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5주년 특집> '특별 인터뷰' 먼저 치고 나간 야권 잠룡 원희룡 제주도지사

"윤 검증대 오르면 당 후보들 반등한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하며 대권 도전장을 냈다. 검사 출신의 원 지사는 3선 국회의원, 제주도지사 재선 등을 거치면서 입법, 사법, 행정 실무를 두루 거쳤다. <일요시사>는 창간특집으로 원 지사의 대권 행보를 인터뷰했다.

정치 이력만 21년.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대권 도전은 벌써 두 번째다. 그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3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당시 그의 나이 40대. 원 지사는 일찌감치 원조 소장파 ‘남원정’의 멤버로 이름을 날리며, 합리적 개혁 보수의 자리를 꿰찼다. 

다만 그는 7년간 제주도정을 이끌며 대권주자로서는 미비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내년 대선까지 남은 기간은 10개월. 대선을 향한 그의 ‘스퍼트’가 시작될 전망이다. 원조 소장파, 원희룡이 곧 중앙 무대로 돌아온다. 다음은 원 지사와의 일문일답.

-대선 출마 이유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은 대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문재인정부의 불공정과 ‘내로남불’에 대한 분노 표출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공정’이라는 가치를 훼손한 적대적 진영 정치를 끝내고 미래로 가야 한다. 대한민국을 통합하며 미래로 전진할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스스로를 던지기로 했다.

-도지사 사임 및 대권 도전 선언 시기는 언제쯤인가.

▲구체적인 출마 선언 시기는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여러 상황을 잘 고려해서 결정하겠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이라 지사직의 책임감이 가볍지 않다. 사실 도정 레임덕을 피하려면, 전략적으로 내년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끝까지 모호한 입장을 취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제 진로와 관련된 문제를 투명하고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유력 대권 후보로서 꼭 하고자 하는 공약이 있나.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일과 집, 교육이다. 노동의 경우 일자리 안정망 구축과 기업의 투자가 필요하다. 결국은 규제개혁과 노동개혁 문제로 가야 한다. 노동시장 내부의 기득권을 해결하지 못하면 젊은 세대의 일자리를 열어주는 게 불가능하다.

또 집 문제는 주택 공급 확대, 1가구 1주택 및 실수요자 지원, 투기 차단이라는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교육 부문은 사교육 시장의 기득권을 깨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지능(AI) 관련 교육을 집중 지원해 전 국민 ‘1인 1 AI 튜터’ 같은 시스템이 필요하다.

-도지사직을 맡으면서 중앙정치와는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앙정치에서 멀어진 동안 인지도는 낮아졌지만 행정경험을 더했다. 제주도정을 맡은 동안 중앙정치에서 주목을 받고 못 받고는 2차적인 문제다. 제게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대한민국을 이끌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입법, 사법, 행정을 아우르는 폭넓은 경험이 필수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7년은 제게 잃어버린 시간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욱 폭넓게 준비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풍부한 경험이 쌓인 만큼, 더 묵직한 존재감으로 값어치를 증명하겠다. 이제 중앙 무대에서 주목받고 평가받기 위한 노력을 집중적으로 할 예정이다.

“중도·젊은층 잡고 전국 정당으로 도약”
입법·사법·행정 아우르는 폭넓은 경험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여권의 대권후보로 꼽힌다. 같은 도지사로서, 이 지사의 행정력에 대해 어떻게 보나.

▲여러 모로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국가경영에 대한 책임감은 물론이고 무엇보다도 편가르기 포퓰리즘 정치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무차별적인 기본소득을 주장하면서 그 재원은 어디서 거둘 것인가에 대해서는 말이 매번 바뀐다.

특히 이 지사는 권력을 가졌을 때 그 칼을 지나치게 휘둘러온 측면이 있었다. 지금은 진영논리가 극단화된 위기의 세상이다. 국민들께서 그걸 부추기는 대통령을 또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지지율이 미미한 상태다. 이를 끌어올린 방안은 무엇인가.

▲현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가려 국민의힘 후보들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검증문제로 흔들리면 국민의힘 후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것이다. 양 진영으로부터 비토가 덜하고 포용력까지 갖춘 제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 과정을 다시 보여줄 것이다. 진정성과 전면적 헌신 부분이 국민들에게 전달되면 점차 정치적 존재감도 커질 것이라 본다.

-윤 전 검찰총장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검찰총장으로서는 역대급 총장이다. 그 정도 강단과 돌파력을 보여준 사람은 많지 않다. 국민들은 윤 전 총장이 검찰 권력을 내 편, 네 편 가르지 않고 쓴 것에 대해 통쾌해했다. 불공정과 위선에 진저리가 났는데 법적으로 이걸 청산하니깐 지지율이 나온 것이다. 그래서 지금 야권에도 많은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

-그렇다면 ‘정치인 윤석열’은 어떤가.

▲무엇보다 대통령 업무는 민생·미래(비전)·통합까지 챙기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을 판단할 영역이 최소 3개는 더 있다는 얘기다. 국민 요구를 담아낼 수 있는지 증명하기 위해 검증을 받아야 하고, 치열한 경쟁도 거쳐야 한다. 그런 면에서 윤 전 총장은 앞으로 열 달 내내 정치력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윤 전 총장이 당에 들어올 것으로 보나. 윤 전 총장 영입을 위한 당의 전략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우리 당에 들어올지 여부와 관계없이 윤 전 총장이 문재인정부의 연장을 반대하는 것에 확실히 힘을 모아줄 것으로 기대한다. 대통령이란 개인이 영웅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지금은 일방적인 지시를 통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

정치는 민주주의적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명확한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집단적 힘’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정권교체라는 큰 흐름속에서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조 소장파 “중진부터 정신 차려야”
“통합과 미래로…대전환의 시기에 섰다”

-야권 유력 대권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원 지사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수평적 소통과 개혁성, 약점이 적고 방어력이 뛰어나다는 점, 통합정치의 최적임자라는 장점이 있다. 보수의 신뢰와 젊은 세대와의 소통, 이념적 확장이 가능한 후보라고 자신한다. 겉모습만 화려한 개혁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각을 담고 있는 현실적인 개혁성을 20년 넘게 다져왔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를 동시에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점, 지역갈등으로부터 자유로워 진정한 통합정치를 할 수 있다는 점, 세대 통합의 적임자라는 점 등이 저의 최고 강점이다.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했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문재인정부의 무능과 ‘내로남불’에 대한 민심의 분노 폭발 아니겠나. 최악의 고용 쇼크와 미친 집값, 그리고 전세대란이 발생했다. LH 직원들과 정권 핵심 멤버들의 부동산 투기, 자녀들의 부정입학 등이 터졌음에도 민주당은 180석을 믿고 오만하게 독주했다.

우리 당은 강경 지지층의 비합리적인 모습과 단절했고, 합리적 노선을 가진 후보를 내세웠다. 진영정치에서 탈피해 상식과 합리로 가라는 국민요구를 받아들였다.

-특히 2030 남성들이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줬다. 이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이유는.

▲정부가 말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것이 모두 쇼라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2030세대는 내 집 마련과 일자리 부분에 있어 절망적인 상황이다. LH 사태, 정권 핵심 멤버들의 부동산 투기, 자녀들의 부정입학이 이어지며 환멸을 느낀 것 같다.

지난 4년간 내로남불, 위선만을 보여 왔기에 이번 보궐선거에서 보수 정당을 지지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어떻게 보셨나. 문재인정부에 대한 평가도 함께 부탁드린다.

▲‘정신승리’ ‘자화자찬’ 일색의 연설이었다. 백신후진국이란 현실은 외면하고 아직도 방역모범국가 타령만 했다. 인사검증 실패에 대해서는 청문 제도에 문제점이 있다는 등 내로남불이 여전했다. 북한의 심기를 살피느라 대북전단을 처벌하겠다는 다짐 문구까지 넣었다.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는 달나라에 보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아니라, ‘다시는 경험하기 싫은 나라’가 되었다. 아직도 1년이 남았나 하는 국민들의 한숨소리가 들린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뚜렷한 방향 제시와 실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당이 이번 재보궐선거 승리에 벌써 취해 옛날 모습으로 간다면 속된 말로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 지금 국민의힘은 안철수와의 합당, 홍준표의 복당, 윤석열의 입당 등 풀어낼 과제가 산적해 있다.

승리에 취해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 걸로 보여지는 발언 등으로 과거 회귀 조짐을 보여선 안 된다. 자체 정화기능이 작동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길 수 있는 대통령?
전진하는 대통령으로!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당의 혁신 방향은 분명하다. ‘중·중·중’으로 돌리는 것이다. 중도, 젊은층, 전국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아는 리더십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 특정 개인 인물로 부족하면 과거 한나라당 소장파처럼 그룹이 나서 목소리를 내며 밀고 나가야 할 것이다.

스펙보다 혁신적인 마인드, 민심을 읽고 제대로 담으려는 진정한 정치인으로서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지도부나 중진들부터 정신을 차려야 한다. 개혁적 목소리를 내야 하는 초선들도 더 분발해야 한다.

-최근 당내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가 시끄럽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모든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홍준표 의원의 복당, 윤 전 총장의 입당, 안철수 대표의 합당을 모두 지지한다. 복당 이후 영향에 대해 쉽게 예상하긴 어렵다. 초선 의원들의 우려를 비롯한 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분들의 이유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홍 의원이 돌아와 흔들릴 정도의 당이라면 집권을 포기해야 한다. 너무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본다. 지금은 문재인정권을 끝내기 위해 모두가 손을 잡을 때다. 더 큰 국민의힘을 위해 중도확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최근 당내 초선 의원들이 약진이 두드러진다.

▲초선 의원들은 아직 크게 얽매인 게 없지 않나. 커가는 과정에서 국민의 마음과 함께하고 민심을 당내로 끌어들이면서 국민적 인지도와 지지도가 생겨야 한다. 그런 의원이 많아야만 당이 강하고 건강해질 수 있다.

당 정치나 당 주류만을 쳐다보는 정치만 한다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개혁은 주류만의 정치로 묶이지 않고, 늘 국민들과 중도층을 향해 열려있을 때 가능하다.

-원조 소장파 그룹 ‘남원정’의 멤버로서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초선 의원들은 반성과 미래를 위한 개혁 과제를 제시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초선 의원들이 2030 젊은 세대와 코드를 맞춰주시기 바란다. 2030 MZ세대가 문재인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건 우리로서 절대적 기회다.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선 안 된다. ‘꼰대 정당’을 탈피해서 2030 젊은 세대들이 참여하는 정당이 되기 위해 분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음 대통령은 단순히 ‘이길 수 있는 대통령’을 넘어 ‘통합하여 미래로 전진할 수 있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 한풀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보수진영에서는 지난 보수정권을 정리한 그 칼날로 진보진영을 정리해달라는 기대가 있다. 하지만 이 기준으로 대통령을 선택해선 안 된다.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나눠져 다시 싸우는 과거로 후퇴해서는 곤란하다. 대한민국 전진을 위한 대전환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일요시사>가 창간 25주년을 맞이했다. 한마디 부탁드린다.

▲1996년 이후로 사반세기에 이르렀다. 격동했던 시간을 기록하고 국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동행했던 시간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제 25세의 청년의 필봉으로 우리의 미래를 힘차게 열어가는 언론사가 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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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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