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웅의 영사기] <미쓰고> 고현정의 변신은 유죄!

  • 박대웅 bdu@ilyosisa.co.kr
  • 등록 2012.06.20 11: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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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박대웅 기자] 검사: 재판장님, 심부름 한 번에 500억 원을 가로채며 '범죄의 여왕'으로 거듭난 배우 고현정을 고발합니다.

판사: 검사는 기소 이유를 설명하세요.

검사: 네, 고현정은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절대 권력을 소유한 '미실'로, <대물>에서는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 <미쓰고>에서는 최악의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는 소심한 여인 '천수로'로 분해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아울러 <미쓰고>에서 혼자서 자장면도 주문할 수 없는 극소심하고 맹한 대책없이 착한 심성의 인물에서 범죄의 여왕으로 대변신해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습니다.

변호사: 이의있습니다. 이 같은 고현정의 변신은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다섯 남자인 빨간구두(유해진 분), 성반장(성동일 분), 소형사(고창석 분), 사영철(이문식 분), 백봉남(박신양 분)에 의해 이뤄진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고현정은 100% 노메이크업에 낡은 후드티와 월남치마 등 평범한 '천수로'의 삶을 살았지만 이들 다섯 남자와의 로맨스와 음모, 배신으로 '미쓰고'로 재탄생됐음을 감안해 주시길 바랍니다. 

(잠시 휴정. 증인 심문이 시작된다)

빨간구두(유해진): "천수로씨는 제가 지킵니다!" 제가 결정적 순간 천수로 씨를 배신해 천수로가 미쓰고로 변신하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때문에 관객들이 고현정의 파격변신에 충격을 받았다면 그건 어디까지나 저 빨간구두의 잘못입니다. 천수로를 사랑한 저를 벌해 주십시오.


성반장(성동일): 처음에 천수로는 촌스럽고 어리숙한 여자인지 알았습니다. 때문에 적당히 이용하고 버리려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당한 건 접니다. 공황장애는 위장일 뿐입니다. 관객이 충격이라면 성반장은 멘붕입니다. 위선적인 천수로를, 아니 미쓰고를 처벌해 주십시오.   

소형사(고창석): 천천...수..로...아...니...미...미...쓰...고....를...처...버얼... (한 문장도 제대로 말하기 힘든 증인의 특성상 서면답변으로 대체함)

사영철(이문식): 저 무식합니다. 그리고 백봉남에 대한 열등의식이 가득한 것 역시 인정합니다. 하지만 전세역전을 노리며 야심차게 준비한 백봉남과의 500억짜리 마약거래는 완벽했습니다. 적어도 천수로 아니 미쓰고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아울러 빨간구두가 배신하지 않았다면 말입니다. 천수로를, 아니 미쓰고를 처벌해 주십시오.

백봉남(박신양): 똑똑한 여자입니다. 천수로 아니 미쓰고 뭐가 됐건. 특히 성반장을 물먹인 장면에서는 혀를 내두를만큼 침착하고 명석했습니다. 그러나 어찌됐건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갔으므로 물건을 받아야 하는데 다 받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천수로 아니 미쓰고 뭐가 됐건 처벌해 주십시오.

(잠시 휴정. 재판장 선고문을 읽는다)

재판장: <미쓰고> 고현정의 변신은 유죄다. 고현정은 영화 <미쓰고>에서 그간 보여줬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완전히 잊어버릴 정도의 반전 연기로 관객에게 충격을 준 점과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겨 그녀를 둘러싼 음모와 배신, 복수의 풀 스토리를 완성한 점 등이 유죄로 인정된다. 다만, 아직 <미쓰고>의 흥행 행방이 묘연하기에 국민 배심원단인 관객의 호응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선고를 유예한다.

# 한 줄 정리


<미쓰고>, 고현정에 의한 고현정을 위한 고현정의 영화

# 별점

★★★

# 개봉일

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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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