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아제약 실속 챙기는 오너, 왜?

말 많아도 주머니 채우기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삼아제약이 연이어 구설에 휘말렸다. 의약품 재고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으로 인해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해졌고, 신임 대표이사가 한 달여 만에 회사를 떠나자,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수익성 악화가 뚜렷해진 가운데 배당 규모를 키우자, 오너 일가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이 한층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 삼아제약 ⓒ박성원 기자

코스닥 상장 제약사인 삼아제약이 흔들리고 있다. 호재인 줄 알았던 리도맥스(피부질환치료제)의 전문의약품 전환은 생각지 못한 잡음을 촉발시켰고, 이후에도 수습은커녕, 악재만 잔뜩 쌓이는 분위기다.

거듭된 구설

삼아제약은 리도맥스가 5~6등급 스테로이드 제품에 해당하는 역가를 가진다며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분류조정을 신청했다. 식약처가 이를 거부하자, 삼아제약은 식약처를 상대로 소송을 벌인 끝에 지난해 5월 최종 승소했다. 리도맥스는 지난 2일을 기해 일반의약품에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됐다.

제약사의 신청으로 의약품 분류를 전환한 최초의 사례였다.

그러나 리도맥스의 전문의약품 분류는 생각지 못한 혼란을 초래했다. 리도맥스 재고분을 일반의약품으로 판매해도 된다고 공지한 삼아제약의 입장과 달리, 식약처는 전문의약품으로써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고, 약국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어야 했다.


결국 삼아제약은 지난 5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고, 이는 신임 대표이사의 퇴사 이유로 작용했다.

지난달 1일 삼아제약은 김영학 전 현대약품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에 임명했다. 김 대표는 성균관대 산업공학과 졸업 후 삼성전자에 몸담았고, 2007년 경영관리본부장(부사장)으로 현대약품에 영입됐다. 삼아제약에 둥지를 틀기 보름 전인 지난 1월16일까지만 해도 현대약품 대표이사를 수행 중이었다.

김 대표의 현대약품 퇴사는 업계의 이목을 끌만한 뉴스였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의 삼아제약행이 알려지자, 현대약품 퇴임 이전에 차기 행선지를 결정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새 직장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김 대표는 지난 8일 일신상의 사유로 삼아제약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대표이사에 임명된 지 한 달 남짓 지난 시점이었다.

연이은 구설…악재만 잔뜩
수익 나빠져도 배당은 꼬박꼬박

김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인해, 전문 경영인을 통해 오너 경영인을 보좌케 하고자 했던 삼아제약의 당초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삼아제약은 오너 3세인 허준·허미애씨가 각자 대표로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허준 대표는 사업총괄을, 허미애 대표는 해외사업을 맡는 구조다. 김 대표는 허준·허미애 각자 대표를 보좌하며 사업 전부문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김 대표가 문책성 결정에 따라 사임됐을 가능성 때문에 오너 일가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퇴사 이유를 리도맥스 사태와 관련된 문책성 인사거나, 이를 둘러싼 경영진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 허억 삼아제약 회장과 허준 회장 ⓒ삼아제약

실제로 김 대표는 지난 5일 대한약사회를 방문해 리도멕스 사태가 촉발된 점을 사과했고, 이틀 뒤 사임했다.

이런 가운데 삼아제약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자 오너 일가에 대한 비난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삼아제약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537억원으로, 전년(716억원) 대비 25.0%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104만원) 대비 62.2% 줄어든 39억에 그쳤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1/100 수준인 1억2300만원에 머물렀다.

회사 측은 매출감소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며, 종속기업의 지분법 손실 발생으로 순이익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사정도 딱히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아제약은 공장 가동을 멈추며 숨을 고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2회에 걸쳐 공장가동을 멈춘 데 이어, 지난달에도 문막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아과 처방 급감에 따른 신규 물량과 재고량 수급 조절의 일환이었다.

수익성 부진이 심각함에도 삼아제약은 배당을 거르지 않았다. 삼아제약은 지난달 25일 공시를 통해 보통주 1주당 30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시가 배당률은 1.8%며 총배당금은 18억원이다. 

곳곳에 허점

배당금의 대부분은 오너 일가에 귀속됐다. 지난해 말 기준 허준 대표는 전체 지분의 44.3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허미애 대표와 부친 허억 명예회장은 각각 13.13%, 3.29%를 갖고 있다.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총합은 65.58%에 이른다. 총배당금(18억원) 가운데 12억원가량이 오너 일가의 몫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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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