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스타트업의 성장과 발전에 앞장선다

▲ 지난 10월14일 서울 서초동 현대카드 스튜디오블랙서 열린 MIT Startup Showcase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30여년 전 제가 메사추세츠공과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이하 MIT) 경영대학원서 공부하던 당시부터 코딩은 이미 필수적으로 배워야 하는 과정이었어요. 교수님들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t·이하 AI) 시대가 곧 다가올 테니, 코딩을 필수적으로 알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밤을 새워 코딩을 공부하고 시험도 봤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 10월14일, 서울 서초동 현대카드 스튜디오블랙서 현대카드와 MIT 산학협력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2019 MIT Startup Showcase in Seoul(이하 MIT Startup showcase)’에 참석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모여든 120여명의 청중들을 향해 이렇게 인사를 시작했다.

MIT Startup showcase는 MIT의 산학협력단이 글로벌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유망 스타트업들이 많이 모여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등에서 MIT가 배출한 많은 테크(tech) 스타트업들을 소개하고 이들과의 협업에 관심이 있는 기업과의 협업, 이른바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모색하도록 돕는 행사다. 서울서 열리는 MIT Startup showcase는 이번이 처음이다.

배제완 MIT 산학협력단 한국 프로그램 단장은 “이번 행사의 주제를 블록체인(blockchain)·AI·머신러닝(machine learning)·데이터 분석 등 이른바 금융의 디지털화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기술들로 잡은 만큼, 관련 분야에서는 한국서 가장 선두에 있는 현대카드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MIT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현대카드를 선택하다

MIT 산학협력단은 다양한 심포지엄과 컨퍼런스 등 스타트업과 관련한 많은 행사를 연다. 스타트업들이 최신의 기술을 빨리 이해하고 접목해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해 시장 상황에 뒤쳐지지 않도록 돕기 위해서다. MIT Startup showcase는 이렇게 뛰어난 스타트업들이 보유한 기술과 상품 혹은 서비스들을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발전시키고 더 큰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MIT는 70여년 전인 1948년 MIT ILP(Industrial Liaison Program)를 설립해 현재는 1800여개에 달하는 MIT 출신 스타트업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배제완 단장은 “MIT는 이를 ‘MIT 이노베이션 에코시스템(MIT Innovation Ecosystem)이라고 부른다”며 “이미 한국 출신의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MIT 스타트업들에 관심을 갖고 이 에코시스템에 합류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도 AI, 데이터 등 관련 분야의 MIT 출신 스타트업 8개가 참석했다. 이들은 5분씩 각자의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여러 국내 대기업들과 벤처캐피탈(VC)들도 참석해 이들의 소개를 들었다. 현대카드서도 AI 서비스팀, Growth마케팅팀, Data Application팀 등이 ‘dMetrics’ ‘Posh Technologies’ ‘Cerebri AI’ 등 6개의 스타트업과 미팅을 통해 오픈이노베이션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스튜디오블랙에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 가운데서도 인공지능(AI) 기반의 대화형 플랫폼 서비스업체 ‘코노랩스’와 해외송금 서비스업체 ‘모인’ 두 곳이 이번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스튜디오블랙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스튜디오블랙을 통해 입주 스타트업들이 외부 기업과의 네트워킹 기회를 늘려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입주기업들의 성장이 장기적으로는 스튜디오블랙의 가치를 높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MIT 교수진과 현대카드가 말하는 데이터 사이언스의 미래

이번 MIT Startup showcase에서는 스타트업들의 네트워킹 기회뿐 아니라 AI, 디지털 화폐, Data 분석 기술 등과 관련해 저명한 MIT 교수진의 강의도 들을 수 있었다. 마이클 케이시(Michael Casey) MIT 디지털 화폐연구소 및 미디어랩 수석 고문이 ‘진실을 말하는 기계: 블록체인 그리고 모든 것의 미래(The Truth Machine: The Blockchain and the Future of Everything)’, 데버랏 샤(Devavrat Shah) MIT 전기공학·컴퓨터과학 교수가 ‘단 한번의 클릭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하기(AI Driven Decisions Within Clicks)’, 닉 메이어(Nick Meyer) MIT 기업가 정신센터 강사가 ‘AI 직접 해보기(Operationalizing AI)’를 주제로 각각 강의했다.


현대카드서도 배경화 AI 사업본부장이 나서 ‘현대카드의 데이터 플레이(Data Play of HyundaiCard)’를 주제로 그간 현대카드가 어떻게 데이터에 대해 고민하고 또 관련 기술을 발전 시켜 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배 본부장은 “현대카드는 현재 780만 고객과 160만 가맹점으로부터 연간 15억건의 거래를 통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 데이터들을 분류한 후 날씨나 위치 등 이른바 맥락(context)를 덧씌워 고객이 처한 상황에 따라 고객에게 최적화한 혜택을 제공하는데 우리는 이걸 ‘초맞춤형(Super Customization)’ 서비스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초맞춤화는 정태영 부회장이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IBM THINK 2019서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맞춤화된 채널을 통해 맞춤화된 시간에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배 본부장은 이와 함께 “초맞춤화는 AI를 기반으로 분석한 고객 데이터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있어야만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며 고객 데이터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는 최근 5년간 발생한 수익의 35%, 약 3000억원을 AI를 통한 데이터 분석·활용 기반 구축에 투자했다”며 “그 결과 획득한 데이터를 3초 안에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큐레이션(data curation)이라는 영역을 개척했다”고 말했다.

이어 “온다던 AI의 시대가 대체 언제 오나 했는데, 다행히도 은퇴 전에 그 때를 맞아 이렇게 AI를 접목한 ‘뉴 카인드 오브 데이터 사이언스(a new kind of data science)’를 실현해 볼 수 있게 됐다”며 “MIT 출신 및 국내 스타트업들의 뛰어난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이번 자리서 참석한 모두가 의미 있는 오픈이노베이션의 기회를 얻어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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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