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북’ 신공항 밀당 정치 막전막후

뻔한 사업에 10조 베팅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가덕도 신공항 추진이 내년 재보궐선거의 변수로 떠오르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PK 지역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냈다. 공항 사업에 타당성이 있는지 따져보는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를 골자로 한다. 여야의 대권 주자들은 한술 더 떠, 대구와 광주 신공항 특별법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백년대계인 대형 국책 사업이 ‘포퓰리즘’에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더불어민주당 부산, 울산, 경님 지역 의원들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가덕신공항 건설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선거 정국이 되자 ‘신공항 정치’의 막이 올랐다.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가 지난 17일 김해공항 확장안을 사실상 백지화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선제적으로 나섰다. 민주당은 지난 26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면제하는 가덕도 신공항 관련 특별법을 공동 발의했다. 민주당은 연내 입법을 목표로 하고, 내년 초에는 이를 통과시키고자 한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4년간 끌어온 국책사업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했다는 비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손바닥
뒤집듯

가덕도는 경남 밀양과 함께 ‘동남권 신공항’ 사업의 유력한 후보지였다. 동남권 신공항은 2004년 참여정부 시절부터 논의된 사안이다. 2007년 대선 정국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영남 지역의 신공항 건설을 공약하면서 본격화됐다.

TK지역은 밀양을, PK지역은 가덕도를 밀었다. 하지만 이명박정부의 입지평가위원회는 두 후보 모두 경제적 타당성에서 부적합하다는 입장을 냈다. 정계에선 TK와 PK 사이에 지역 갈등이 불거지자 정부가 손을 뗐다는 말이 흘러 나왔다.

이후에도 지역주민들에게 희망고문은 계속됐다. 2012년 대선 정국에서 신공항 카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부산 지역 유세를 돌면서 가덕도 신공항에 힘을 실어줬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에도 지역 갈등이 계속되자,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이하 ADPi)에 신공항 사업 타당성 검토를 의뢰했다. ADPi는 세계 3대 공항 설계 회사다. 당시 정부는 용역비 2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했다. 불 붙은 지역 갈등에 객관적인 평가로 종지부를 찍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김해신공항 사실상 백지화…왜 가덕도?
복잡해진 국민의힘 특별법 두고 내홍

하지만 결과는 가덕도도 밀양도 아니었다. ADPi는 김해공항(818점), 밀양(683점), 가덕도(635점) 순으로 총점을 매겼다. 김해공항이 공항 운영, 접근성, 경제성 등 대다수의 평가항목에서 나머지 후보를 월등하게 앞섰다. 가덕도는 비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낮았다. 산을 깎고 바다를 메워야 하는 입지조건으로, 10조원에 이르는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신공항 건설에 드는 4조원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이었다.

결국 ADPi 검토에 따라, 박근혜정부는 김해공항에 활주로 1본을 더 짓는 방안으로 결론을 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지역의 반발에 의해 제3의 장소를 선정한 것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반면 국내 항공·도시 전문가들은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됐다”고 평가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상황은 또 뒤집혔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김해 신공항 확장 안을 토대로 정부 기본계획안을 수립했다. 하지만 부산·울산·경남 단체장들은  ADPi 배점과 평가 기준이 정치적으로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김해신공항안의 재검증을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김해공항 확장안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힘을 실었다.

2019년 12월 출범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는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로써 신공항 문제는 14년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뜨거운 감자
여야 셈법은?

여당은 ‘선거용 카드’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물류·국토 균형발전 측면에서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민주당 송영길 외교통신위원장은 “PK 지역은 조선, 기계, 설비 등 산업에서 AI, 로봇, 항공부품 등 첨단산업으로 전환을 준비 중”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24시간 운행 가능하며, 대형화물기 이착륙에 위험이 없는 안전한 가덕도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덕도 신공항 카드는 여당의 보궐선거 전략이라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당내에서도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이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변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부산시장 선거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권력형 성범죄를 심판하는 선거다. 민주당은 당헌을 고치는 무리수까지 뒀다. 내년 재보궐선거가 다음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김해신공항 백지화 규탄대회 갖는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 관계자들

민주당으로서는 간절한 선거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게다가 PK 지역은 국민의힘의 강세 지역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부산 시장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신공항 카드를 내자, 지역 민심이 후끈 달아올랐다. 그만큼 신공항 문제는 부산시민들의 오래된 숙적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표를 읍소할 수 있는 대의적인 명분이 생겼다. 국민의힘은 정치 지형상 분열을 보일 수밖에 없다. 가덕도 신공항은 민주당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꽃놀이패’인 셈이다.

보궐선거
앞두고…

반면 국민의힘의 셈법은 더 복잡하다. 국책 사업 뒤집기를 비판하면서도 부산 민심의 눈치를 봐야한다. 당내 ‘자중지란’의 모습도 잠시 보였다. 검증위의 발표 직후 TK 의원들은 반발한 반면, PK 출신 의원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반면 주호영 원내대표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이번 검증 과정이 합당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부산 시장 출마에 나선 이언주 전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찬성에 나섰다.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두고 “학생회보다 못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권의 갈라치기 전략에 국민의힘이 제대로 말려든 것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여기에서 무너지면 당은 사실상 미래가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이 가덕도 신공항 카드를 덥석 물자,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한술 더 떴다. 이 대표는 반발이 극심한 대구와 광주에서 요구하는 신공항 특별법 추진을 제안했다. ‘지역 균형 발전의 획기적인 계기’라고 했지만, 이는 사실상 대구와 광주의 민심을 달랠 카드다. 해당 지역 공항 건설에 대한 국비 지원을 특별법으로 보장해, 지역 민심을 다잡겠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차기 대선을 준비 중이다. 지역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영남과 호남 지역 민심을 잡으려는 포석이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시선이다. 신공항 정치에 뛰어든 대권 주자는 이 대표뿐만이 아니다. 대구가 지역구인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다.

마찬가지로 공항 사업에 국비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각지 공항 적자 시달리는데…
선거철만 되면 되풀이 논쟁

홍 의원은 4대 권역별로 공항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부산과 대구·광주 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해 인천을 엮는 전국 4개 거점을 4대 관문 공항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일각에선 여야의 신공항 포퓰리즘의 폭주가 이어지면서, 백년대계인 대형 국책 사업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인은 선거 때마다 지역균형 발전을 외치며 대규모 SOC 건설을 약속했다. 표와 직결돼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항 사업은 정치권력과 연관이 깊다. 지어진 공항마다 정치인 이름이 붙을 정도다.
 

▲ 하태경(사진 오른쪽)·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를 찾아 부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제출하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전국 15개 공항 중에서 10개 공항이 매해 적자 상태다. 매해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한화갑공항(무안공항)'이 대표적이다. 타당성 검토 없이 공항 사업을 ‘선거용’으로 사용한 대표적인 예다.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추진되면, 국책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도 없이 10조원이 넘는 국비가 투입된다. 게다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항공업계와 공항이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리스크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

4년마다
선심성 사업

정의당은 “가덕도에 이어 대구·광주신공항특별법에 집권여당 대표를 필두로 국민의힘 지역 기반 정치인까지 합세하고 있다”며 “백년지대계가 아닌 선거지대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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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