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베이스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김은영 부회장

  • 홍현선 기자 ihu2000@naver.com
  • 등록 2019.01.28 10:54:32
  • 호수 12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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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볼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JSA뉴스] 홍현선 기자 = 김은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부회장(L&K 컨테이너 터미널 대표이사)은 인터뷰 내내 팬들이 소프트볼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김 부회장은 소프트볼도 야구 못지않게 재미있다면서 소프트볼 경기를 23번만 관람하면 그 매력에 빠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김은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부회장

김은영 부회장은 지난 2013년 대한야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본격적으로 야구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당시 협회장의 꿈은 이루지 못했으나 새로 당선된 이병석 회장의 적극적인 권유로 부회장직을 맡게 되었다. 대한야구협회 최초의 여성 부회장이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김 부회장의 야구협회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55월 박상희 회장이 당선되면서 협회는 연일 집행부에 대한 고소고발로 편할 날이 없었고 급기야 20163월 대한체육회에 의해 관리단체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김 부회장은 관리단체로 지정되기 직전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사태수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으나, 얼마 되지 않아 손도 써보지도 못하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20171월 대한야구협회가 관리단체서 해제되고 소프트볼협회와 통합되면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회장 김응용, KBSA)로 새 출발을 하게 됐고, 전임 임원 중 김 부회장만이 유일하게 협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야구 발전을 위해 그동안 김 부회장이 해온 노력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대한야구협회 최초 여성 부회장
야구발전 위한 그동안 노력 인정


김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아시아소프트볼연맹(SA) 부회장에 당선되면서 이제는 소프트볼 활성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현지에 상주하면서 소프트볼대표팀을 격려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김 부회장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소프트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기자에게 기회가 되면 소프트볼 경기를 같이 관람하자고 권유하기도 했다.

사업과 각종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은영 부회장을 만나 협회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경험한 이야기들을 나눠보았다.

-지난해 아시아소프트볼연맹 부회장에 당선되셨는데요,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한국 소프트볼의 국제적 위상이 조금이라도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서 야구와 소프트볼이 통합되면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탄생했고 처음으로 아시아소프트볼연맹 부회장직을 맡게 됐습니다. 여러 면에서 소프트볼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처음 야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언제인가요?

처음 야구를 접한 것은 1981년쯤입니다. 당시 군산상고 조계현 선수와 선린상고 박노준 선수의 활약을 TV로 본 적이 있었죠. 1988년 대학 입학 후에는 부산 사직야구장서 야구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경기장에서 야구를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죠. 마침 외가가 사직구장 근처에 있었거든요. 구장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기억도 나네요. 2013년 대한야구협회장 선거 때는 남편의 권유로 출마를 했습니다.


-야구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남편도 사회인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야구는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직접 하면 더 재미있습니다. 타석서 타격을 하는 것뿐 아니라 글러브를 갖고 캐치볼을 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더군요. 개인이 아닌 팀을 이루어 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고요. 요즘은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 누구나 쉽게 야구를 접할 수 있고,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서 승패와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인 것 같습니다.
 

-협회에 진출하신 후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는 언제인가요?

야구와 소프트볼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 통합되면서 소프트볼도 시스템을 제대로 갖출 수 있게 됐습니다. 제가 아시아소프트볼연맹 부회장에 당선되면서 다른 나라들과 교류도 더욱 많이 하게 됐죠. 국제적인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게 됐고 실제로 외국팀들의 교류전 요청도 많이 들어옵니다. 아시아소프트볼연맹에서는 선수들의 의견을 중요시 해서 각종 위원회도 만들었습니다. 제가 소프트볼 발전을 위해 지난 2년간 노력을 했는데, 이번에 아시아연맹 부회장직을 맡으면서 좀 더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그동안 힘들었던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경기인 출신은 아니지만 대한야구협회에 들어가서 나름 열심히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는데, 협회가 관리단체가 되었을 때 많이 힘들었습니다. 4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나는가 싶었는데, 다시 통합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들어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소프트볼 발전을 위해 좀 더 힘을 모으겠습니다.

-요즘 체육계에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경기인 출신이 아니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다 같이 노력을 해야겠죠.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인 것 같습니다. 팬들이 관심을 갖고 바라봐주신다면 여러 문제점들이 조금씩이라도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협회든 지도자든 누군가 항상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좀 더 조심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가장 필요합니다.

-야구협회 최초의 여성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계신 느낌은 어떠신지요?

길을 잘 닦아놓는다면 앞으로 여성분들이 협회에서 활동하시기에 더 좋겠죠. 협회 일을 하면서 지금껏 여자로서 불이익을 받은 것은 없는 것 같고요, 오히려 여성분들이 주로 하시는 소프트볼 활성화에는 제가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관심을 더 가져주시면 
선수들도 더욱 신날 것”

-요즘 체육계의 폭력이나 성폭력 사건을 보면서 느끼시는 점이 있다면요?


딸을 키우는 입장서, 또 여자 입장서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제가 체육계에 종사한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고질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단지 여자 선수들에 대한 문제만이 아닌 남자 선수들에 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성별에 관계없이 폭력이나 성폭력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협회 차원서 윗사람들이 더 조심하고 각성해야겠죠. 앞서 말씀드렸듯이 체육계 자체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감시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2020, 아시아소프트볼연맹은 2022년까지가 임기입니다. 제 임기 동안 한국 소프트볼이 매년 10% 이상씩 발전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소프트볼은 열심히 지원하면 아시아권에서는 우선 2위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팬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협회가 관리단체서 해제되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 통합되면서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선 재정적으로 투명해졌죠. 야구와 소프트볼, 생활체육이 통합되면서 협회 운영이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협회에서는 다양한 방면으로 야구와 소프트볼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 중입니다.

팬들께는, 특히 소프트볼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소프트볼이 TV로도 중계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소프트볼은 정말 재미있는 종목입니다. 대중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선수들도 더욱 신이 나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시면 소프트볼 경기일정을 확인할 수 있으니 경기장에도 많이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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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