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신동 김대섭, 다시 날아오르다

1998년 고교 2학년 때 아마추어 신분으로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한국오픈을 제패하고 2001년 대학 2학년 때 또 한 번 한국오픈을 제패하며 ‘골프 천재’로 불리던 김대섭을 그 무렵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여드름도 가시지 않은 풋풋했던 그를 만난 후 7년이 지난 지금, 그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결혼을 해 아이의 아빠가 되어 있었고 2년간 우승이 없어 와신상담하며 보낸 시절이 있었다. 그런 그가 올해 3년 만에 우승컵을 안으며 다시 한 번 세간의 스포트라이트 받고 있다.


지금이야 한국남자프로골프를 주름잡는 선수들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의 젊은 프로들이지만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최광수, 강욱순, 신용진 등 30대 중·후반이 주를 이루던 시절이었다.
이 무렵 등장한 무서운 10대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김대섭이었다. 앳된 얼굴에 체격도 호리호리한 소년의 모습이었지만 ‘한국오픈’처럼 큰 무대에서 기라성 같은 선배 프로들과의 대결에서도 당당하게 경기를 펼쳤기에 많은 골프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1998년 한국오픈에서 한국 남자골프 사상 최연소 우승자가 된 김대섭은 2001년 대학 2학년 때 다시 한국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그 대회에서 프로 전향을 선언했다. 당시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하면 ‘군 면제’라는 특혜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프로무대를 선택했다.
“그때부터 한참 동안 주변에서 프로전향을 후회하지 않냐고 물어 올 때마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고집스럽게 말해왔었는데 사실 요즘은 그때의 선택을 조금은 후회하고 있다. 아내와 아이가 있는 지금 군대를 가야하는 상황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김대섭 프로는 그 당시 ‘한국오픈에서 우승한 아마추어가 1년 이내 프로전향을 하면 프로테스트를 면제한다’는 조항에 끌려 프로로 전향했다고 한다.
2002년 프로로 전향한 김대섭은 시즌 첫 대회인 SK텔레콤오픈에서 4위에 오르며 성공적으로 데뷔전을 치른 뒤 포카리스웨트 오픈에서도 공동 2위에 올라 프로무대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또한 9월에는 국내 대회 중 최고 상금이 걸린 메이저대회인 삼성증권배 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프로데뷔 11개월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02년 김대섭은 총상금 1억7616만원을 벌어 상금순위 2위에 올랐고 그해 KPGA 최우수 신인에게 주어지는 명출상도 받았다. 다음해인 2003년에도 프로 2년차 징크스 없이 포카리스웨트 오픈에서 대회 최소타 타이기록인 19언더파 269타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우승 1회, 준우승 2회를 기록하며 상금순위 5위에 올랐다
2004년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2005년 3번의 준우승 끝에 동부화재 프로미배 PGA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 번 그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이때 그에게 미PGA로 진출하라는 권유가 쏟아졌고 현재 소속사인 스포티즌의 노력으로 SK텔레콤과 2년간 후원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김대섭은 2005년 12월 같은 대학(성균관대)에서 만나 사랑을 키워오던 왕윤나 씨와 결혼을 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결혼 후 김대섭의 골프는 하향세를 나타내기 시작해 2008년 9월 한-중투어 KEB 인비테이셔널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결혼이 김대섭의 골프가 쇠퇴한 원인’이라는 억지스런 주변의 시선을 받았다.
“결혼 때문에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말을 듣게 되면서 아내에게 너무 미안했고 주변의 그런 시선에 아내와 저, 둘 다 상처를 많이 받았다.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인생을 아무 굴곡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없을 텐데 제 인생에서 가장 좋은 일인 결혼이 오해를 샀다는 사실에 괴롭기도 했다.”
김대섭은 올해 3년 만에 우승을 거두며 상금순위 3위에 올라 한국프로골프대상 시상식에서 ‘감동상’을 수상했다. 이 자리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이제 두 돌을 넘긴 아들 ‘단이’가 함께했다.
“3년 간 왜 그렇게 골프가 안 됐냐고 묻는다면 어떤 시합 하나가 계기가 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2006년 솔모로 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잘 가다가 마지막 날 스코어를 잘못 적어서 실격까지 당했다. 그 일 이후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고 생각도 부정적으로 변했다. ‘안 된다 안 된다’는 생각을 하니 진짜 안 되더라. 그러다보니 드라이버샷부터 시작해 골프가 망가졌다.”
2008년 상반기에 특별히 감이 좋거나 하진 않았는데 몇몇 시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마음이 놓였었다는 김대섭 프로. 그 여세를 이어가고 싶었던 김대섭은 후반기 시작하기 전 2달간의 휴식기에 아내가 컴퓨터에서 찾아주는 스윙을 보면서 감을 많이 익혔다고 한다. 후반기 시작한 후 3번째 시합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좋은 성적이 계속 이어졌다.
“이번 우승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은 역시 아내였다. 그동안 금전적으로나 심적으로 힘들었다. 아내는 성격이 저랑 정반대다. 저는 내성적이고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아내는 시원시원하고 활발한 성격이다. 골프가 잘 안 될 때,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나가서 운동하라는 소리도 안 하고 제가 하는 대로 지켜봐줘서 고마웠다.”

고교 2년때·대학 2년때 한국오픈 제패, ‘골프천재’ 등극
큰 무대에서의 기라성 같은 선배 프로들과 대결 ‘위풍당당’


지난 한 해 가장 아쉬웠던 대회로 상반기 때 있었던 토마토저축은행배 대회를 꼽은 김대섭 프로. 김형성 프로가 우승을 차지했던 그 대회에서 그는 초반에 역전도 했고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결국 2위를 차지했지만 기폭제 역할을 했던 대회로 기억했다.
후반기 때 KEB인비테이셔널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감각을 회복한 그는 이후 서너 개의 큰 시합에서 우승권에 들면서 한 번 정도 더 우승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가졌지만 2008년은 그가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던 소중한 한 해였다.
한편 SK텔레콤과의 계약이 끝난 후 후원사를 찾지 못했던 김대섭 프로는 대학교 2~3학년 때 도움을 주었던 삼화저축은행 회장과의 인연으로 올해 삼화저축은행과 후원계약을 맺기도 했다.
“저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라는 교훈을 얻었다. 지금 제게 닥친 가장 큰 과제는 군대 문제인데 군대 다녀오고 나서는 정말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일에 임할 생각이다. 일본이나 미국무대로의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 군대는 이르면 올해 갈 것 같다. 안 되다가 잘되니까 욕심이 생겨 조금 더 하다 갈까, 아니면 빨리 다녀올까, 이 생각 저 생각 들어서 고민 중이다.”
김대섭 프로는 2009년에 또 한 아이를 얻게 된다. 아내가 둘째를 임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내와 두 아이를 생각하면 마냥 행복해지고 의욕이 생긴다는 김대섭. 아직 많지 않은 나이지만 ‘좋은 아빠’의 모습이 느껴지는 그를 보는 마음이 흐뭇해진다.


김대섭 프로필
▲ 1981년 6월 30일생
▲ 2001년 프로입문
▲ 스포티즌 소속
▲ 계약: 삼화저축은행
▲ 173cm/65kg
▲ 1998년 한국오픈 우승
▲ 2001년 한국오픈 우승
▲ 2002년 삼성증권배 제45회 한국프로골프 선수권 대회 우승
▲ 2003년 포카리스웨트 오픈 골프 선수권 대회 우승
▲ 2005년 동부화재 프로미배 제48회 PGA 선수권 대회 우승
▲ 2008년 한-중투어 KEB인비테이셔널Ⅱ 대회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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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