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민주당 원내 사령탑 쟁탈전

이번 경선에 공천이 달려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들은 슬슬 몸을 푸는 분위기다.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시행된다. 원내대표는 공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총선 출마에 앞서 치열한 공천 경쟁이 펼쳐지는 만큼 차기 원내대표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내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구도 역시 복잡해지는 형국이다. 동시에 후보들 간의 경쟁도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했다.
 

▲ (사진 왼쪽부터)김태년·노웅래·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부겸(행정안전부)·김영춘(해양수산부)장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매해 5월 둘째 주 치러진다. 민주당은 당헌으로 경선 일정을 정했다. 당헌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는 한 달 정도다. 홍 원내대표는 이해찬 대표의 등장으로 존재감을 잃었다. 이 대표는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당을 장악했다. 이 대표는 수직적 당청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전환해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번 경선을 통해 선출될 차기 원내대표가 이 대표와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당 대표의
장악력은?

초기 원내대표의 경선 구도는 민주당 김태년 의원과 노웅래 의원의 맞대결이었다. 김 의원의 출마는 예상된 바였다. 김 의원은 지난 1월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 자리서 내려왔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정책위의장서 물러난 직후 동료 의원들과 자주 접촉하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대표적인 친노·친문 인사로 ‘친문 실세’로 통한다. 당 주류의 지원을 등에 업은 김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군 중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김 의원에 대한 당 지도부의 신임도 두텁다. 김 의원은 추미애 대표 체제부터 이해찬 대표 체제에 이르기까지 정책위의장이란 중책을 맡았다. 김 의원의 정치적 중량감 역시 한 몫 한다. 김 의원은 경기 성남시수정구서만 내리 3선에 성공했다.

김 의원과 함께 경선에 뛰어든 노 의원은 비문계의 지지를 받는 당내 비주류다. 노 의원은 원내대표 삼수생이다. 노 의원은 지난 경선서 홍 원내대표를 넘지 못했지만 38표를 득표하는 저력을 보였다.


노 의원은 오래전부터 표밭 일구기에 나섰다. 노 의원의 강점은 스킨십이다. 노 의원은 당 행사에 얼굴을 자주 비추는 등 적극적이다. 동료 의원들에게 책과 편지, 생일 케이크 등을 선물했다는 후일담도 전해진다. 노 의원 역시 김 의원과 마찬가지로 3선 중진에 속한다. 노 의원은 서울 마포구갑서만 3선을 달성했다.

당장 양자대결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후보는 김 의원이라는 평이 우세했다. 일각에선 김 의원의 과반 득표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전체 128명의 의원 중 과반(64표) 이상을 확보한 후보는 결선투표 없이 원내대표로 당선된다.

그러나 이인영 의원의 등장으로 구도가 복잡해졌다. 이 의원은 민주평화국민연대(이하 민평련)와 당내 86그룹, 더좋은미래(이하 더미래)의 지지를 받고 있다. 더미래는 민주당 의원들의 정책 모임이다. 이 의원은 민평련과 더미래 정기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으로 당내 운동권 세력과 친밀도가 높다. 운동권 세력은 문재인정부서 주류로 통한다.

원내대표 3선들의 3파전…불꽃 튀는 경쟁
강한 대표 이해찬과 호흡 맞출 적임자는? 


이 의원은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설훈 의원과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으나 컷오프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 의원은 서울 구로구갑에서만 내리 3선을 한 중진의원이기도 하다.

원내대표 경선이 3파전으로 치러지면서 후보자 간 역학관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김태년 대항마’로 여겨진다. 이 의원은 당내 친문 인사들로 구성된 부엉이 모임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김 의원은 초·재선 친문 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김 의원의 행보를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추 대표 체제부터 이 대표 체제까지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뒤 원내대표 경선에 곧바로 뛰어든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의원의 출마는 짙어지는 친문 색채와 연관이 있다. 최근 청와대 1기 참모진 등 친문 인사들이 민주당에 입·복당했다. 차기 총선과 문재인정부의 3년 차 징크스를 방지하기 위해 내부 결집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의원이 원내대표 자리에 오를 경우, 친문 결집은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 원내대표마저 친문 인사가 꿰차는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이 의원의 경선 참여로 민주당 의원들은 새로운 선택지를 받게 됐다.


우려·걱정
전략·속셈

일각에선 당내에서 제기되는 친문일색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 의원들의 친문 일변도에 따른 우려는 겉보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차기 공천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 대표의 복심으로 통하는 김 의원이 당선된다면 이 대표의 영향력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차기 원내대표는 당대표와 함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 체제는 공천 결과에 대한 의원들의 반발을 차단할 공산이 크다. 동일한 맥락서 의원들이 공천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 역시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의 공천개혁 의지도 간과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최근 총선 모드로 돌입, 본격적으로 공천에 손을 대고 있다. 민주당 총선 공천제도 기획단은 지난 26일 국회서 1차 회의를 열었다. 총선 기획단은 후보자의 자격, 공천 심사, 경선 방법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기획단은 비례대표 후보자 선정 방안의 투명성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기획단은 당내 의견 수렴을 거치고, 최고위원회 결정에 따라 마련한 안건들을 시행할 예정이다.

친문 쏠림 우려 vs 공천 앞둔 셈법
장관 출신 의원? 현실적 어려움?


결국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의원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전략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원내대표 선거는 의원들 개개인이 직접 투표하는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내부서부터 달궈지고 있는 까닭이다.

기존 후보군 이외의 인사들이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하는지의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최근 장관직서 물러난 의원들이 그 대상이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물망에 올랐다. 김 행안부 장관은 지난 민주당 전대서 출마설에 휩싸였지만 불출마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김 행안부장관이 험지로 통하는 지역구에 당선되면서 경선 출마설이 제기된 것이다.

김 행안부장관은 경기 군포서 내리 3선을 하다 험지로 통하는 TK(대구·경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9대 총선서 대구 수성구갑에, 지난 6회 지방선거서 대구시장에 도전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김 행안부장관은 세 번째 도전 끝에 지난 총선서 수성구갑의 문을 열었던 만큼 험지를 돌파한 중량감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 받는다.

차기 원내대표가 내년 총선의 ‘얼굴’ 역할을 하는 만큼 당 안팎서 김 행안부장관에게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행안부장관이 중도층 표심을 포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 역시 공천과 관련된 의원들의 전략적 계산이란 해석도 있다.

삼자구도?
다자구도?

김 행안부 장관은 최근 원내대표 출마설에 선을 그었다. <매일신문>에 따르면 김 행안부 장관은 지난 27일 “당으로 복귀하면 당장 그동안 소홀했던 대구 수성갑 지역 주민들을 찾아뵙는 게 급선무”라며 “원내대표 출마설이 돌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그럴 뜻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의원 겸직 장관들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지역구를 챙기는 데 한계가 있다. 차기 총선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민주당에게 TK는 PK(부산·경남)와 함께 동진정책의 교두보로 통한다. 최근 두 지역을 중심으로 정부와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휘청거리고 있다.

김 행안부장관은 “4선 의원으로 정부부처 장관직까지 졸업했는데 다시 원내대표에 나설 군번은 아니지 않느냐”며 “일부 요청은 받고 있으나 앞으로 진짜 할 일은 따로 정해져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중진 의원으로서 당 영향력이 약화되는 곳에서 직접 승부를 보겠다는 의중을 비춘 것이다.


김 해수부장관 역시 비슷한 이유로 출마설서 자연스레 멀어지는 형국이다. 서울 광진구갑서 재선에 성공한 뒤 부산 부산진구갑서 3선을 달성했던 김 해수부장관은 지난 19대 총선 당시 부산진구갑서 한 차례 낙선한 바 있다.

출마설
뜬구름?

김 국교부장관도 지역구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기 고양시정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 국교부장관은 오랜 기간 지역구를 비워뒀다. 문재인정부의 2기 개각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도 장관 겸직 의원들의 원내대표 경선 출마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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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