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웅의 영사기] <스트리트 댄스2> 꿈을 향한 열정의 보고서

  • 박대웅 bdu@ilyosisa.co.kr
  • 등록 2012.07.09 0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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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박대웅 기자]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가장 돋보였던 마술과 같은 시간, '매직타임'이 있다. 피말리는 승부의 세계에 있는 운동선수들은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한방을 날렸을 때, 정치인은 선거에서 승리했을 때, 직장인들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 받았을 때, 학생들은 목표했던 소기의 성취를 이뤘을 때가 그렇다. 영화 <스트리트 댄스2 : 라틴 배틀> 속 등장인물들에게 있어 매직타임은 사람들의 환호와 함성이 더해진 무대 위에서의 자신을 발견했을 때다. 

영화 <스트리트 댄스2>는 '무대 위 영웅'을 꿈꾸는 청춘들을 다룬 일종의 성장 드라마다. 함께한다는 것이 낯선 청년들은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동행'이라는 것에대한 의미를 깨우쳐 간다. 그 속에서 화려한 비보잉 기술만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거리 위 댄서들은 '팀워크'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 중심에는 '팝콘보이'로 비아냥과 조롱거리로 전락했던 애쉬(폴크 헨쉘 분)과 그의 재능을 알아 본 자칭 '매니저' 에디(조지 샘슨 분), 그리고 섹시 '라틴녀'  에바(소피아 부텔라)가 있다.    

'팝콘보이' 애쉬와 매니저 에디는 무적의 댄스팀 '서지'와의 댄스배틀을 위해 유럽 최고의 거리 위 댄서들을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보여지는 런던, 로마 등 유럽 9개국 10개 도시의 풍경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우여곡절 끝에 춤에 대한 열정 하나로 뭉친 이들은 매직타임을 완성할 보석 중의 보석 에바를 찾아 파리의 라틴클럽을 찾는다.'독야청청', 거리 위에서 홀로 빛났던  '냉정'한 힙합 댄서들에게 '열정'의 라틴 댄스는 그저 흐느적대는 몸짓일 뿐이다.

결국 춤꾼은 춤으로 말하는 법. 애쉬팀은 라틴댄스의 열정과 배려를, 에바는 프리스타일 스트리트 댄스의 자유로움과 파격을 이해한다. 다름에 대한 서로의 이해는 거리위 춤꾼들의 성장통을 보듬으며 관능과 열정의 새로운 댄스 '라틴팝'을 탄생시킨다. 그리고 이어지는 승리를 향한 '팝콘팀'의 파워풀하고 화려한 집단 군무는  이 영화에서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결정적 한방'이다. 

꿈꾸는 청춘들, 여기에 이들을 하나로 묶는 춤에 대한 열정. 이제 매직타임을 향한 모든 준비는 끝난 것처럼 보였다. 두려움이라는 트라우마가 고개를 들기 전까지는.  대회 출전을 코 앞에 두고 애쉬팀은 연습경기를 갖는다. 모든 것은 순조로웠고, 우려했던 라틴팝에 대한 관중의 이해도 높았다. '화룡점정'의 순간, 애쉬는 라이벌 서지가 지켜보는 앞에서 자신을 뛰어넘지 못하고 또 다시 팝콘보이의 삶을 택한다. '충격', '좌절', '실망'. 에바는 애쉬를 떠나고 팀은 와해될 위기에 처한다. 

이제 혼자보다는 함께하는 것이 더욱 익숙한 이들 팝콘팀은 '팀'으로서 서로를 격려하고 무너저내린 동료를 다독여 일으킨다. 이들의 매직타임은 지금 시작이다. 애쉬의 센스로 무대에 오른 팝콘팀은 냉정과 열정의 라틴팝으로 관중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상대는 '무적'의 시저팀. 위기의 순간은 찾아왔고 마술처럼 에바는 무대에 등장해 거리 위 춤꾼들과 일생일대의 매직타임을 완성한다. '언제나 막은 열리고 배우는 무대 위에 오른다'는 연극 <매직타임>의 진실처럼 무대 위 영웅들은 어느새 훌쩍 자랐다.


# 한 줄 정리

열정과 냉정의 비빔밥

# 별점

★★★

# 개봉

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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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