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친환경·신에너지 사업 본격 돌입

▲ 블룸SK퓨엘셀 제조공장 개관식 갖는 SK건설 관계자들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SK건설이 경제적 가치(EV)와 사회적 가치(SV)를 함께 창출할 수 있는 친환경 및 신에너지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지난 7월 SK건설은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친환경솔루션 부문을 신설하고 에너지기술 부문을 신에너지솔루션 부문으로 개편했다. 신설된 친환경솔루션 부문은 스마트그린산단사업그룹, 리사이클링사업그룹 등의 조직으로 구성되며, 안재현 사장이 직접 사업부문장을 맡아 총괄한다.

친환경 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최근 국내 최대 종합 환경플랫폼 기업인 EMC홀딩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친환경 사업에 본격 진출하며 기술력 중심의 친환경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신에너지솔루션 부문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포함해 LNG발전, 노후 정유·발전시설의 성능 개선 및 친환경화 등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특히 친환경 분산 전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이하 SOFC) 사업은 최근 구미에 제조공장을 준공하고, 세계 최고 성능의 친환경 연료전지를 국내서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등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고 성능의 SOFC 국산화 본격 돌입


SK건설은 지난 20일, 경북 구미에 위치한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의 준공을 기념해 개관식 행사를 열며, 세계 최고 성능의 친환경 연료전지를 국내서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블룸SK퓨얼셀은 SK건설과 세계적인 연료전지 제작사인 미국 블룸에너지(Bloom Energy)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이하 SOFC)의 국산화를 위해 지난 1월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지분율은 SK건설이 49%, 블룸에너지가 51%다.

SK건설은 글로벌 친환경 분산전원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장기 비전을 갖고 SOFC 국산화를 위해 오랫동안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지난 2018년 블룸에너지와 SOFC 국내 독점 공급권 계약을 체결하며 연료전지 사업에 첫 발을 내디뎠으며, 이후 블룸에너지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해왔다.

양사는 지난해 9월 SOFC 국산화에 뜻을 모으고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했으며, 올해 7월 구미 제조공장에 생산설비 구축을 완료 후 SOFC 시범 생산에 돌입했다.
 

▲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 전경

생산 규모는 2021년 연산 50MW로 시작해 향후 2027년에는 400MW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빠르면 내년 1월 착공하는 연료전지 발전소부터 공급할 전망이다.

이번 SOFC 국내 생산은 세계 최고 사양 연료전지의 국산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K건설은 단기간에 개발이 불가능한 세계 최고 연료전지 기술을 블룸에너지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국산화에 착수했으며, 130여개 국내 부품 제조사와 협업해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경제적 가치 및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할 수 있는 친환경 및 신에너지 사업 본격 추진
연료전지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 구미 제조공장 개관식 개최··· 3년간 철저한 국산화 준비해
세계 최고 성능의 SOFC 국내생산 본격 개시

이를 바탕으로 최고 기술이 탑재된 국산 연료전지를 수출하는 아시아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되고, 동시에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 수출을 돕는 교두보 역할도 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국산화가 본격화 되면서 국내 연료전지 생태계 조성과 국내 부품 제조사와의 동반 성장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SK그룹의 국내외 사업기회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제조 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연료전지 전문 부품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으며, 관련 중소업체들도 낙수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순차적 인력 증원을 통해 향후 약 400명 수준의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돼 구미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건설은 이날 개관식에서 SOFC 사업 추진 관련 두 가지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먼저 SK건설은 미국 내 시장 점유율 1위 데이터센터 전문 운영 기업인 에퀴닉스(Equinix)사(社)가 발주한 SOFC EPC(설계·조달·시공) 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지역에 위치한 에퀴닉스 소유 데이터센터에 6.4MW 규모의 SOFC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2021년 4월 착공해 8개월 간 공사를 마친 후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SK건설은 이번 프로젝트에 자체 개발한 SOFC 복층 설계 기술인 파워 타워(Power Tower)를 적용한다. 이 기술은 SOFC를 복층으로 쌓아 올려 설치함으로써 협소한 공간에서도 SOFC 설치가 가능하도록 해준다.

SK건설은 이번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SOFC 분야에서의 우수한 설계·시공 능력과 풍부한 경험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향후 미국에서 더 많은 사업기회를 확보하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아울러 SK건설은 이 사업에 발전사업자로도 참여하면서 친환경 분산 발전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또 SK건설, SK어드밴스드, 블룸에너지 등 3개사는 개관식 행사의 하나로 부생수소를 연료로 활용하는 연료전지 시범 프로젝트에 대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SK어드밴스드 울산 PDH 공장의 프로필렌 생산공정의 부산물인 부생수소를 SOFC 연료로 사용해 상용화를 검증하는 사업이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운영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3사는 시범 프로젝트에 사용될 SOFC를 내년 4월까지 SK어드밴스드 울산 PDH 공장 내에 건설하고 약 1년간 운영하며 상용화를 실증할 예정이다.

SK건설은 SOFC EPC를 수행하고, SK어드밴스드는 부지 제공과 부생수소 공급, 블룸에너지는 SOFC 운영 등을 각각 맡을 계획이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국내 부품 제조사의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 SK건설의 뛰어난 시공 능력 등을 기반으로 해외 수출 경쟁력을 제고해 글로벌 친환경 분산전원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연료전지 국산화를 통해 정부의 그린뉴딜 및 에너지 신산업 육성 정책에도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SOFC는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수소를 추출해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세계 최고 효율의 신재생 분산발전설비로, 발전 효율이 기존 연료전지보다 월등히 높다.
 

▲ 블룸SK퓨얼셀 홍보관

백연과 미세먼지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로서 설치 면적이 작고 안전하며, 미국에서는 도심 내 월마트, 홈디포 등 마트와 뉴욕 모건스탠리 사옥, 일본 소프트뱅크 사옥 등 도심 빌딩, 주택가 등 다양한 부지에서 설치·운영되고 있다.

국내 최초 RE100 실증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SK건설이 이끄는 창원SG에너지 컨소시엄이 지난 19일, 경남창원스마트산단사업단이 추진하는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2022년까지 수소연료전지,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V2G(Vehicle To Grid), RE100 정책 등 최첨단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총망라해 실질적인 RE100을 실현하게 된다.

경남창원스마트산단사업단은 친환경으로 점점 높아진 무역장벽으로 수출길이 막힌 강소기업들에게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공급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주고자 이번 사업을 추진해왔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에너지 소비자인 기업이 기후변화에 적극 대처하고자 자사가 소비하는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고자 하는 캠페인이다.

수소연료전지 기반 재생에너지 100% 공급 가능한(RE100) 전기사업 모델 제시해
‘창원산업단지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사업’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국내 최대 환경플랫폼 기업인 EMC홀딩스 인수 통해 기술력 중심의 친환경기업으로 성장 추진

이번 사업을 위해 SK건설은 SK㈜ C&C, SK디앤디, 그리드위즈, 누리텔레콤,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SK건설은 미국 블룸에너지와 협력해 최초 순수 수소연료전지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해당 제품은 SK건설과 블룸에너지의 합작법인인 블룸SK퓨얼셀에서 부품 조달 및 조립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SK건설은 컨소시엄과 별도로 단독 투자를 통해 SOEC(Solid Oxide Electrolyzer Cell) 수전해 설비를 구축하고 그린 수소 생산에도 나설 방침이며, 이번 사업과 발맞춰 에너지 분야 인력 양성 사업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SK디앤디는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 그리드위즈는 V2G를 맡아서 전기공급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 창원SG에너지 운영센터 조감도

누리텔레콤은 전력구매계약의 기반이 될 IT시스템 구축을 맡게 되고, 한국전기연구원은 전기수요 효율화 및 정책개발을,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RE100 인증제도를 담당할 계획이다.

창원SG에너지컨소시엄은 2022년 성공적으로 실증이 완료될 경우, SPC로 전환돼 앞으로 20년간 창원지역에 전기사업자가 될 예정이다. SK건설은 창원산업단지 외 7개 국가산단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최대 환경플랫폼 기업인 EMC홀딩스 인수

SK건설이 국내 최대 환경플랫폼 기업을 인수하며 친환경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SK건설은 지난 9월1일 사모펀드 운용사 어펄마캐피탈과 EMC홀딩스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EMC홀딩스 주식 전량(지분율 100%)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EMC홀딩스는 하·폐수 처리부터 폐기물 소각·매립까지 전 환경산업을 아우르는 종합 환경플랫폼 기업이다. 전국 970개의 수처리시설과 폐기물 소각장 4곳, 매립장 1곳을 운영하고 있다.

수처리 부문에서는 국내 1위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사업자이며 폐기물 소각·매립 부문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SK건설은 EMC홀딩스의 사업을 기반으로 리유즈(Reuse)·리사이클링(Recycling) 등의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도입해, 기술력 중심의 친환경기업으로 성장해나갈 방침이다.

디지털 기반의 친환경 제조공간인 스마트그린산단 조성, 폐열·폐촉매를 활용한 신에너지 발전, 터널·지하공간 기술력과 융합한 신개념 복합 환경처리시설 개발 등 기존 플랜트 및 인프라 현장과 접목한 신사업들도 함께 추진한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국내 최대 환경 플랫폼기업인 EMC홀딩스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친환경사업을 영위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앞으로 국내 환경산업의 선진화와 글로벌 환경이슈 해결을 돕는 기술력 중심의 친환경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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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