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유튜버들의 그림자

막말, 거짓, 모욕…브레이크 없는 막방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구글의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는 누구나 PD나 MC의 꿈을 이루는 최적의 공간이다. 이렇듯 포용성이 크다는 장점은 혐오를 배포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사람들로 인해 비윤적인 언행이 전파된다. 타인을 괴롭히는 것은 물론 최소한의 인격마저 무너진 모습이 보이고, 거짓말로 점철되고, 매우 선정적인 장면도 쉽게 볼 수 있다. 
 

▲ 유튜버 이한샘 ⓒ유튜브

지난달 12일, 전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약 2시간 동안 먹통이 된 적이 있었다. 동영상 재생이 되지 않거나 늦춰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 유튜브 이용자들은 갑작스러운 오류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용자들은 문자메시지 서비스인 카카오톡이 먹통이 됐을 때보다도 더 큰 답답함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유튜브가 우리 사회의 공기와 같은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사건이었다. 

지나친
포용성

유튜브가 이렇듯 대중의 생활권에 밀접하게 파고들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하다. 특히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으며, 관심 있는 분야의 영상을 마음껏 시청하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정치와 경제 등 시사는 물론 증권과 사업 수완처럼 금전적인 것과 직결되는 소재의 콘텐츠, 연예와 스포츠 또는 게임이나 낚시와 같은 흥미 분야, 각종 제품은 물론 심리치료와 같은 개인 경험담에서도 정보가 넘친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유튜브를 통해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이렇듯 수많은 콘텐츠가 넘칠 만큼 많아진 배경은 유튜브가 가진 포용성 덕분이다. 기술(Technology)과 인재(Talent), 관용(Tolerance)이 골고루 갖춰진 도시일수록 도시 창조성이 높아진다는 리처드 플로리다의 3T이론이 유튜브에도 적용된다.


누구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는 시스템은 자신의 장기를 펼치고 싶은 대다수 인재를 유튜브로 유입시켰다. 이는 유튜브가 빠르게 성장하는 기반이 됐다.

이용자들은 무수히 많은 콘텐츠를 통해 공감하며 위로를 받기도 하고, 국적과 직업은 물론 사회적 위치 등 모든 새로운 영역에 있는 사람들을 통해 대리경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전에 양면이 있는 것처럼 혐오를 전파하는 콘텐츠가 득실대는 것도 방치하기도 한다. 거짓말이 난무하며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 영상이 즐비하다. 욕설을 비롯한 막말은 물론 나약한 집단에 큰 아픔을 주는 행위가 담긴 영상도 무수하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가 더 짙다는 말은 유튜브에도 해당한다. 

최근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최소한의 윤리를 지키지 않는 도 넘은 발언들이다. 이용자가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측면에서 관대하게 통용되기는 하나 일부 스트리머의 발언은 도를 넘었다는 평가다. 

스타크래프트 게이머 출신인 BJ 철구는 막말로 도화선에 불을 지폈다. 이미 숱한 구설수로 더 이상 떨어질 이미지도 없는 그지만, 이번만큼은 정도가 지나쳤다는 반응이다. 

‘반성 없다’ 고인 모욕 서슴지 않는 유튜버
영혼 갉아먹고 가짜 퍼뜨리는 사이버 레커

철구는 타 BJ가 연예인 홍록기를 닮았다고 하자 “꺼지세요, 박지선은 꺼지세요”라고 말했다. 최근 고인이 된 박지선을 조롱의 목적으로 사용한 것에 대중은 분노했다.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자 “박지선이 아닌 박미선을 말하려 했다”는 변명은 오히려 대중의 화를 더욱 끌어올렸다. 이 소식에 박미선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일갈했지만, 오히려 철구의 팬들이 해당 글에 악플을 다는 기현상마저 발생했다. 

철구의 아내인 외질혜는 남편의 잘못을 옹호하는 행태를 보였고, 네티즌들은 두 사람에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뒤늦게 사과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나 다름없었다. 

혐오가 혐오를 낳은 것일까. 두 사람의 잘못된 행위로 딸이 피해를 보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철구 딸이 입학한다는 초등학교 근황’이라는 글이 게재됐고, 이 학교에 자식을 보낸 학부모들이 철구 가족의 딸의 입학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줄줄이 내놨다. 

해당 학교에 따르면 철구의 딸은 입학자 명단에 없었다. 하지만 이 현상만으로 두 부분의 잘못된 언행이 얼마나 많은 불편함을 초래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막말은 비단 철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연예계 인사를 저격하는 방식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가로세로연구소는 막말의 정점에 서 있다.
 

▲ 유튜버 뻑가 ⓒ유튜브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실종 당시 서울 북악산 등산로를 걷고, 와룡공원에서 생중계도 진행했고, 생중계 도중 “시신이 발견된 숙정문, 거기까지는 40분이 넘는 길이다. 산을 오르며(박 시장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 걸어가 보도록 하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아무리 이념적으로 엇갈린 행보를 걷고 있어, 고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것을 고려하더라도 최소한의 인격이 마비된 발언이었다.

이어 가로세로연구소는 ‘박원순 장례식장’이라는 제목으로 생방송을 진행했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 빈소를 찾아, 고인에 대한 조롱·모욕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유튜브의 자체 자정작용이 조금도 기능하지 못하는 세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고인 조롱
혐오 연속

또 이슈가 된 각종 사건들을 짜깁기해 영상을 올려 수익을 내는 이른바 ‘사이버 레커’ 유튜버들의 행태도 문제다. 사이버 레커는 교통사고가 났을 때 부리나케 달려오는 사설 견인차를 비꼬는 말을 비유로 활용해 이슈가 된 각종 사건들을 짜깁기해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를 비꼬는 말이다. 

이들은 마치 할리우드 영화 <나이트 크롤러>의 주인공이자 나이트 크롤러라는 직업을 가진 루이스 블룸(제이크 질렌할)과 비슷하다. 나이트 크롤러는 사건이 일어나면 즉시 달려가 해당 장면을 영상에 담아 이를 방송국에 파는 직업을 일컫는다. 아직 국내에는 상륙하진 않았지만, 프리랜서를 적극 활용하는 미국에서는 직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소시오패스 기질이 다분한 루이스 블룸은 살인 사건 현장에서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피해자를 영상에 담는 데만 집중하고, 때로 자신이 사람을 죽이고 이를 영상으로 제작해 방송국에 팔기도 한다. 


취재 윤리는 뒷전이며, 선정적인 뉴스에 무감각해진 미국의 언론과 대중을 비판하는 이 영화의 주인공의 모습은 국내에서 ‘사이버 레커’로 불리는 일부 유튜버들과 일맥상통한다.

기존에 나온 진실과 허위가 구분되지 않는 정보를 마치 사실인양 전달하는데 뻑가‧정배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정보가 마구잡이로 전파될 때 상처를 받을 수 있는 당사자에 대한 예의나 존중은 발견하기 힘들다. 사이버 레커끼리 서로를 물어뜯는 진흙탕 싸움도 벌어진다. 
 

▲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자극적인 이슈를 소재로 노골적인 영상을 만들기 때문에 굉장히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다. 일각에 따르면 일부 사이버 레커 유튜버는 월 수억원의 수익을 챙긴다는 후문이다. 돈이 윤리를 갉아먹는 콘텐츠가 버젓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현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 콘텐츠 속에는 거짓말이 난무한다. 한동안 ‘뒷광고’ 논란이 여론을 휩쓴 바 있다.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 사건이었다. 많은 스트리머와 유튜버가 ‘뒷광고’로 인해 활동을 중단했다. 

뒷광고는 물론 다양한 거짓말이 존재한다. ‘아임뚜렛’ ‘송대익’ ‘갑수목장’이 대표적이다. 아임뚜렛은 자신이 틱장애를 앓고 있다고 밝히며 라면을 먹거나 토마토를 먹을 때 틱장애로 고통받는 장면을 담아 올렸다. 

10대 쓰는
성인 콘텐츠


이 영상을 보고 많은 사람이 안쓰러움을 느껴 그를 응원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임뚜렛의 연기로 밝혀졌다. 울산에 기거하고 있다고 밝힌 그를 본 주민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고, 이는 일파만파 번졌다. 자신이 틱장애를 앓고 있다며 거짓말을 반복하던 아임뚜렛은 결국 연기였다고 인정했다. 

심리적 장애로 인해 발생한 틱 장애를 희화화하는 것은 물론 돈벌이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유튜버 송대익은 친분이 있는 유튜버 서도균과 함께 ‘피자나라 치킨공주’의 음식을 시킨 뒤 내용물이 일부 없어졌다는 조작 영상을 만들었다. ‘피자나라 치킨공주’가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히자 그들은 영상을 통해 거짓을 자행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후 두 사람은 자신을 비난한 악플러들을 고소하겠다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물론 악플을 남기는 것이 올바른 행위는 아니나, 이들의 고소는 자신들이 저지른 언행에 반성이 없는 태도로 비쳤다. 

유기동물을 구조해 분양하는 영상을 주로 올리며 구독자 50만명을 보유한 인기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은 반려동물을 학대했다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는 유기동물을 구조했다고 밝혔지만, 갑수목장의 자막 번역을 담당했던 A씨는 “갑수목장이 펫샵에서 구매한 동물이었으며 동물의 상태를 나쁘게 만들기 위해 굶기거나 때렸다”고 폭로하면서 들통이 났다. 갑수목장은 펫숍에서 동물을 구매를 한 건 사실이지만, 학대는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현재 갑수목장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끈 콘텐츠는 성인물이다. 야한 사진이나 영상이 일파만파 번져나갔고, 이것이 인터넷의 발달로 이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유튜브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다양한 성인 콘텐츠들이 존재한다. 문제는 어린아이도 쉽게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10대를 이용해 선정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10대가 만드는 성희롱 콘텐츠 있다고?
‘내가 조두순 아들’ 밝힌 초등학생까지

노출이 있는 옷을 입고 춤을 추거나 식사를 하는 건 예사다.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는 여성의 나체가 그대로 찍힌 영상이 올라오기도 하며, 성인용품 후기라는 명목으로 야외에서 용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버젓이 나온다. 

성인들이 즐기는 콘텐츠지만, 어린아이들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걱정과 우려를 남긴다. 

한 여성 유튜버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인기를 모았다. ‘내가 원할 때 자빠뜨리는 방법’ ‘아무리 급해도 먹지 말아야 할 여성’ ‘첫 만남에 모텔까지 가는 여자’ ‘아줌마가 세 번 이상 주는 남자 TOP4’ 등이다. 이 채널의 여성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이 채널을 만들었지만, 예측과는 달리 논란이 일어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 유튜버 정배우 ⓒ유튜브

유튜브 채널 ‘하이틴 에이저’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부적절한 콘텐츠 영상을 올려 논란이 됐다. ‘10대 여학생들 몸 좋은 남자 앞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특히 문제가 됐다. 해당 영상에는 눈을 가린 10대 여성이 옷을 벗은 남성의 몸을 만지며 부끄러움을 느끼는 영상이었다. 

출연자 전원이 10대인 이 채널은 커플 요가 등 자극적인 스킨쉽이나 성적인 대화를 하는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만연해진 선정적인 영상의 여파는 어린아이들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이 출소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 방송에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해 조회 수를 올린 초등학생이 있어 논란이 됐다.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조두순 아들입니다. 우리 아빠 건들지 마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사실 조두순이 제 아빠”라고 주장한 어린아이의 모습이 담겨있다. 영상 대표 화면에는 ‘조두순 만세’라고 쓰여 있으며, 그는 험악한 욕설도 서슴없이 내뱉고 “조두순 건드리면 내가 다 총으로 쏴 죽일 것”이라고 흥분하며 말했다.

실제 조두순에게는 자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영상을 찍은 유튜버는 초등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두순이 출소하면서 피해자와 가족이 고통받고 있으며, 안산 시민들도 불안해하는 가운데 2차 가해에 해당하는 발언을 10대가 한 것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조두순  
아들?

남녀노소, 구분없이 유튜브는 비윤리적 영상을 유포하고 있다. 구글이 경제적인 이득을 막는 것 외에 이들에게 아무런 규제할 수 없어,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윤리적인 발언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게 유튜브의 현주소다. 유튜브가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가운데, 혐오를 자제할 수 있는 담론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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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