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이지바이오 승계 플랜

지주사 다듬고 황태자 앉힌다

[일요시사 취재 1팀] 김정수 기자 = 이지바이오 그룹이 지주사 전환에 나선다. 경영 승계의 마지막 단추다. 이제 갓 마흔이 된 오너 2세는 창업주의 뒤를 이어 그룹 전반을 주무를 예정이다.
 

▲ 이지바이오 직산공장(충남 서산시 소재)

이지바이오는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자랑하는 코스닥 상장 중견기업이다. 의약품과 동물약품, 기능성 식품의 원료 개발과 제조·판매를 영위한다. 특히 농축산식품 분야와 관련이 깊다. 이지바이오는 ‘생물자원산업’을 모토로 한다.

중견기업
생물자원

창업주는 지원철 회장이다. 지 회장은 지난 1988년부터 회사를 세우고 대표이사를 맡았다. 각자 대표체제로 회사를 이끌어오던 지 회장은 2017년 2월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자리를 채운 건 오너 2세 지현욱 대표. 지 대표는 부친을 대신해 김지범 대표와 경영을 챙기기 시작했다. 현재 지현욱·김지범·황일환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 중이다.

지 대표가 이지바이오에 처음 발을 담군 때는 2013년이다. 지 대표는 그해 입사해 4년 뒤인 2017년 2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야말로 ‘초고속 승진’이었는데 ‘최연소’라는 타이틀까지 챙겼다.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495개사 최고경영자(CEO) 676명 가운데 조사대상이 된 47개 식음료업체서 지 대표는 최연소 대표이사로 꼽혔다.

이지바이오는 지난 4일 지주회사 전환을 선포했다. 회사 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겠다는 것. 이지바이오는 내년 5월1일 투자회사(이지홀딩스)와 사업회사(이지바이오)로 나뉠 예정이다.


투자사와 사업사의 합병비율은 0.96 대 0.44이다. 오너 부자와 특수관계인들은 분할에 따라 이지홀딩스와 이지바이오 지분을 30.51%씩 쥐게 된다. 이지바이오 지분은 지 대표(16.69%)와 지 회장(11.60%) 등을 비롯해 특수관계인들이 30.51%를 쥐고 있다. 이지바이오는 자사주가 없기 때문에 이지홀딩스 등에 대한 지분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수직계열화된 그룹이 지주사로 변형되면서 오너 2세의 승계도 함께 매듭지어질 전망이다.

수직 계열화로 오너 2세 안착
이제 갓 마흔…믿어도 될까?

이지바이오는 3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상장사만 7개다. ▲이지바이오 ▲옵티팜 ▲팜스토리 ▲우리손에프앤지농업회사법인(이하 우리손에프앤지) ▲마니커 ▲마니커에프앤지 ▲정다운 등이다. 그룹 역점 사업이 생물자원산업인 만큼 핵심 계열사들도 이와 연관이 깊다.

옵티팜은 동물약품과 생명공학을 다룬다. 지난 2000년 설립됐고, 최대주주는 이지바이오(31.12%)다. 동물을 이용한 인공장기 모델 개발이 눈에 띤다. 지 회장과 지 대표는 이곳의 상근이사다.

회사는 지난해 1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7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지난해 16억원 손실에 비해 개선됐다. 올해 실적은 하락세다. 옵티팜의 올해 3분기 누적 손실은 7억원으로 직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적자 폭이 3억원 늘었다.

팜스토리는 양돈 사료와 축산물 유통을 수행한다. 팜스토리는 10개의 종속회사를 갖고 있다. 상당한 규모다. 이 중 7개사는 러시아 소재 법인으로 대부분 곡물 재배를 담당한다. 최대주주는 이지바이오(49.93%)다. 지 대표에게도 0.72%의 지분이 있다.

팜스토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9200억원이다. 회사는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을 봤지만 매년 감소세를 보인다. 235억원, 205억원, 192억원 순이다. 올해 실적은 기대할 만하다. 팜스토리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096억원, 2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6억원, 25억원씩 증가했다.


초고속 승진
최연소 대표

우리손에프앤지는 양돈사업과 축산물 가공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10개의 종속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2개가 필리핀 소재인데 주로 축산업과 관련 있다. 지 회장은 기타 비상무이사로, 지 대표는 사내이사로 활동 중이다. 최대주주는 이지바이오(37.10%)다.

우리손에프앤지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최근 3년간 연결 기준 매출은 1867억원, 2097억원, 2368억원 등이었다. 영업이익은 271억원서 414억원까지 뛰었지만, 지난해 203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실적 개선 여부에는 물음표가 찍힌다. 우리손에프앤지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6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66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01억원, 49억원씩 감소했다.
 

▲ 이지바이오 입장공장(충남 천안시 소재)

닭고기 업체 마니커는 이지바이오 계열사 가운데 잘 알려진 업체로 꼽힌다. 이지바이오는 지난 2011년 마니커를 인수했다. 마니커는 양계업을 운영하고 있는 에스앤마니커를 종속회사로 뒀다. 최대주주는 이지바이오(26.64%)다. 지 회장과 지 대표는 마니커의 사내이사다.

마니커는 최근 3년간 연결 기준 2298억원, 2546억원, 26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2017년 34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듬해 6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환했지만 지난해에는 4억원에 그쳤다.

계열사
수직화

올해 실적은 흐릿한 편이다. 마니커는 3분기 누적 매출액 1868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1억원 줄어든 수치다. 영업손실은 대폭 상승했다. 지난해 동기간 15억원의 손실은 65억원으로 늘었다.

마니커에프앤지는 육가공 제품을 생산한다. 최대주주는 팜스토리(74.20%)다. 2017년 858억원 매출서 지난해 994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2억원서 62억원으로 올랐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40억원, 3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9억원, 15억원 하락했다.

정다운은 ‘오리계열화 업체’다. 종속회사 제이디팜을 통해 오리를 기른다. 이후 오리를 도축하고 제품화해 전국으로 유통한다. 최대주주는 이지바이오 (33.64%)다.

정다운의 영업 실적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연결 기준 매출을 살펴보면 577억원, 805억원, 105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다. 32억원, 110억원, 124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2016년 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2017년과 지난해 98억원, 9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실적도 기대할 만하다. 정다운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952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70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4억원 줄어든 39억원에 그쳤다.


7개 상장사·30개 계열사 지배력↑
금산분리…금융계열 지분 해소 주목

이지바이오는 1개 상장사를 제외한 모든 상장사의 최대주주다. 이지바이오가 지주사 체제로 나아간다면 지 대표의 그룹 지배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지 대표는 지주사 전환과 경영 승계를 위해 발걸음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 대표는 최근 ▲이앤인베스트먼트 ▲이앤벤처파트너스 등에서 맡고 있는 직책을 내려놨다. 금산분리의 원칙이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사는 금융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이앤인베스트먼트와 이앤벤처파트너스는 각각 여신금융업체와 창업투자회사다.
 

지 대표는 지난 9월까지만 하더라도 이앤인베스트먼트의 기타비상무이사, 이앤벤처파트너스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회사의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지 대표는 이사직서 내려왔다.

지 대표는 2013년 3월 이앤인베스트먼트 기타비상무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3년 단위로 중임했다. 올해 3월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지난 10월 해당 직책서 물러났다. 이앤벤처파트너스서도 지 대표는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지만 같은 달 사임했다.

금융사
정리는?


지 대표의 이앤인베스트먼트와 이앤벤처파트너스 사임 날짜는 지난 10월15일로 동일했다. 결국 잡음 없는 지주사 전환과 승계에 방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두 회사의 지분 정리도 주목된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사의 금융자회사 주식 보유는 금지된다. 일반 지주사 전환 이후 2년 내로 지분관계를 정리해야 한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ASF 테마주’ 이지바이오 시세차익?

이지바이오의 계열사 마니커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후 테마주로 급등했다.

마니커 최대주주인 이지바이오는 지난 9월24∼25일 자사 주식 981만273주를 장내 매도, 이를 같은 달 30일 장 마감 이후 공시했다.

세부적으로 이지바이오는 24일 마니커 주식을 주당 1520원에 558만297주, 25일 1567원에 422만9976주를 각각 처분했는데 이틀간 주식 처분 금액은 무려 151억원에 달했다.

아프라카돼지열병 이전 마니커 주식은 800원대를 횡보했으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소식 직후 상한가를 기록, 1000원대로 수직 상승했다.

이지바이오의 지분 처분이 공시된 직후인 지난 10월1일 주가는 전 거래일과 비교해 약 12% 하락했다.

주식 매각 자체를 불법으로 볼 수 없지만, 소액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손실을 입게 되면서 눈총을 받았다.

이지바이오 주식은 지 대표(16.69%)와 지 회장(11.60%)을 포함해 특수관계인들이 30.51%를 보유하고 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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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