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릴’ 유나이티드 2세 승계 막전막후

14년 경영수업…부친 명맥 이을까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중견 제약사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경영 승계에 나서는 모양새다. 최근 창업주는 자신의 보유 주식을 장남에게 증여했다. 회사는 2세 경영에 안착할 수 있을까.
 

▲ 강덕영 유나이티드 대표이사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창업주는 강덕영 회장이다. 제약사 영업사원으로 뛰던 그는 지난 1987년 락희제약을 인수,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을 세웠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 2009년과 2010년 ‘포브스 아시아 200대 유망 기업’에 선정된 바 있다.

성장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5개 계열사를 갖춘 중견 제약사가 됐다. 회사는 3년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1970억원, 2119억원, 2213억원 등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양호하다. 최근 3년간 적자를 기록한 바 없다. 영업이익은 317억원, 377억원, 344억원 등을 보였다. 순이익의 경우 278억원, 316억원, 309억원 등을 나타냈다.

올해에도 비슷한 실적이 예상된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 2분기 누적 매출 1040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5.3% 하락했다. 다만 내실은 개선된 모양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18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간과 비교했을 때 21.4% 상승했다. 순이익 역시 160억원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1.4% 증가했다.

강 회장은 33년째 회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강 회장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최대주주기도 하다. 그는 25.7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부인 박경혜씨에게도 0.06% 지분이 있다.

강 회장은 슬하에 2남1녀를 뒀다. 장남은 강원호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다. 강 대표는 부친 다음으로 많은 5.44%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장녀 예나씨와 차남 원일씨는 각각 0.06%, 0.07% 지분을 갖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승계 작업에 돌입한 모양새다. 강 회장의 뒤를 이을 인물은 장남 강 대표로 보인다. 최근 강 회장은 강 대표에게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지분을 대량 증여했다.

1987년 창업해 중견 제약사로 성장 
강덕영 회장 장남에 지분 대거 증여

강 회장은 지난5월22일 강 대표에게 35만3000주를 증여했다. 주당 1만7500원으로 61억7000만원 규모다. 강 회장은 기존 453만7089주서 418만4089주로 줄어들었다.

강 대표는 기존 53만400주서 부친의 지분 증여로 인해 88만3400주까지 회사 지분을 끌어올렸다.


지분율로 따져봤을 때 강 대표의 입지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강 대표는 강 회장에게 주식을 증여 받기 전 지분율은 3.27%였고, 이후 5.44%까지 상승했다.

강 대표는 강 회장의 대량 증여를 계기로 재단법인 유나이티드문화재단(5%)을 뛰어 넘어 회사 2대주주가 됐다. 강 회장 지분은 27.95%서 25.76%로 하락했다.

강 대표는 2007년 10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코스피에 상장되면서 최초 1만주(0.07%)로 시작했다. 앞서 강 대표는 2003년부터 2년간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에서 근무한 뒤, 2006년 회사 구매·공무 파트로 입사했다.

강 대표의 지분에 변화가 발생한 시기는 지난 2009년이다. 당시 강 회장은 강 대표에게 50만주를 증여했다.

이후 강 대표 지분에는 특별한 변동이 없었다. 지분 변동이 일어난 때는 지난 2014년이다. 강 대표는 그 해 1월 무상 신주 취득을 통해 1만200주를 확보, 52만200주를 갖게 됐다. 이후 강 대표는 그 해 3월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 한국유나이티드 스마트 공장

강 대표는 이듬해인 2015년 9월 조모로부터 1만200주를 증여받게 됐다. 강 대표는 모두 53만400주를 보유하게 됐고, 강 회장의 증여로 현재 88만3400주를 확보한 상태다.

강 대표는 2014년 한국유나이티드 대표가 됐고, 2017년 주주총회를 통해 재선임이 의결됐다. 올해 역시 강 대표는 대표이사로 재선임되면서 3연임에 성공하게 됐다.

강 대표는 2006년 입사 이래로 14년째 재직 중이다. 1976년생인 그는 연세대학교 노어노문학과 학사를 거쳐 동 대학원 국제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강 대표는 유나이티드제약에 재직하면서 아주대학교 약학대학원 박사 과정도 수료했다.

2세 강원호 대표 회사 2대주주로
남매회사 내부거래 비중 감소세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주주명단에는 오너 일가 외에 관계사와 특수관계 회사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나이티드인터팜 ▲한국바이오켐제약 ▲케일럽멀티랩 ▲유엠에스엔지니어링 등이다.

유나이티드인터팜과 한국바이오켐제약 그리고 케일럽멀티랩은 지난 3월말 기준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0.07%서 0.1%로 모두 올렸다. 유엠에스엔지니어링은 0.0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유나이티드인터팜은 강 회장 일가(47.28%), 한국유나이티드제약(44.39%), 유나이티드문화재단(8.33%) 등에서 모든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주로 약품유통업을 영위한다. 지난해 회사 매출액은 291억원으로 영업이익은 40억원, 순이익은 3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바이오켐제약은 강 회장 자녀들의 개인회사로 볼 수 있다. 한국바이오켐제약 지분구조는 강 대표(44%), 원일씨(41%), 예나씨(15%) 등으로 모두 100%다.

회사는 원료의약품이나 완제의약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한다. 지난해 회사 매출액은 직전년도에 비해 24.93% 증가한 401억원이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7.43%, 1.23% 늘어난 67억원, 56억원이었다.

한국바이오켐제약 매출 절반 가까이는 특수관계자 거래서 비롯됐다. 지난해 매출액 401억원 가운데 한국유나이티드제약서 발생한 매출은 193억원으로 전체의 48.28%에 해당한다.

가족 회사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바이오켐제약의 내부거래 비중은 61.23%(127억원/207억원)·49.29%(133억원/271억원)·60.74%(179억원/295억원)·56.53%(181억원/321억원) 등이었다. 지난해 비중이 50% 아래로 떨어진 점을 미뤄봤을 때, 내부거래는 감소세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의약품 시험검사기관 케일럽멀티랩은 지난해 적자회사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12억원으로 직전년도에 비해 4억원가량 감소했고, -3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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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