영하고, 각종 여성 단체들을 후원해서 그들을 중심으로 ‘피해 호소인’이라는 괴랄한 용어까지 만들어서 자기의 진영만을 보호해온 게 지금의 여가부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사라지는 게 맞다고 봅니다. 여성가족부는 기본적으로 특임부처 입니다. 특정한 임무를 부여한 부처고, 이것은 늘상 있어야 하는 부처가 아니에요. 임무를 다하면 사라지는 게 맞아요. 여가부를 만들 때는 시대적인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만든 것이고, 지금은 그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에 과반 이상의 국민들이 여가부를 폐지에 동의하고 있는 거죠.

현재로선 부처 단위로 존재할 만큼 우리나라의 성평등 문제가 심각하지가 않고, 득보다 실이 많은 여가부가 성평등을 해결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서] 여가부 폐지는 너무 섣부른 판단입니다. 오히려 조금 더 성의 있게 내세웠다면 어느 정도 찬성했겠지만, 지금 국민의힘의 ‘여가부 해체’ 주장에는 대한 정확한 분석이 결여돼있어요. 꼭 박근혜정부의 ‘해경 해체’ 주장을 떠올리게 합니다.

문제를 정확히 짚고, 그다음 구조조정 등의 방법을 거친 후 해체를 논의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런데, SNS에 무턱대고 ‘여가부 폐지’라는 슬로건을 올리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에요. 여가부가 성차별을 어떻게 조장했는지, 어떤 행보나 정책이 젠더 갈등을 부추겼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


“우리 후보님 단점은요…”
당선 가능성? 90% VS 100%

원래 여가부는 한 부모 가정 보육, 성차별, 위안부 피해자 어르신 등에 대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단체입니다. 사회에 꼭 필요한 일들을 수행하고 있는 부처를 설명 없이 폐지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돼요. 여가부 예산은 1조3000억원입니다. 중앙부처 치고는 예산을 그렇게 많이 쓰고 있지도 않죠. 윤 후보께서 우리 사회가 여가부로부터 어떤 효과나 효능감을 느끼고 있는지 조금 더 공부해 보셨으면 해요.

-가족 리스크가 유독 심한 대선인데도, 지지율에는 크게 영향이 없어 보입니다. 

▲[박] (민주당 측에서)리스크라고 광고를 해놨는데, (대중들이)들어보니까 리스크가 아니라 생각해서 그런 거죠. 기업 죽이기식으로 거의 쓰레기 주식을 만들어놨는데, 막상 열어보니까 ‘그 정돈 아니던데?’라는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이런 사건이 결정적이지 않을 만큼 네거티브 소재가 형편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김건희씨 리스크는 사라진 것 같고요.

김혜경씨는 본인이 굉장히 떳떳하게 살아온 것처럼 이야기했으나, 막상 사실이 드러나니 가관이었죠. 불법 갑질에, 의전에… 조국 사태 때와 같다고 생각해요. 본인을 고평가하고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포장해왔지만 막상 까보니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기대가 실망으로 변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게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자신들의 주제 파악을 하지 못하는 거요.

▲[서] 이 후보의 리스크는 과거에 이미 다 나온 내용들이에요. 그래서 지지율 변동에 크게 영향이 없던 것이죠. 최근 이슈의 경우 많은 실망감을 준 것이 사실이었지만, 그만큼 가짜 뉴스가 많았단 것도 사실입니다. 무분별한 흑색선전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이제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김건희씨의 경우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였는지 의문입니다. 경력을 부풀린 게 위조라고 정확히 얘기해주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기자회견에서 말한 모든 건 윤 후보에게 미안하다는 것 뿐이었어요. 국민의힘이 늘 공정을 이야기하는데 김씨부터 공정해야 하고 오히려 그 부분을 국민의힘에서 확실히 지적해야 합니다. 

-후보의 단점을 하나 꼽자면?

▲[박] 굳이 하나 꼽자면 요즘 살짝 업 되신 점이 있어요. 토론을 거치면서 자신감도 붙고 하다 보니까 조금 상기되신 것 같아요. 그래도 이런 네거티브 같은 건 뒤에서 저희가 대응할 수 있으니까 앞에서는 최대한 포지티브하고 정돈된 모습을 보여주시면 훨씬 더 안정세 있게 선거를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 말을 좀 길게 한다는 점입니다. 요즘 청년들은 말 길게 하는 사람을 싫어하잖아요? 그래도 요즘엔 굉장히 많이 고치셨어요. 최근에는 할 말만 딱 하십니다. 때때로 아쉬움을 표현하시지만 국민은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을 원합니다. 

-이번 대선에서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몇 %라고 보시나요?

▲[박] 변수가 없다면, 90% 이상이라고 봅니다.

▲[서] 저희는 100%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유권자들에게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박] 유권자 여러분 저희 후보님은 한 말은 지키십니다. 그리고 “본인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면 절대 공식입장이 아니다”라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계십니다. 이전의 검찰총장 같은 모습이지요. 표가 되면 친중을 했다가 반중을 할 수 있고, 표가 되면 선별적 복지를 했다가 보편적 복지를 할 수 있는, 표가 되면 가족이 될 수 있다가 아니게 될 수 있는 그런 후보랑은 차원이 다른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믿고 맡겨주세요.

▲[서] 유권자 여러분 박근혜정부 시즌2를 다시 경험하면 안됩니다. 이번 선거는 다음 세대에게도, 한국 사회가 나아가는 역할에서도 중요한 5년을 맡기는 선거입니다. 이번 선거는 많은 유권자에게 심적으로 고통을 주는 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에 대한 불신을 일으키는 여러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현명한 판단으로 유능한 후보 이재명을 뽑아주세요. 국가 위기 속에서 이 위기를 잘 돌파해 나갈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절실히 고민해 주시길 바랍니다. 


<ingyun@ilyosisa.co.kr>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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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