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윤 변호사의 생활법률 Q&A> 불명확한 이유로 해고를 통보받았다면?

[Q] 저는 교직원으로 일을 하다가 최근 일방적인 해고통지를 받았습니다. 해고 사유는 ‘여러 사정을 고려했을 때 현직에 적합하지 않다’였습니다. 사용자가 해고를 통지할 때에 해고 사유를 이렇게 통지해도 되는 건가요?

[A] 직장에서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고 해고를 통보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사유 통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바에 따라 이뤄져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보면 ①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②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습니다. ③사용자가 제26조에 따른 해고의 예고를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명시해 서면으로 한 경우에는 제1항에 따른 통지를 한 것으로 봅니다.

이와 같이 근로기준법에서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자 분과 같이 해고 사유를 통지하긴 했으나 그 사유가 불분명하고 구체적이지 않은 경우에는 어떨까요?

먼저 해고가 정당하다는 것은 사용자에게 입증 책임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해고 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중략)근로기준법 제33조에 의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 있어서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입증 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6년 7월14일 선고 2016두33391 판결)”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또 해고 사유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사용자가 해고 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해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 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년 10월27일 선고 2011다42324 판결)”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즉, 해고가 정당하다는 것은 사용자에게 입증 책임이 있는 것이고, 근로자의 입장에서 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정도여야 합니다. 상담자처럼 “여러 사정을 고려했을 때 현직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는 근로자의 어떠한 행위가 해고 사유가 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습니다.

비슷한 사례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들며, 위반 효력이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8년 10월4일 선고 2018구합50284). 

사측이 불명확한 해고 사유를 내세워 일방적으로 해고 통지를 한다면, 해고 당사자는 부당해고를 이유로 구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구제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해고의 효력에 대해 다툴 수 있습니다.
 

<02-522-2218·lawnkim.co.kr>
 
[김기윤은?]
형사전문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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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