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같으면 어디에 투자할까?

지난 7월18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금리 수준으로 8개월 만에 회귀한 것이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건 2016년 6월 이후 3년1개월 만이다.

통상 금리인하는 통상적으로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자산인 까닭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장은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가 나빠지자 지난해 금리 인상 타이밍을 잘못 잡았던 것을 되돌리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재정 확대와 함께 인하가 이뤄진다면 부동산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는 재료지만,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늦어지는 데다 규모도 크지 않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시장 앞날은?
호재와 한계

따라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당장 집값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등 고강도 규제를 검토 중인 데다 경기 침체까지 겹쳐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서다. 다만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금리에 민감한 수익형 부동산을 중심으로 가격이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의 트렌드가 주거보다 투자재로 성격이 바뀌면서 실수요자들의 금리 민감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금리인하는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부동산시장의 활성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인하는 금융비용 하락으로 이어져 투자수익률 상승으로 거래가 늘어나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투자용 부동산인 재건축·재개발이나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하는 오피스텔, 상가, 세컨드 하우스, 미군임대사업 등 수익형 부동산에 더 많은 영향을 줄 것이란 게 업계의 전언이다. 특히 신혼부부, 실수요자 등 주택 구매 시 대출 의존도가 높은 계층에게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먼저 업무지구 인근 오피스텔이 주목을 받고 있다. 1~2인 가구 형태의 직장인 수요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오피스텔 특성상 업무지구 인근에 위치한 상품은 풍부한 배후수요를 갖췄기 때문에 공실률이 적고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나 직주근접형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실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 부동산규제로 아파트 청약 조건이 까다로워진 데 따라 오피스텔에 실거주하려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아파트 규제에 이어 금리인하까지
당장 집값에 영향 주지 않을 전망

다음으로 주 5일제에 이어 주 52시간 근무제가 1년이 지나 제도화되는 등 ‘워라밸’이 분양시장에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워라밸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주거문화에도 영향을 미쳐 유명 관광도시의 ‘세컨드 하우스’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세컨드 하우스는 성수기에는 고수익의 임대수익을, 비수기에는 가족들의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정부의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외국인 렌털하우스 투자는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주택임대사업은 저금리 시대에 수익형 부동산시장에서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인 렌털하우스라 하면 일단 국내 최대 미군 거주 도시인 평택과 군산 등이 떠오른다.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은 장기적이면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주한 미군과 미군무원 임대수요를 겨냥한 렌털하우스 사업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임대료 등을 안정적인 연금 같은 월세로 받고, 미군 주택과 등에서 직접 임대자에게 지불하는 만큼 연체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또 SOFA(한·미 행정협정) 협정에 의해 2060년까지 전체 주한 미군이 유지하도록 돼 있어 향후 40~50년간 공실 걱정 없이 지속적인 고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소득 노출이 덜하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면서 오피스텔과 상가, 세컨드 하우스, 미군 임대사업 등 수익형 부동산이 풍선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익형 부동산은 임대 목적이 강해 거주 목적인 아파트와 달리 금리에 민감한 편이고,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아파트와 달리 부동산 규제 영향을 덜 받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금리인하 풍선효과를 누릴 수익형 부동산.
 

▲오류동 아델리아(오피스텔)=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 55-19번지 외 7필지에 선시공·후분양 오피스텔인 ‘오류동역 아델리아’를 분양한다. 연면적 6520.95㎡, 지하 2층~지상 17층, 1개동, 오피스텔 176실, 근린생활시설 2실로 공급된다. 총 주차대수는 91대. A타입 32실, B타입 80실, C타입 64실 총 176실로 구성된다. 전체 호실이 1.5룸 풀퍼니시드로 설계된다. 


전용면적 기준 21~28.77㎡로 약 80실이 선호도가 높은 양창구조다. 각 실에서 오류동역 문화공원, 광장, 개웅산 공원 등을 바라볼 수 있는 멀티 조망권을 갖췄다. 개봉공원, 푸른수목원, 안양천도 인접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아파트와 달리 
금리에 민감

1호선 오류동역을 통해 용산역까지 22분, 시청역까지 30분이면 도달 가능하다. 인천역까지는 42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단지 인근 지하철 7호선 천왕역과 온수역을 이용하면 강남권 및 광명시와도 접근이 수월해 직장인 수요도 풍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근 오류IC를 이용하면 김포공항은 물론 인천공항도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서부간선, 남부순환로, 경인고속도로, 6번국도 등 사통팔달의 도로망도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기에도 적합한 광역 도로망이 조성되어 있다. 

생활편의시설도 풍부하다. 주민센터 등 관공서가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위치한다. 사업지에서 도보로 오류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 고척스카이돔, 디큐브시티,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 등 문화시설도 가깝다. 매봉산, 개웅산, 천왕산, 궁동 생태공원, 푸른수목원 등 녹지공간 또한 풍부하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롯데마트 구로점 등 대형 쇼핑공간과 구로 성심병원 등 대형병원 이용도 편리하다. 

오류동 주변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종사자 16만여명과 서울한영대학교, 동양미래대학교, 유한대학교, 성공회대학교 등 여러 대학이 인접하고 있어 오피스텔 공실률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임대수요가 풍부한 편이다. 또한 각종 개발호재가 맞물리면서 더욱 풍부한 임대수요를 갖출 예정이다.

쾌적한 환경
편리한 교통

2018년 구로구 구정 운영방향에 따라 오류동역 일대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8만4139㎡ 부지의 행복주택 4개동과 오류1동 주민센터 복합화사업, 오류시장 정비사업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최첨단 ICT산업단지로 변모할 온수산업단지의 개발과 고척동에 조성되는 2214여가구의 고척뉴스테이, 개봉동 일대 1089여가구 규모의 개봉뉴스테이도 진행 중이다.
 

▲더윈팰리스 강릉(가족형 별장)=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사천진리 산106번지 외 2필지에 후분양 가족형 별장인 ‘더윈팰리스 강릉’이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1만1314.00㎡, 연면적 2580.0718㎡, 1개동, 지하 1층~지상 4층, 총 24세대로 구성된다. 가족형 별장의 전용면적은 79.1519㎡이며, 분양가는 3억대 초중반대로 1금융권에서 50% 대출이 가능하다. 자체관리 임대 수익형 단지로 운영된다.

아파트형 주거시설로 붙박이장, 시스템에어컨(4대) 냉장고, 세탁기, 4구인덕션, TV를 갖춘 풀옵션으로 생활의 편리성을 추구한 휴양시설형 거주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해변의 언덕 위 입지로 전 세대 안방, 거실, 주방 등에서 강릉 사천해수욕장 명품 바다조망이 가능하다.

사천해수욕장은 300m의 긴 백사장을 자랑하고 있으며 경포도립공원과 가까워 산책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근처에는 해송숲이 드리워져 있어 가을 바닷가를 즐기기에 좋으며, 완만한 경사에 고운 모래를 갖추고 있어 조개잡이를 하기에도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야영장과 오토캠핑장이 마련되어 있어 하룻밤 묵고 가기에도 손색이 없다. 감성적 휴양 레포츠인 요트, 파도서핑, 윈드서핑, 해수욕, 산림휴양장이 갖춰져 있어 휴식을 위한 최적의 입지다. 

단지 내 입주민을 위한 피트니스센터, 커피전문점, 테크 수영장, 파티하우스 등이 완비된 웰 라이프 시스템을 갖췄다.


교통여건도 우수하다. 강릉 도심 및 외곽 진출입이 편리한 교통입지와 서울에서 1시간대로 지하철 타듯이 KTX로 더욱 빠르고 가깝게 닿을 수 있다. 

업무지구 인근 오피스텔·상가 주목
세컨드하우스·미군임대사업도 인기

▲군산 드림빌(미공군 전용 렌털아파트)= 전북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 1562-1번지 일대에 미공군 전용 렌털아파트인 ‘군산 드림빌’을 분양한다. 연면적 1만6088.05㎡, 4개동(A·B·C·D동), 지상 1~4층 규모로 분양 대상은 C동과 D동이며 전용면적 기준 48.5163㎡, 49.601㎡, 54.5613㎡으로 3가지 타입 총 128세대가 공급된다. 

분양 관계자는 “군산 드림빌의 분양가는 대부분 8000만원대로 대출 70%(제1금융권)을 감안하면 실투자금액은 2000만대로 크게 낮아졌다. 근래에 보기 드문 소액투자처로 수익률은 약 13%선”이라며 “한국은행에서 8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저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2060년까지 미군 주둔이 계획돼 있어 향후 약 40~50년 동안 임대수익 창출이 가능한 연금형 부동산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군산 드림빌은 미국방성 조달본부에 등록되어 있는 영외숙소임에도 불구하고 영내에서 숙박하는 것과 동일하게 인정된다. 군산 미공군기지 근처 약 200m 내에 위치한 직주근접형 렌털아파트로 미공군 및 가족 등 고정수요 확보와 독점적 공급이 장점으로 꼽힌다. 

미군이
돈 되네~


드림빌코리아가 군산 드림빌의 임차인으로 운영해 수익을 매달 투자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다. 계약금 10%에 바로 잔금 90% 조건으로 대출은 1인당 2채까지 가능하다. 투자자가 3년 후에 환매를 희망하면 공급업체에서 최우선적으로 재매입 지위를 가져 매입을 할 수 있어 안전성까지 보장된 수익형 상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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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