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5인방과 이재명 운명

하나 둘…벌써 세 번째 의문의 죽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이대로라면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장동 사건 ‘윗선’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재판에 임하고 있는 대장동 5인방의 입에 이 후보의 운명이 달렸다는 말까지 나온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이하 대장동 사건)의 불씨가 꺼질 듯 꺼지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한 차례 크게 타올랐던 사건이 관련자의 재판 과정에서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지금 분위기로는 대선 혹은 그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지난 12일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인물인 이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2018년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모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현금과 주식 등 20억원을 줬다며 관련 녹취록을 친문(친 문재인) 성향 단체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이하 깨시연)에 제보한 인물이다.

깨시연은 이 녹취록을 근거로 이 후보 등을 지난해 10월 검찰에 고발했다. 

이씨는 투숙하고 있던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의 누나가 “동생과 며칠째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112에 신고한 뒤 이씨 지인을 통해 모텔 측에 객실 확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업원은 인기척이 없자 비상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갔고, 침대에 누운 채 사망한 이씨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 유족은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민주당과 이재명 진영에서 다양한 압력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면서도 “이 후보는 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밝힌다”고 말했다. 이씨를 두고 ‘변호사비 대납 녹취 조작 의혹’ 당사자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이씨의 죽음을 이 후보와 연관시키려는 국민의힘 등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대선이 2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씨의 사망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 후보 역시 “망인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면서도 선대위 입장을 참고해달라며 말을 아꼈다.

문제는 이씨의 사망 소식이 앞선 두 사람의 죽음을 상기시켰다는 점이다. 대장동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아온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이하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 김문기 개발1처장은 지난달 10, 21일에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으로 떠났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 사망
대장동 사건 관련 두 죽음 오버랩

이씨까지 포함해 이 후보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 관련자 3명이 망자가 된 셈이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성남도개공에서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에 이어 2인자 ‘유투(two)’로 불리며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에 유리한 수익 배분구조를 설계하는 데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는 중이었다. 황무성 전 성남도개공 사장 사퇴 종용에 관여한 의혹도 있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사실이 전해진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문기 전 개발1처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을 선정하는 1, 2차 평가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화천대유에 점수를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는 대장동 사업 평가 채점표 등을 정민용 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변호사)에게 열람하게 했다는 이유로 내부 감사를 받는 중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징계를 통보받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다시 대장동 리스크로 난처한 국면에 처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던 상황에서 대장동 사건이 다시 꼬리표처럼 따라 붙은 것이다.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점 역시 이 후보 입장에서는 치명적이다. 여기에 대장동 5인방의 재판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0일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구속),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불구속) 등 이른바 대장동 5인방의 첫 공판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대장동 5인방은 이날 공판에 모두 참석했다. 

사건 관련자
잇따라 사망

유동규 전 본부장은 김만배씨 등과 공모해 화천대유 측에 최소 651억원가량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최소 1176억원에 달하는 시행 이익을 몰아줘 성남도개공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만배씨로부터 5억원,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으로부터 3억5200만원에 달하는 뇌물을 수수하고,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 중 700억원가량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도 있다. 정민용 변호사는 이들과 공모해 화천대유와 천하동인 1~7호에 최소 1827억원의 이익이 돌아가게 사업을 짠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녹취록,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을 제공한 정영학 회계사를 제외한 4명은 이날 공판에서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정영학 녹취록은 정 회계사가 김만배씨, 남 변호사 등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그가 검찰에 자진해 제공했다. 이 녹취록에는 수익금 배부 문제와 정관계 로비 정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대장동 민관합동개발 공모지침서가 나온 2015년, 이미 민간사업자에게 많은 수익이 돌아가도록 사업을 설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핵심 근거로 잡은 것은 화천대유에 유리한 7가지 조항이 담긴 공모지침서다.

7가지 조항은 김만배씨 등이 공모해 대장동 사업 초기 당시 초과이익 환수 조항 등을 삭제하는 등 민간 사업자에 개발이익이 돌아가도록 설계한 것을 의미한다. 

민주당 대응
언론에 재갈?

김만배씨의 변호인은 “성남도개공은 (성남시 방침에 따라)확정적 이익을 얻는 방식으로 기본 방향을 정한 것이고, 민간사업자의 이익은 고위험을 감수한 투자의 결과이지 배임의 결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주장이 전형적인 사후확증편향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날 공판 이후 김만배씨 변호인의 “이재명 성남시장이 안정적 사업을 위해 지시했던 방침에 따랐던 것”이라는 발언이 논란으로 떠올랐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해당 발언에 대해 당시 성남시장인 이 후보의 사적 지시가 아니라 성남시의 공식방침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지시가 아니라 성남시 공식방침이 옳은 표현이라는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김만배씨 측의 발언에 대해 “매우 정치적으로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어 “검찰이 신속하게 진상을 제대로 수사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린다”며 “수개월 동안 수사를 해놓고 이제와 이상한 정보를 흘려서 자꾸 정치에 개입하는 모양새인데 검찰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해당 발언을 보도한 언론을 언론중재위원회,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나섰다. 민주당 권혁기 공보부단장은 “‘이재명 지사’와 같은 키워드가 대대적으로 헤드라인에 반영됐다”며 “우리 측도 반론을 제기했는데 제목에 같은 크기나 비중으로 반영되지 않았고, 기사 내용에도 같은 분량으로 보도되지 않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대응이 대장동 사건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수사와 관련해 대검찰청에 항의 방문을 하는 등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검찰이 진짜 몸통에 대한 수사는 놔두고 꼬리 자르기만 계속하고 더 나아가 심지어 아예 수사 자체를 안 하고 공익제보자에게 압박을 가하면서 생사람까지 잡고 있는 실정”이라며 “검찰은 이 죽음에 대해 간접살인의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재판에서 ‘이재명 지시’ 언급
정진상 조사 뒤늦게 알려져

문제는 실제 대장동 사건 수사가 윗선으로 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이 후보는 물론이고 민주당 정진상 선대위 비서부실장에 대한 수사도 공소시효(다음달 6일경)가 임박해서야 쫓기듯이 이뤄졌다. 소환조사 일정만 한 달 넘게 조율하다가 지난 13일 조사를 받은 사실이 16일 뒤늦게 알려졌다.

정 부실장은 대장동 사건이 처음 불거질 무렵부터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 인물이다. 이 후보가 인정한 최측근이면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윗선’의 배임 여부를 밝혀낼 핵심 인물이기 때문. 그는 2015년 성남시 정책실장으로 재임하면서 ‘성남의뜰에 대한 출자 승인’ 등 대장동 사업 관련 여러 내부 문서에 서명했다.

당시 최종 결재권자는 이 후보 당시 성남시장이다. 

여기에 정 부실장은 황무성 성남도개공 사장의 사퇴 과정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이다. 사망한 유한기 전 본부장이 2015년 2월6일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할 당시 녹취록에서 그는 ‘시장님’과 ‘정 실장’ 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들은 이 후보와 정 부실장으로 추정됐다. 또 그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을 받기 전 여러 차례 통화한 당사자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 14일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이하 사준모) 정 부실장 등에 대한 기소 여부를 법인이 판단해 달라며 재정신청을 하면서 이 사건의 공소시효가 정지됐다. 재정신청은 고소‧고발인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이 당부를 대신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공소시효 만료일 30일 전까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경우에도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 

대선 두 달
출구 없나?

검찰의 수사 의지를 두고 말이 나오는 부분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 부실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다 보면 그 다음 단계가 이 후보이기 때문에 검찰이 몸을 사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후보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불거진 대장동 사건으로 뚜렷한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검찰 수사 촉구, 특검 도입 등을 외치고 있지만 이마저도 공염불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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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통일교 문턱 못 넘은 내막

‘김건희 특검’ 통일교 문턱 못 넘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수사를 마무리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등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부분을 파악해 재판에 넘기는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통일교 의혹은 절반도 파헤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건의 규모가 방대했던 만큼 수사할 시간 턱없이 부족했다는 게 특검팀 파견됐던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통일교 의혹을 매듭짓지 못해 아쉽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에 파견됐던 한 경찰의 말이다. 특검팀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수사 과정에서 야권 정치인들을 구속 기소했지만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언급되면서 수사가 주춤했다. 결론적으로 ‘여권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여전한 의혹들 특검팀의 첫 수사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이었다. 현판식 이튿날이었던 지난해 7월3일부터 삼부토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특검팀의 수사 의지는 강했다. 처음 기소한 대상도 삼부토건 관련 인물들이다. 특검팀은 8월1일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의 기획자로 지목된 이기훈 전 부회장도 도주 55일 만인 9월10일 검거해 같은 달 26일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띄웠다고 판단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삼부토건이 경영 악화로 사업을 추진할 능력이 없는 걸 알았음에도 주가를 부양시켜 369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그러나 김건희씨와의 연결고리는 찾지 못했다. 삼부토건과 김씨를 잇는 연결고리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1차 주포이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도 연루된 김씨의 최측근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상승 직전인 2023년 5월14일 오후 5시40분쯤 ‘멋쟁해병’이라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점에 주목해 그가 주가조작에 개입했다고 보고 수사한 바 있다. 이 전 대표가 해당 메시지를 전달한 이후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한국에 입국했다. 다음 날 윤석열·김건희 부부와의 접견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검팀은 김씨가 삼부토건 사건의 정점에 있다고 의심했다. 실제 한국 정부는 접견 이후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계획을 발표했고 1000원 초반대에 불과했던 삼부토건의 주가는 급등했다. 삼부토건·도이치 주가조작 검찰 봐주기 확인 “연락만 해” 김건희 직접 연결고리 확인 못해 특검팀은 이 전 대표의 아내가 2023년 7월쯤 삼부토건 관계사 웰바이오텍의 주식거래로 2000만원가량 이득을 본 경위를 파악하는 데만 성공했다. 양남희 웰바이오텍 회장을 주가조작 의혹으로 구속하기도 했지만 자금 추적 결과 김씨와의 직접적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과 관련해선 실무자들만 기소했을 뿐 책임자로 볼 수 있는 윗선을 압박하지 못했다. 양평 의혹은 당초 경기 양평군 양서면에 종점을 두는 것으로 기획됐다.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했다. 그러나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인 2023년 5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종점이 강상면으로 변경됐다. 민주당은 강상면으로 노선을 변경할 경우 사업비는 약 600억원 증가하지만 실익을 얻는 것은 김건희 일가뿐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강상면 일대에는 김씨 일가 명의로 된 토지 29필지(약 1만평, 3만3000㎡ 규모)가 분포돼있다. 특검팀은 수사 초기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양평군청 등 관련 기관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고, 윤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됐던 김모 국토부 과장을 주요 피의자로 지목했다. 김 과장은 2022년 3월 인수위 파견 당시 도로 사업 실무자들에게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포함된 대안 노선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노선 변경 결정에 당시 대통령 인수위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특검팀은 김 과장을 포함해 직원 2명(직권남용), 국토부 관계자 2명(공용전자기록 손상), 용역업체 관계자 2명(증거은닉교사) 등 실무진 7명을 기소했지만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과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당시 양평군수)은 조사하지 못했다. 두 사람에 대한 출국금지만 세 차례 연장했을 뿐이다. 외압은 그대로 내란 특검팀은 수사기한 직전 김씨가 검찰 수사와 인사에 직접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김씨가 비교적 최근 관저에서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2024년 5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복원한 것이다. 해당 메시지에는 김씨가 박 전 장관에게 본인의 수사 진행 상황을 물으며 ‘검찰국장에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디올백 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었다. 2024년 3월 총선에서 175석을 얻은 민주당은 김씨에 대한 소환 조사를 강하게 촉구했고 이에 이원석 전 검찰총장은 그해 5월2일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을 꾸려 김씨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 착수를 지시한 상태였다. 하지만 김씨가 문자를 보내고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 김창진 전 1차장검사, 고형곤 전 4차장검사 등이 돌연 좌천성 인사로 교체됐다. 이 과정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나선 정황도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전 총장이 전담수사팀 지시를 내린 이틀 뒤인 4일 박 전 장관과 약 1시간15분가량 통화했다. 또 송 전 지검장 등이 좌천되기 바로 전날(12일)에는 박 전 장관과 4차례에 걸쳐 총 42분간 통화하기도 했다. 검찰 인사 이후 김씨는 검찰청이 아닌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통령 경호처 부속시설에서 ‘황제 조사’를 받았다. 그해 10월 김씨는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의혹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씨 혐의에 대한 수사 무마나 외압 의혹 규명은 김건희 특검의 몫이었다. 특검팀은 김씨가 자신에 대한 수사를 무마한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해 내란 특검 사무실과 서울중앙지검, 대검찰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또 박 전 장관을 비롯해 심우정 전 검찰총장,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김씨 무혐의 처분 당시 수뇌부에 있거나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반쪽만 도려내 구체적인 정황 증거가 확인됐지만 특검팀은 끝내 아무도 기소하지 못했다. 특검팀은 “압수물에 대한 분석 결과, 수사 무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의 단서가 될 만한 유의미한 내용들을 확인했다”면서도 “소환 당사자들이 출석에 불응한 가운데 특검의 수사 기간 만료로 당사자들에 대한 조사는 불발되고 말았다. 향후 국수본이 신속히 수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수사기록 정리에 만전을 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3명 규모의 특별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지난달 11일부터 통일교 수사에 나섰다. 이 팀은 경찰청 국가부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 내에 설치됐다. 팀장은 내란 특검팀에 파견됐다가 복귀한 중대범죄수사과장 박창환 총경이 맡았다. 이 사건은 통일교 2인자로 알려진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진술에서 비롯됐다. 의혹의 핵심은 통일교 측이 숙원사업인 ‘한·일 해저 터널’ 등의 현안을 위해서 전재수·임종성·김규환 등 정치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과 임 전 의원, 김 전 의원 등은 금품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넘어온 기록을 검토하는 한편, 일부 의혹 당사자들과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경찰은 전담팀 출범 당일부터 수사에 고삐를 당겼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공소시효가 7년이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해 8월 특검팀 면담 조사 과정에서 ‘당시 국회의원인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2018년~2020년 불가리·까르띠에 시계와 현금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여권 언급되자 통일교 수사 주춤 경찰만으로 힘들어 합수본 검토? 다만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 전 본부장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세간에 회자되는 부분도 제 의도와 전혀,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는데, 그래서 조심스럽다”며 돌연 입장을 뒤집었다. 특검팀이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사건을 경찰에 넘기긴 했지만, 특검팀이 고의로 수사를 안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서 가려지게 됐다. 통일교 수사 2라운드는 ‘정교유착’ 의혹이었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전당대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신자들을 국민의힘에 대거 입당시켰다고 보고 강제 수사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측과 마찰도 있었다. 통일교에 대한 특검 수사가 정점인 한학자 총재를 향하는 과정에선 논란도 있었다. 한 총재 변호인단에 포함됐던 변호사가 소환을 앞둔 시기, 과거 인연을 이유로 민중기 특검을 사무실에서 독대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일상적 인사만 나눴다고 하지만, 공정성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순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통일교 의혹과 관련해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 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든 야든 누구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 수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질 건 책임을 물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기지 않겠나”라며 “특검만 기다리긴 그래서 그 부분을 행정안전부가 경찰과 검찰과 합수본을 만들든지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에 앞서 국민의힘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신천지에 대한 특별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통일교가 됐든, 신천지가 됐든 정치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관여하고 심지어 돈이 왔다 갔다 하고 대선에 개입하려 하고, 권력에 손을 뻗치려 하는 행태는 완전히 끝나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정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 구성 검토를 제안했다. 방대한 사건 부족한 시간 국회에서 논의 중인 통일교 특검과 관련해 민주당은 신천지 유착 의혹도 함께 수사 대상에 포함하자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물타기 시도”라고 반대하며 민 특검의 편파 수사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양측 간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경찰과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특검팀은 앞으로 미처리 사건을 국가수사본부에 인계하고 공소 유지 체제로 전환한다. 파견 인력은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특별검사보 역시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줄여나갈 방침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