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 속’ 섬마을 살인사건 전말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10.21 11:31:05
  • 호수 12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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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죽었고 용의자도 죽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강화도의 한 자택서 80대 할머니가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웃 주민은 한 달 전 이미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와 유력 용의자는 땅 문제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강화도에 있는 한 작은 마을서 80대 A씨가 숨지는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마을은 강화도 북단으로 북한과 맞닿은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인근이다. 또 해병대 초소 2개를 지나야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7가구 10여명이 사는 곳으로 알려졌다.

머리 가격당해

지난 12일 인천 강화경찰서에 따르면 인천시 강화군 1층짜리 단독주택에 혼자 살던 할머니 A(84)씨가 지난달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일요신문>에 따르면 A씨 아들은 어머니가 전날 오후 7시30분경 전화를 해도 무응답이었다. 다음날 오전 6시20분경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아 이웃 주민인 B씨에게 확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B씨는 A씨 아들과 동갑내기 친구로, A씨 집과 약 5m 떨어져 사는 주민이었다.

A씨 아들의 부탁을 받은 B씨는 A씨 집 문을 열자마자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피로 흥건해 있는 A씨를 발견한 뒤 A씨를 건드리며 일어나라고 재촉했지만 A씨의 몸이 딱딱한 상태인 것을 감지했다. 당황한 나머지 B씨는 A씨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 같다”는 말을 전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B씨의 연락을 받은 A씨 아들은 경찰과 사촌형인 C씨에게 연락을 했다. A씨 집에서 150m 떨어진 곳에서 거주했던 C씨는 혼자서 들어갈 수 없다는 생각에 A씨 집과 15m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자신의 6촌 형 D씨에게 같이 가자고 부탁해 D씨와 함께 사건 현장을 찾았다.


발견 당시 A씨는 뾰족한 물건으로 머리 뒤쪽을 가격당한 상태로 거실 바닥에 누운 채 피를 흘리고 있었다. 이들은 10일 오후 1시30분쯤 머리에 피를 흘리며 거실 바닥에 쓰러져 숨진 A씨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C씨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D씨와 함께 A씨 집에 들어갔다. 바닥에 피가 흥건한 것을 보고 이를 닦자고 D씨가 C씨에게 권유했다. 이에 수긍한 C씨는 D씨와 함께 새끼줄을 구해 A씨의 몸이 쪼그라드는 것을 막기 위해 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은 집이 깨끗하게 치워진 상태였으므로 특별한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거실서 피 흘리고 숨진 채 발견
땅 두고 갈등 이웃 주민도 숨져

경찰은 사건 현장을 처음 본 B씨와 피를 닦은 C, D씨 등을 용의선상에 올리고 수사를 진행했다. 집에서 발견한 뾰족한 망치나 지팡이 등 수상한 것을 바탕으로 국과수에 정밀검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A씨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머리 뒷부분서 발견된 상처는 외력에 의한 것’이라는 1차 구두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수사가 계속 이어졌지만 진척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유력 용의자로 D씨가 특정됐다. 하지만 사건 발생 일주일 뒤 D씨가 자신의 집 마당서 음독을 시도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A씨와 D씨는 이웃 주민이었지만 서로 땅 문제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차로인 큰 길가서 D씨 집으로 연결되는 길이 A씨의 땅이었던 게 화근이었다. A씨는 D씨의 도로 포장 요구를 거절했다. 최근 A씨 땅을 거친 다음 자신의 집에 상수도를 연결하려던 D씨는 A씨의 협조를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6일 A씨 아들은 경찰 조사서 땅 문제로 다툼이 있었단 사실을 진술했으며 같은 날 저녁, 경찰은 D씨를 탐문했다. 다음날 오전 6시30분경 운동을 나가던 마을 주민이 집 마당에 쓰러져있는 D씨를 발견됐다.


일각에선 유력 용의자로 D씨가 지목됐지만 경찰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강화경찰서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서 “D씨가 유력한 용의자인 건 사실이지만 국과수 검사를 기다려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현재 경찰은 국과수 검사 결과 등을 통해 D씨가 피의자임이 확인될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한 뒤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다.

국과수 검사

다만 경찰은 ▲A씨의 자택을 정면으로 비추는 CCTV가 없는 점 ▲마을 입구에 설치된 CCTV에도 용의자로 추정할 만한 인물이 찍히지 않아 용의자 특정에 힘든 점 등의 이유로 수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강화군 양사면 전체로 수사 범위를 넓힐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숨진 D씨 외에도 용의선상에 오른 수십명을 상대로 수사할 방침이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자살 이유는?

자살 생각의 주된 원인으로 경제적인 문제가 꼽혔다. 자살 생각이 있는 사람 중 자살을 계획한 사람은 23.2%로 나타났다. 자살 계획 있는 사람 중 자살을 시도한 사람은 36.1%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지난달 2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자살에 대한 국민 태도 조사’와 ‘의료기관 방문 자살 시도자 실태조사’로 나뉘어 실시됐다.

심리 부검 면담 결과보고서는 ‘2018년 심리 부검 면담에 참여한 자살 유족 121명의 면담’을 바탕으로 자살사망자 103명을 분석해 정리한 것이다. 전국 만 19세 이상 75세 이하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 자살 태도 조사 결과, 자살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18.5%였다.

자살 태도 조사 결과서 자살 생각의 주된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34.9%), 가정생활 문제(26.5%), 성적·시험·진로 문제(11.2%) 등의 순이었다.

직장이나 업무 문제가 7.2%로 뒤를 이었다. 남녀 문제 5.7%, 육체적 질병 문제가 5.4%, 정신과적 문제 4.1%, 사별 문제 2.0%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을 했던 사람 중 전문가와 상담한 경험이 있는 경우는 4.8%에 그쳤다. 자살을 생각했지만 상담받지 않은 이유로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 같아서’(40.3%), ‘상담으로 해결 안 될 것 같아서’(30.3%), ‘주변 시선 때문에’(15.3%) 등을 꼽았다.

전국 38개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 수행 병원 응급실을 내원한 만 18세 이상 자살 시도자 1550명(남성 657명, 여성 893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응급실 내원 자살 시도자의 36.5%는 자살 재시도자였다.

응급실 내원자의 자살 시도 당시 52.6%는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 상태서 자살 시도는 2013년 44%에 비해 8.6%포인트 급증한 것이다.

남성 자살 시도자의 58.0%, 여성은 48.7%가 음주 상태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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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