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추석선물 백태

먹거리 좋지만…건강이 최고!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면서, 명절 선물서도 이전과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명절 귀향 등 지역 간 이동이 어려워진 만큼 이색 선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추석명절의 익숙한 풍경이었던 ‘민족 대이동’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2주간 연장되고 일일 확진자가 여전히 세자리 수를 유지하면서 추석에도 고향을 찾지 않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나홀로 명절
현실화 코앞

정부도 고향 방문 자제를 권고하고 나섰다. 광복절 집회 이후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서 예전처럼 민족 대이동이 벌어진다면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손쓸 수 없이 확산할 것이란 우려를 감안한 조치다.

이미 다수의 사람들이 이번 추석에 ‘언택트’를 지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을 집에서 보내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47%를 차지했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부모의 방문 자제 권유가 많다는 게 특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분위기가 변하면서 유통업계의 추석 대목 풍경도 변했다.


유통업계는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추석 선물세트 비중을 예년과 비교해 30% 이상 늘렸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예년과 달리 추석 대목이 오프라인서 사라질 것을 대비한 차원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설부터 중단했던 명절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를 이번 추석에 재개했다. 긴 장마로 실적이 줄었고, 대목인 추석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익이 예년만큼 좋지 못할 것이란 판단이다. 사전 예약 선물세트 물량을 30%가량 늘렸으며, 할인율도 높여 150품목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을 통해 판매하는 온라인 전용 상품을 전년 추석과 비교해 70% 늘렸다. 와인과 HMR 등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 비중이 높아졌다.

‘언택트’ 지향 사회적 분위기 반영
소독제 등 불티나게 팔리는 위생품

현대백화점은 지난 7일부터 자사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서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 중이다. 고객들은 백화점을 찾을 필요 없이 더현대닷컴서 구매하고 원하는 장소로 배송받을 수 있다. 온라인 전용 선물세트 물량도 작년 추석 때보다 30%가량 늘렸다.

롯데마트는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 매출이 전체 선물세트 실적의 40%에 달하는 만큼 사전 예약 구매 시 혜택을 강화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을 통한 사전 예약 구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예약 판매 기간 최대 100만원 상당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코로나19는 명절 선물 품목에도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지금껏 통조림 햄, 통조림 참치, 뷰티 선물세트 등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위생 및 건강기능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위메프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진행한 얼리버드 추석 기획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건강식품 카테고리가 전체 거래액의 약 37%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위생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오프라인서도 엿볼 수 있다. 이마트는 올해 처음으로 손소독제, 마스크, 손세정제 등으로 구성된 위생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또 코로나19 감염 공포가 커지자 지난 설에 약 20개 점포서만 진행했던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를 전 점으로 확대했다.

고객들은 가까운 이마트로 전화 상담을 통해 방문 일정을 잡고, 이마트는 예약된 일정에 맞춰 고객의 집(회사)에 방문, 상담 및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세트 구매 간편 서비스와 기프티콘 보내기 등도 새로 도입한다.

AK플라자는 올 추석을 앞두고 애경산업과 협업한 ‘AK덕분애(愛)’ 위생용품 선물세트를 2000개 한정으로 내놨다. 손소독제, 손소독 티슈, 핸드워시, 마스크 등이 포함됐다. 롯데마트도 개인 위생용품 선물세트를 처음으로 마련했다.

어색하나?
이색 풍토

건강기능용품은 최근 각광받는 이색 선물군으로 분류된다. 가격대가 다소 높게 형성돼있지만, 그에 걸맞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잠이 최고의 보약’이라는 말처럼 숙면이 심신의 건강과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로 꼽히면서 최근 숙면 용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특히 올바른 수면자세를 유도하는 기능성 베개의 경우, 양질의 수면은 물론 목이나 어깨 등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을 위한 이색 추석 선물로 주목받고 있다.

기능성 베개 제품은 정자세, 측면 자세에 상관없이 이상적인 베개 높이를 유지해준다. 또 베개 중앙부에 위치한 맞춤 절개라인은 개인마다 다른 머리 둘레, 머리 무게, 목 길이에 맞게 맞춰주고, 경추의 C자 곡선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준다.

40대 이후에는 피부 속 수분과 탄력이 급속도로 저하되는 등 피부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마련이다.

이 시기에는 집중적인 피부 관리가 필요하지만, 매번 숍을 방문하는 것도 중장년층 부모님들에게는 시간과 비용 측면서 부담이다.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면서 젊고 탱탱한 피부를 가꾸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집에서도 매일 간편하게 피부 관리를 할 수 있는 스페셜 홈케어 피부 미용기기 선물이 제격이다.
 

뷰티에 헬스를 접목한 신개념 피부미용기기 제품군은 피부관리숍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손쉽게 피부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마트 홈케어 제품이다. 피부 주름 개선, 모공 축소, 피부 탄력, 피부톤 개선, 노폐물 제거 등 다양한 피부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어, 매번 숍에 지출하는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실속 선물이다.

피부운동 마사지기는 피부에 가장 적합한 진공을 이용한 이완과 수축 작용을 통해 피부 속 진피층을 자극시켜 피부의 탄력을 되찾게 도와준다.

요즘 취미로 자전거를 즐기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자전거 라이딩은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전신 운동으로, 일상의 스트레스 해소와 더불어 관절에 큰 부담 없이 근력을 강화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남다른 선택
만족도 높아

특히 산악용 자전거의 안정성과 로드 자전거의 속도감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자전거가 인기다.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특수 프레임을 적용해 무게가 가볍고 적은 힘으로도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 자전거를 자주 접해보지 않은 중장년층에게 선물하기에도 적합하다.

터치 몇 번으로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는 사용법이 간단하고 착용 시 부담스럽지 않은 무게와 디자인을 갖추고 있어 부모님 세대 또한 큰 어려움 없이 활용할 수 있는 건강관리 제품이다. 무엇보다 운동, 수면 등 개인의 신체 활동 및 상태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간편하게 체크할 수 있어 꼼꼼하게 건강관리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선물 아이템 중 하나다.

이색 선물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천편일률적인 선택서 벗어나 차별성을 부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눈에 띤다. 코로나19 감염 공포가 커지며 본인이 선물을 받기 원하는 시간대와 장소를 설정할 수 있는 e쿠폰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온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가입자 3000명을 대상으로 추석 선물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50.1%)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e쿠폰을 선택했다.

골드바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이색 명절 선물이다. 주요 백화점서 순도 99.99% 최상급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으며, 한국금거래소가 품질을 보증하는 골드바는 3.75g부터 1㎏까지 구매할 수 있다. 상품 제작 기간은 7∼10일로 완성된 상품은 고급스러운 케이스에 보증서와 함께 담겨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배송된다.

평소 모바일 게임을 좋아하는 지인에게는 올인원 게임패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게임패드는 스마트폰 액정을 터치하는 대신, 조이스틱을 이용해 보다 섬세하고 정확도 높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반적으로 모바일 게임을 할 때 액정 터치만으로는 짜릿한 손맛을 느끼기 어렵지만, 게임패드를 이용하면 생동감 넘치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미디어 버튼을 활용하면 음악, 촬영, 스크롤 이동 등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들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온라인 주문 신개념 홈케어
차별성 부여하는 달라진 기류

전신 마사지권도 빼놓을 수 없다. 고급 호텔서 즐길 수 있는 스파 이용권은 단연 돋보이는 상품이다. 스파 전문가에게 받을 수 있는 특별한 마사지는 명절 연휴 동안 고되고 힘들었을 몸과 마음에 안정을 준다.

중장년층을 겨냥한 선물도 다변화되는 추세다. 노안은 누진다초점 안경 착용을 통해 간편하게 교정할 수 있다. 누진다초점 안경은 먼 곳부터 가까운 곳까지 하나의 안경으로 다 볼 수 있으며 외관이 일반 안경과 같아 미용상으로도 우수한 것이 장점이다.
 

▲ ▲ⓒpixabay

노안이 와도 돋보기를 착용하지 않는 대신 티나지 않게 착용 가능한 누진다초점 안경이 부모님 효도선물로 인기다.

검버섯 시술권도 이전까지 보기 힘들던 상품이다. 검버섯은 피부 노화와 자외선 때문에 생기는 색소 질환으로 얼굴과 목, 손등 등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에 생긴다. 검버섯은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해지며 한두 개 생기더라도 전체 피부톤에 영향을 주어 나이 들어 보이게 만드는데 시술을 통해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두께, 조직, 색 등 상태에 따라 가장 적절한 레이저를 선택한다면 통증 없이 5∼10분 정도 시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탈모는 중년의 젊음과 외모를 망치는 가장 큰 적이다. 갱년기 이후 탈모가 진행되는 어머니를 위한 부분 가발이 인기다. 폐경기 이후의 중년 여성 탈모는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나이 든 여성들이 신경쓰는 부분이다. 바깥 활동이 활발한 어머니에게는 부분 가발로 자신감을 선물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부모님이 탈모 때문에 고민이라면 부분 가발이나 탈모 관리 용품이 제격이다.

안마의자 역시 효도 선물로 각광받고 있다. 대여 서비스는 월 사용료를 지불하며 일정기간 제품을 빌려 쓰는 것으로, 고장 시 무상으로 점검해주거나 기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필터 등을 교체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각양각색
품목 다변화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절 선물을 주고 받는 개인 수요 증가로 받는 사람을 고려한 선물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이에 따라 선물 품목도 다양화되는 추세”라며 “여기에 1인 가구 증가, 코로나19 여파 등이 품목 다변화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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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