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 싸는’ 문정부 참모들 실상

마음은 콩밭에…벌써 레임덕 타령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청와대 인사들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꿈틀거리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내년이면 집권 3년차를 맞는다. 개각과 청와대 개편이 예측된다. 시기는 연말에서 연초 사이로 점쳐진다. 출마 예정자들은 이 기간에 맞춰 떠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지방선거서 청와대 인사 상당수가 출마를 위해 짐을 쌌다. 총선까지 남은 기간은 1년 반 정도. 늦어도 내년 초에는 출마 지역구 ‘터잡기’에 나서야 한다.
 

▲ 문재인 대통령

내년 문재인정부는 집권 3년차와 함께 집권 후반기로 접어든다. 이 시기 ‘집권 3년차 증후군’이 찾아온다. 권력형 비리, 인사와 정책의 실패, 당·청 갈등 등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역대 어느 정권도 피할 수 없었다. 이후 레임덕 위기가 찾아온다. 국정 동력이 집권 후반기에 급격히 약화되는 까닭이다.

후반 징크스
선거로 극복

후반기로 접어드는 문정부 역시 위험요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후반기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그 서막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서 비롯될 공산이 크다.

지방선거는 전반기의 정부 평가 성격이 짙다. 문정부는 지난 6·13지방선거서 압승하며 지역정가 다지기에 성공했다. 총선은 후반기 평가다. 총선 결과 새로운 국회가 구성된다. 정부가 후반기 국정 동력의 기로에 서게 되는 셈이다.

결국 총선 승리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21대 총선은 2020년 4월15일 실시된다.


청와대 인사들의 총선 출마 가능성은 그 연장선에 있다. 후반기 국정 동력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선 친정부, 친여 성향의 강한 경쟁력을 지닌 출마자가 필요하다. 후보군도 풍부할수록 좋다.

청와대 인사 가운데 배재정 전 국무총리비서실장의 사임은 큰 주목을 받았다. 배 전 실장은 사임 의사를 밝히고 지난 2일 이임식을 열었는데 총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초의 여성 총리비서실장으로 지난해 6월 임명됐다.
 

▲ ▲배재정 전 국무총리비서실장

그는 1년 반 동안 이낙연 국무총리를 보좌했는데 국무총리비서실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이다.

배 전 실장은 ‘문재인 키드’다. 당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상임고문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수장학회 관련 인재를 요청, 배 전 실장이 영입됐다. 배 전 실장은 <부산일보> 기자로 재직했다. 그는 지난 2007년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편집권 침해 문제를 비판했다가 사측의 사직 권고로 퇴직한 바 있다.

배 전 실장은 지난 19대 총선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을 거쳤다. 민주당 대변인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후반기 국정 동력, 분수령은 총선
청 출신들 2020년 출마 얘기 솔솔

배 전 실장은 지난 20대 총선서 문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부산 사상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부산 사상구 지역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한병도 정무수석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도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 수석은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 중 한 사람으로 문정부 2년차 개편 당시 한 수석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한 수석은 17대 총선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전북 익산시갑에 당선됐다. 국회 산업자원위원회를 거치면서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를 지냈으며 이후 노무현재단 자문위원과 민주통합당 당무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한 수석은 18·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서 활동했으며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전병헌 전 정무수석이 뇌물 의혹으로 자진사퇴하면서 정무수석으로 승진 임명됐다. 과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활동을 함께하기도 했다.
 

▲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윤 수석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부터 꾸준히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다. 지방선거 당시 윤 수석은 “처음부터 나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며 성남시장 출마설로 조명을 받았지만 선을 그었다. 윤 수석은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없다.

윤 수석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네이버 이사와 네이버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 19대 대선 당시엔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SNS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았다. 지난 2017년 5월부터 지금까지 국민소통 수석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송인배 정무비서관과 민형배 자치발전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 김영배 정책조정 비서관 등도 거론된다.

지금부터
선거 준비

송 비서관은 지금까지 총선에 5번 출마해 내리 같은 지역에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송 의원은 17∼20대 총선서 경남 양산시서 4번 미끄러졌다. 지난 2009년 재·보궐선거서도 양산시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송 비서관이 이번 총선에 출마한다면 양산서 6번째 도전을 할 가능성이 높다.

송 비서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던 시절 비서관을 지냈다. 노 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장관이었을 땐 사무관직을 수행했다. 노무현정부 당시 송 비서관은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는 민정수석실 행정관, 사회조정비서관실 행정관, 사회조정2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송 비서관은 한때 드루킹 논란으로 주목을 받았다. 드루킹 특검은 송 비서관을 정치자금법위반 의혹에 따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한 바 있다.

‘노무현 키드’로 꼽히는 민 비서관은 노무현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사회조정비서관을 맡았다. 그는 민선 5·6기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을 역임했다.

민 비서관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 민주당 소속으로 광주시장 예비후보에 출마했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로 당시 이용섭 광주시장 예비후보(현 광주시장)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백 비서관은 17·18대 총선서 승리한 재선의원 출신이다. 경기 시흥갑 지역서 두 차례 당선됐지만 19·20대 총선에선 낙선했다.

백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사죄하라”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백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당시 정무비서를, 노 전 대통령 당선 이후엔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역임했다. 백 비서관은 전대협 연대사업국장을 지낸 바 있다.

김 비서관 역시 ‘노무현 키드’다. 김 비서관은 노무현정부 시절 정무, 민정, 정책조정비서관실 행정관과 정책기획위원회, 행사기획 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민선 5·6기 성북구청장에 당선됐다. 김 비서관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 8월부터 정책조정비서관으로 있다.

권 관장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 구청장 출마설이 불거졌지만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권혁기 춘추관장, 김우영 제도개혁비서관 그리고 정태호 일자리수석비서관 등이 언급되고 있다.

대놓고
출마 공표

한편 현직 장관들의 출마설도 불거지고 있다. 몇몇 장관은 21대 총선 출마 여부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서 장관들을 상대로 총선 출마 여부를 캐물었다. 이날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장관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과 김영춘 해수부장관이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과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 국토부 장관은 이미 공개적으로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김 장관은 지난달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다음 총선에 출마하시냐”는 한국당 함진규 의원의 질문에 지체 없이 “해야겠죠”라고 답했다.

김 해수부 장관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 부산시장 후보로 언급됐으나 결국 불출마했다. 김 장관의 21대 총선 출마는 사실상 공식화된 분위기다. 홍 장관과 류 처장은 출마 계획이 없다지만 출마 예정자 명단서 완전히 배제되지 않았다.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문정부의 2기 개각 당시 명단에 오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의 행보도 주목된다.

진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진 장관은 지난 9월 열린 인사청문회서 차기 총선 계획에 대해 “지금 생각으로는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일이 제가 하고자 해서 되는 것만도 아니고 임명권자 의견도 있기 때문에 출마하기에 아깝다고 생각할 정도의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애매한 답변으로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유 장관은 인사청문회서 “역대 교육부장관 평균 임기가 1년 2개월이었다”며 “임기 문제가 아니라 교육개혁 방향과 추진동력을 어떻게 만들고 지속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나갈 것” 당당한 장관님
공직은 선거 스펙 쌓기?

‘청문회 2라운드’로 불렸던 대정부질문서도 총선 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인사와 현직 장관의 출마가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온다면 지역경쟁은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여당에게 불리한 TK(대구·경북)가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 돌풍을 일으키며 17곳의 광역단체장 가운데 14곳을 가져갔다. 그러나 보수의 아성으로 꼽히는 대구·경북에선 깃발을 꽂는 데 실패했다.

정부와 여당서 대구를 대표하는 인물은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이다. 김 장관의 지역구는 대구 수성구갑이다. 대구에 ‘파란돌풍’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평가받는다. 김 장관에 대한 출마설도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PK(부산·경남) 역시 정부와 여당이 완전히 안심할 수 없는 곳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서 오거돈 부산시장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당선됐지만 총선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PK지역에 출마가 예상되는 청와대 인사와 현직 장관의 출마 가능성은 TK보다 선명하다.

배 전 실장은 부산 사상구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출마가 사실상 확실시 된 해수부 김 장관의 지역구는 부산 부산진구갑이다. 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과 류 처장, 그리고 송 비서관의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유 장관은 부산 출신이고, 류 처장은 경남 통영 출신이다. 송 비서관은 총선서 경남 양산시에서만 5번 도전했다. 양산은 선거 최대 격전지인 ‘낙동강벨트’ 지역 중 하나다.
 

▲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참모진들의 ‘줄사퇴’가 있었다. 권력구도 재편으로 여겨지는 총선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현역의원 출신 장관은 모두 7명이다. 앞서 언급된 장관 외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장관도 모두 지역구 의원이다.

너도 출마?
나도 출마!

공직선거법 53조에 따르면 국가공무원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선거일 전 90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총선은 2020년 4월에 열린다. 출마자들은 늦어도 2020년 1월 중순에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공직서 물러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성과와 기간을 떠나 부처의 전문성 약화는 불가피하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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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