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현진영, 마음속 돌멩이를 던지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가수 현진영(본명 허현석)은 국내 힙합의 선구자로 불린다. 3대 가요 기획사 중 하나인 SM엔터테인먼트의 받침돌 같은 존재다. 그는 국내 연예계서 극단적 성공과 극단적 실패를 오르내리는 과정을 거치면서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냈다. 그 지난했던 30년의 과정을 집약한 저서 <외계인이 되고 싶다>가 출간됐다. 음악이라는 무기로 초능력을 발휘하는 외계인이 되고 싶다는 현진영은, 스스로를 재즈라 지칭했다. 
 

▲ 가수 현진영이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20대에는 힙합, 30대에는 재즈 힙합의 선구자로서 가요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가수 현진영이 도서 <나는 외계인이 되고 싶다>를 통해 마음속의 돌멩이를 던졌다. 반백 살의 나이, 데뷔 후 30여년의 기나긴 여정을 180여 페이지 안에 집약했다. 팟캐스트 <정영진·최욱의 매불쇼>서 ‘동네 바보형’으로도 불리며, 대중적인 이미지를 갖춘 그가 풀어 놓은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가요계 거장

‘꽃미남 가수’서 포용력을 갖춘 동네 형으로 오기까지 그가 걸어온 인생은 울퉁불퉁하지만 매우 희망적이다. 

“지금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힘들어 하잖아요. 힘들지만 다들 자기의 길을 헤쳐나가면서 살고 있는데, 제가 겪은 고난과 역경, 그리고 헤쳐나오는 과정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혼자 힘으론 아니었고, 가족이 있었기에 가능했는데, 많은 분이 ‘현진영도 하는데 나는 못해?’라는 생각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어요.”

책을 쭉 읽다 보면, ‘현진영도 했는데 나는 못해?’라는 말이 십분 이해가 간다. 5세부터 시작된 모친의 암 투병, 그로 인해 방치된 어린 시절, 13세 때 모친의 죽음, 호화스러운 삶에서 갑작스럽게 맞게 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 자살 시도, 국내 최고의 뮤지션서 나락으로 떨어진 뒤 성공과 실패를 거듭해온 그다. 부친의 죽음과 함께 그의 사랑을 알게 되면서 음악적 자신감을 얻고, 아내와의 만남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찾은 뒤 ‘밝은 현재’를 맞이한 현진영의 삶이 무척이나 묵직하게 다가온다. 


현진영 인생에 가장 중요한 존재는 부친이다. 그의 부친은 국내 최초의 재즈 피아니스트 허병찬씨다. 재즈를 가장 먼저 도입해 자비를 써가며 재즈의 저변을 넓힌 선구자기도 하다. 재즈 바닥서 현진영은 허병찬의 아들로만 통한다. 

<외계인이 되고 싶다> 발간
파란만장 인생 이야기 담아 

“어렸을 땐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컸죠. 어머니가 아프셨어요. 자식을 안 챙긴 건 아닌데, 자식 입장에선 양에 안 찼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픈 어머니한테 더 집중한 거죠.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안고 살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유품을 발견했어요. ‘현석이 학습용 테이프’요. 저는 아버지가 제게 음악을 안 가르쳐줬다고 생각했어요. 코드 하나 배운 게 없었거든요. 근데 사실 아버지만의 방식으로 가르쳐줬던 거예요. 느끼지 못했을 뿐이지. 아버지의 유품을 보고 나서 음악적으로 자신감을 가지게 됐어요. 국내 최고의 재즈 피아니스트에게 음악을 배웠다는 자부심이요.”

그리고 나온 음반이 4집 ‘스트릿 재즈 인 마이 소울(Street Jazz in My Soul)’이다. 수록곡 ‘소리쳐봐’는 당대의 많은 뮤지션들을 놀라게 했다. 음악적으로 현진영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명반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음반을 통해 힙합 뮤지션서 재즈 뮤지션으로 전환기를 맞는다. 
 

▲ 가수 현진영 ⓒ문병희 기자

“아버지가 늘상 하신 말이 ‘재즈는 내 자신이 재즈인 거야. 학문처럼 이용하려 하지 마’였어요. 무슨 말인지 몰랐어요. 남의 이야기처럼 들렸고. 이제는 스스로 ‘나는 재즈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 소리쳐봐 녹음할 때 40번 가까이 녹음을 했어요. 음반 네 개가 나올 비용을 한 곡에 투자한 거죠. 아버지는 설명도 없이 ‘다시 해’라고 하셨어요. 열받았죠. 설명이라도 해주든가. 아프신 아버지께 후레자식처럼 욕을 퍼부었어요. 그리고 얼마 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유품을 발견한 거죠. ”

“이제 돌이켜보면, 아버지는 제가 그때는 재즈를 하지 않길 바라셨던 것 같아요. 아직 재즈를 하기에 그릇이 작아 보였던 거죠. 이해가 되는 게, 나이를 먹고 ‘소리쳐봐’를 부르는데, 30대와 지금의 소리쳐봐는 차이가 있어요. 지금이 훨씬 더 농익었죠. ‘무념무상’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이것도 정답이 아닌 제 해석에 불과하지만, 그게 답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어요.”

“아버지가 걸어온 길을 걷고 있더라”
“음악은 슈퍼파워 희망 주는 외계인”


현진영이 스스로를 재즈라 부를 수 있는 건 곡을 만들 때의 노력 때문이다. 누구나 다 열심히 곡을 만들겠지만, 현진영의 노력은 특별하다. 무념무상을 만들 때, 절벽 끝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기 위해 서울역서 노숙을 감행한 그였다. 혼자 한 것도 모자라, 작사가에게도 노숙을 강요했으니 그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쉽게 가늠하기 힘들다. 

“아버지가 군인들 앞에서 연주하는데, 군대를 안 갔다 오셔서 그 마음을 알기 힘들다고 여겨, 추운 겨울에 이불만 덮고 밖에서 주무셨다고 해요. 그리고 연주를 했는데, 연주만으로 군인들이 다 울었다는 거예요. 재즈가 삶이라는 말은 거기서 나오는 것 같아요. 그 정신을 받아서 저도 그렇게 음악을 만들려고 하죠. 돌아보니 어느덧 아버지가 걸어온 길을 제가 걷고 있더라고요.”
 

▲ ⓒ문병희 기자

현진영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표현이 또 하나 있다. ‘외계인’이다. 달나라에 가고 싶은 게 아닌, ET처럼 특별한 능력이 있는 외계인이다. 음악이라는 무기로 초월적인 힘을 발휘하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외계인이 현진영이 생각하는 현진영이다. 

아이언맨

“죽음과 맞닥뜨렸던 두 번의 사건이 있었어요. 그때부터 가치관이 달라졌어요. 죽는 것도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을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고, 삶을 살아오면서 제게 음악이라는 슈퍼파워가 생겼어요. 현진영이라는 외계인이 혼란에 빠진 사람들을 음악으로 구출하는 것을 언제나 꿈꿔요. 마치 희생을 통해 우주를 지킨 아이언맨처럼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외계인으로 살고 있고, 그렇게 살아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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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이 지핀 노태우 비자금 수사 키포인트

노소영이 지핀 노태우 비자금 수사 키포인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군사정권범죄수익국고환수추진위원회(이하 환수위) 등이 노태우 일가 세무조사에 관해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과정서 불거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 메모 사건에 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지난달 26일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아들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을 고발한 5·18기념재단 관계자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세기의 이혼 흑역사 불러 재단이 지난 10월14일 범죄수익은닉규제법·조세범 처벌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지 한 달여 만에 본격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노태우 일가를 둘러싼 부정 은닉재산 의혹 등 실체 규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노 전 대통령이 조성한 비자금 규모는 약 4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추징된 금액은 2628억원에 그친다. 재단 측은 지난 10월14일 대검찰청에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소송 항소심 과정서 법원에 증거로 제출된 김 여사의 ‘선경 300억’ 관련 메모에 기재된 전체 금액이 904억원이라면서 노 전 대통령 일가가 은닉한 비자금이 127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와 노 관장, 노 원장을 조세범처벌법·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원순석 5·18재단 이사장은 고발 당시 “올바른 정의와 역사를 정립하기 위해 고발장을 접수하게 됐다. 피의 대가로 권력을 장악해 부정부패를 통한 비자금을 조성하고 세습해 자식들에게 넘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904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차명으로 보관하거나 대여금, 투자금 형식의 채권, 금고 등에 은닉해 국가에 환수당하지 않으려 과세 관청에 신고하지 않았고 이를 통해 상속세도 포탈했다”며 “상속세 포탈 금액이 연간 5억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처벌 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단은 이들이 노 전 대통령의 유산이 연희동 자택이 유일하다고 하는 등 추징 이후 부정 축재한 은닉재산이 없는 듯이 가장해 왔으나 재판 과정서 904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차명으로 보관하거나 대여금 및 투자금 형식의 채권, 금고 등에 은닉해 왔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은닉재산에 대해 최근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 과정서 피고발인인 김 여사가 2000~2001년까지 약 210억원에 이르는 비자금을 차명으로 불법 보관하다가 다시 한번 보험금으로 납입해 자금을 세탁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비자금 4600억” 정재계 증언 이어져 5·18 관계자 고발로 부인·남매 소환 재단 측은 추징금 완납 이후에도 비자금 관련 뇌물죄 수사 및 추징이 어렵다는 사실을 이용해 그동안 은닉했던 불법 비자금 총 152억원을 피고발인 노 원장 명의로 공익법인에 기부해(동아시아문화센터 147억원, 노태우 재단 5억원) 다시 한번 자금을 세탁하고 자녀에게 불법 증여한 것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옥숙 여사가 보관한 1991년 메모와 약속어음을 근거로 비자금이 SK 측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봤다. 김 여사의 메모에 ‘선경 300억’이라고 적혀 있었고, 선경건설 명의로 발행된 50억원짜리 약속어음 6장을 증거로 내세웠다. 이후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 쪽으로 흘러 들어가 그룹의 종잣돈이 됐다고 판단했다. 또 이 자금이 당시 태평양증권(현 SK증권) 인수 등에 쓰였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노 관장의 ‘내조 기여’가 2심 재판 과정서 과다하게 부풀려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최 회장 측도 지난 8월 상고이유서를 제출하며 이 부분에 대한 여러 오류를 문제 삼았다. 노태우정부 시절 경제수석, 민주자유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매체를 통해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서 김옥숙 여사가 보관해 온 선경건설 명의의 약속어음은 노 전 대통령의 노후 자금’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노태우 자금 문제를 관리하는 이원조씨가 있는데 사돈 기업에 통치 자금 이야기를 해 (선경서 노태우 측에)꾸준히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태우 전 대통령 측에서 퇴임 이후에도 이게 과연 제대로 줄 것이냐 이런 부분에 대한 의문이 있어 이를 확약하는 증표로서 일단 뭘 좀 주라고 해서 어음 자체를 준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씨는 5·6공 시절 ‘금융계의 황제’로 불렸다. 노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모아 전달한 혐의로 대법원서 징역 2년6개월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준 돈? 받은 돈! 실제 어음 발행일은 노 대통령의 퇴임 이틀 전인 1992년 12월로 알려졌다. 선경건설이 당시 발행한 50억원짜리 약속어음 실물 4장은 1995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자금 수사와 재판에선 드러나지 않았다가 이번 이혼소송 과정서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후광’이나 ‘비자금’이 SK의 성장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판결했다. 노 관장 측 역시 같은 맥락의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노 관장 측의 기여도가 크다고 보고, 최 회장이 1조3808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최 회장 측은 항소심 판결에 즉각 반발했고, 최근 상고심 시작에 앞서 500여쪽에 달하는 상고이유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상고이유서에 따르면 다양한 쟁점 가운데 핵심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및 후광 등은 SK그룹의 성장 과정에 오히려 손해가 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SK 2인자’ 손길승 명예회장은 반박했다. 그는 진술서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선경건설의 약속어음은 태평양증권 인수와는 무관하고, ‘받았다’는 의미인 차용증은 ‘주겠다’는 의미의 약속어음이라며 노 관장 측 주장에 반박했다. 이는 김 전 위원장의 전언과도 일치된다. 손 명예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심부름을 하던 이원조 경제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지낼 거처와 생활비 등을 요구해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전달했다”며 “정권 말이 되니 퇴임 후에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증표를 달라고 요구해 어음으로 준 것”이라고 밝혔다. 노 관장이 법원에 제출하면서 확인된 김 여사의 비자금 메모, 지난 2007~2008년 적발했지만 덮은 214억원+α, 지난 2016~2021년까지 동생 노재헌이 이사장으로 있는 동아시아문화센터로 기부된 147억, 2023년 노태우센터로 출연된 5억 등 노태우 일가의 불법 비자금 은닉, 돈세탁, 불법증여는 현재진행형이다. 검찰은 고발 내용과 경위 등을 확인하는 한편 조사 내용을 토대로 노 관장 등 노태우 일가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심우정 검찰총장이 국회 국정감사서 노태우 일가의 비자금 은닉 관련 직접 수사 의지를 피력한 만큼 실체 규명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후 자금 시드머니 정재계는 물론 시민단체서도 더 이상 늦어지면 안 된다며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수사가 한 달이 지나도 진척이 없자 환수위는 지난 22일에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검찰 수사 촉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환수위는 노 전 대통령 가족들이 진행 중인 ‘노태우 위인화 사업’에 “적게는 수억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수위 역시 노 관장 등을 범죄수익은닉 및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이어 “노 관장은 노 전 대통령 범죄수익의 은닉과 증식을 도모한 가족공범이기 때문에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인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환수위는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노태우 일가가 해외서 굴리는 자금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추가 고발도 예고했다. 또 환수위는 지난달 25일 열린 <만화로 읽는 인물이야기, 대통령 노태우> 출판기념회에 사용된 비용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계서도 노 관장이 직접 불법 비자금이 있다고 밝힌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조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노 관장을 직접 소환해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노소영 관장은 불법 비자금 관련 논란이 불거진 이후로도 국정감사에 불참하는 등 전혀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행사에는 참석하고 있다”며 “불법 비자금에 대해 떳떳하다면 직접 설명하고, 조사에도 철저하게 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300억 메모’꺼낸 노 관장 자충수 “네오트라이톤 뒤져야” 의혹 제기 정치권서도 ‘노태우 비자금’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다.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은 지난달 8일, 노태우 일가의 은닉 자금은 김옥숙 여사의 904억원을 비롯해 차명으로 보관한 210억원 규모의 보험금, 동아시아문화센터 기부금 147억원 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도 지난달 24일 “노재헌 원장 측근의 명의로 설립된 네오트라이톤이 부동산 분양 및 임대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이 회사가 운영되는 데 있어 비자금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8일 법무부 국정감사서 ‘6공화국 비자금’과 관련해 “(전체 비자금 추정 규모 대비)일부만 환수되고 1400억원이 붕 뜬 상태였는데, 최근 소송서 밝혀진 904억 메모, 152억 기부금 등 비자금 은닉 정황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며 “불법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할 방안을 마련해 종합감사까지 보고할 것”을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주문한 바 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노태우 일가 관련 자금 흐름을 국세청 홈택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살펴보는 과정서 노태우 일가가 최대주주인 회사를 발견했다. 노 원장의 최측근 명의로 설립된 부동산 임대·매매업을 영위하는 ㈜네오트라이톤이라는 회사를 파악하게 됐다. 노 원장은 네오트라이톤의 지분 60%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네오트라이톤에는 최초 설립 이사부터 전·현직 임원 등에 노 원장의 측근이 다수 포함돼있었다. 언론을 통해 노재헌 원장과 홍콩서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을 받는 김정환씨, 그리고 비자금 세탁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노 원장의 공익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의 과거 이사장인 채현종씨도 포함돼있다. ‘주식회사등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 개정 전 마지막으로 공시된 ‘네오트라이톤 201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노 원장을 포함한 총 2~3인의 주주단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무이자·무담보 형식으로 회사에 대여해 줬다. 네오트라이톤은 현재 자본금이 1660만원에 불과한데 주주와 은행의 차입금으로 토지 구매, 건물 건설, 분양 및 임대 등을 통해 수익을 내는 사업 구조다. 불똥 튄 남동생 김 의원은 “노태우 일가는 비자금 일부만 추징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마저도 납부 여력이 없다며 사돈과 친척을 통해 추징금을 대납시켰다고 하는데, 이후 어머니 김옥숙씨는 아들 공익법인에 147억을 출연했다”며 “노태우 일가의 자금 출처와 흐름이 비정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노재헌 원장은 지난달 16일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서 공익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를 통해 비자금을 세탁하고 부동산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