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앞 등불’ 타다의 앞날

혁신? 불법? 기로에 서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한국형 모빌리티 산업의 선봉장 격인 ‘타다’가 난처한 상황에 봉착했다. 이재웅·박재욱 대표는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관계 부처의 잡음 가운데 재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타다의 운명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걸까.
 

지난달 28일 검찰은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 운행을 불법으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김태훈 부장검사)는 이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양벌 규정에 따라 쏘카와 VCNC 등 회사법인도 재판에 넘겨졌다.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쏘카는 VCNC를 자회사로 두고 타다를 운영 중이다.

추락이냐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임차한 사업용 자동차를 유상 운송에 사용하거나 알선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사업을 위해선 국토교통부장관이나 광역자치단체장의 면허를 받거나 시·도지사에게 등록해야 한다.

쟁점은 렌터카와 유사택시였다. 타다를 현행법상 운수사업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검찰은 타다를 운전자 알선이 허용되는 자동차 대여사업이 아닌 유료 여객 운송사업으로 봤다.

반면 쏘카 측은 렌터카 사업자의 운전자 알선에 대한 예외조항을 들어 합법이라고 주장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승차정원 11인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자동차의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고 있다.


또 VCNC는 타다가 렌터카에 기사를 알선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업으로 면허규정과 관계 없다고 반박했다.

택시업계는 예외조항 입법 취지를 왜곡한 ‘불법 택시영업’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개인택시조합 전·현직 간부들은 불법 택시영업과 관련, 지난 2월 이 대표와 박 대표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쏘카와 타다는 당시 입장문을 배포해 “국민 편익 요구와 새로운 기술 발전에 따라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며 “타다는 앞으로 재판을 잘 준비할 것이며 법원의 새로운 판단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검찰 불구속 기소, 내달 재판
렌터카 vs 유사택시 핵심 쟁점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호소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의 연설을 다룬 기사를 첨부했다. 문 대통령은 행사서 “우리 개발자들이 끝없는 상상을 펼치고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함께하겠다”며 “인공지능(AI) 분야를 국가 차원의 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은 법으로 금지되지 않은 것은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제도로 전환하고, 규제의 벽을 과감히 허물어 AI 기술을 세계서 가장 빠르게 발전시키겠다고 오늘 얘기했다”며 “오늘 검찰은 타다와 쏘카, 그리고 두 기업가를 불법 소지가 있다고 기소했다”고 비판했다.

각 기관의 장들도 줄줄이 우려를 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0월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신산업 육성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 같아 굉장히 걱정된다”고 밝혔다.
 

▲ 이재웅 타다 대표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역시 “사법적으로 접근한 것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검찰이 너무 전통적 생각에 머문 것이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김상조 청와대실장도 같은 날 “저도 당혹감을 느꼈다”며 “대통령이 큰 비전을 말한 날이었는데 공교로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 당국의 지적이 나오자 대검찰청은 지난달 1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 당국에 사건처리 방침을 사전에 알린 뒤 처분했다”고 밝혔다. 대검은 당국의 정책 조율을 이유로 사건 처분의 연기를 요청했다고도 했다. 기간이 훨씬 지날 때까지 정부가 결론을 내리지 못해 기소 처분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도 즉시 입장자료를 냈다. 법무부는 “지난 7월18일 대검서 타다 고발 사건 처리 관련 보고가 있었다”며 “전날 국토부의 택시제도 상생안 발표가 있었고, 택시업계와 타다 측이 협의 중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검찰에 1∼2개월 처분 일정 연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기소 당일 사건 처리 전에 대검으로부터 예정 보고를 받은 사실도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 따라 업계 요동
관계부처 잡음도 들려

그러나 대검은 “7월에 법무부로부터 조정이 필요하니 1개월만 기다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법무부의 ‘1∼2개월 처분 일정’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금시초문이라고 반박했다. 사건과 관련해 7월에 이야기를 들은 적 없다는 것이다. 이후 대검에선 자신들의 정부 소통 창구가 법무부였다고 해명했다. 법무부서도 뒤늦게 검찰 측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인정했다.

각 부처 간 잡음 속에서 타다는 재판을 받게 됐다.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다음달 2일 이 대표와 박 대표의 첫 공판기일을 연다. 함께 기소된 두 법인도 재판을 받는다.
 

한편 주무부처 수장인 김 장관은 시민단체로부터 검찰 고발을 당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달 13일, 김 장관과 김경욱 국토부 2차관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타다가 검찰에 기소됐는데 행정처분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해당 시민단체는 그동안 타다가 편법 운영 중이었지만 단속하거나 규제하지 않은 것을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또 검찰 기소 이후에도 국회 입법 때까지 타다에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직권남용이라고 강조했다.

비상이냐

해당 시민단체는 “택시업계 종사자 피해를 고려해 현행법을 우선 적용해서 행정 조치를 집행했어야 했다”며 “그런데도 일방적으로 타다 측 논리에 매몰돼 불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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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