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재>'분쟁조정의 달인' 임성학의 실타래를 풀어라(30)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 잡아 패 죽일 것”

컨설팅전문가인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은 자타가 공인한 ‘분쟁조정의 달인’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침서 <실타래를 풀어라>를 펴냈다. 책은 성공이 아닌 문제를 극복해 내는 과정의 13가지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복잡하게 뒤엉키는 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기 위해 책을 펴냈다는 임 소장. 그의 숨은 비결을 <일요시사>가 단독 연재한다.

“자네의 자식일은 자네가 책임져야”
범죄자 습성 역으로 이용“알리겠다 협박”

“지금 이 방을 나가는 순간부터 고속버스 터미널과 이곳 사당동 인근에는 얼씬도 하지 마. 알았어? 그리고 조금 전 왜 우리가 당신 사진을 찍었는지 알아? 만약 이 시간 이후 저 아가씨가 누군가로부터 조그마한 해를 당해도 모두 당신이 저지른 일이거나 아니면, 당신이 누군가에게 사주하여 시킨 짓으로 알고 당신의 전신사진을 전국 경찰서에 돌려 신고 할 거야. 알겠어? 그뿐만 아니야. 전국에 있는 우리 애들을 풀어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 널 잡아 패 죽이라고 할 거야. 그리고 신문에 현상금을 걸고, 네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도배하고 싶지 않으면, 이곳과 반포 쪽에는 얼씬도 하지 마. 알겠어? 네놈은 여기 아가씨가 다른 어떤 사고라도 당하지 않도록 매일 하나님께 기도드리는 것이 네 신상에 이로울 거야. 알겠지! 내 말 명심해!”

“멀쩡하게 생겨가지고…”

“예예, 알겠습니다. 지금 다른 곳으로 가겠습니다.”
“어이, 동생! 지금 즉시 사진을 모두 크게 수백 장 현상하지? 그리고 우리 애들에게 돌려 줘 이놈이 나타나면 무조건 잡아서 조져버리라고 해.”

내가 후배에게 마치 조직원이 수백 명 있는 것처럼 위장하여 말했다. 후배 역시 일부러 그놈에게 보여 주기 위해 그렇게 말하는 걸 알아차리고 시원하게 “예, 형님! 알겠습니다”하고 조폭 부하처럼 90도로 절하며 대답을 했다.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잔뜩 긴장하고 있는 그놈에게 한 번 더 다짐해 두었다. “내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설령 저 아가씨가 네 눈에 보인다 해도 피해 다녀. 알겠어? 그럼 지금 당장 나가!”하고 명령하듯 말했다. 그러자 그가 방안에 흩어져 있던 속옷과 양말을 가방 속에 집어넣어 어깨에 걸치고는 연신 죄송하다며 도망치듯 잽싸게 달아나버렸다.


도망가는 놈을 지켜보던 김 사장 부인이 심경이 복잡한 듯 한마디 했다.
“에이, 그놈 멀쩡하게 생겨가지고는….”
내 얘기를 열심히 들은 친구 윤 전무가 얘기가 끝나자마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하고 있었다.
“하! 그런 에피소드가 있었구만, 정말 김 사장인가 하는 분에게 자네가 큰 은인이겠네. 그날 이후로 별 일은 없었던가?”
“물론! 김 사장으로부터 그놈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네.”

“아무튼 대단하이. 그 김 사장님이 정말 자네에게 큰 신세를 졌군.”
“신세는 무슨. 서로 어려운 일 당하면 도움을 주는 게 더불어 사는 사회가 아니겠나.”
“허, 그야 자네 말이 맞긴 하네만 세상 사람들이 어디 자네 마음 같겠나? 그건 그렇고, 사진을 찍어서 그놈이 다시는 그 아가씨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 건 정말 잘한 방책이라고 생각해.”

“김 사장은 그놈에게 강간이라도 당했으면 어쩌나 고민이었지. 다행이 그놈이 성추행만 하고 강간은 하지 않았기에 혼을 내서 두 번 다시 딸애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었던 거지. 그냥 단순히 혼만 내서 돌려보낸다 해도 나중에 다시 접근해서 보복이라도 한다면 큰일 아니겠나? 허나 그놈이 아무리 나쁜 놈이라도 자신이 공개적으로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리석게 같은 범행을 저지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네. 그리고 사실 말이야. 내가 그놈에게 한 게 법적으로는 정당한 일이 아니란 말이야. 당연히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지만 어쩌겠나 부모와 가족들이 모두 신고를 거부하는 것을, 하여간 일이 별 무리 없이 잘 처리되어 기분이 개운했다네.”

“그렇군. 그렇다면 우리 아들 녀석이 당한 경우와 그 아가씨가 당한 경우를 모두 같은 맥락에서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겠네?”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친구 윤 전무는 뭔가 해결점을 찾았다는 듯 말했다.
“물론이야. 자네 막내가 그 불량학생들을 다시 만날 확률이 상당할 거야. 그렇다면 그놈들을 잡아 모두 사진을 찍어두고 두 번 다시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막내 뒤에는 범과 같은 힘세고 무서운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각인시킨다면 아마 다시는 괴롭히지 못할 거네. 대개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 행위에 대해서 노출시키지 않고 감추려고 하는 습성이 있네. 아마 그것은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르지. 더욱이 불량학생들이 자네 아들에게 저지른 행위에 대해 경고하고 사진을 찍어 보관하고 있다는 것은 그들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되겠지. 왜, 수사관들은 어떠한 사건이 벌어지면 동일 전과범을 제일 먼저 의심하지 않는가? 그와 같이 자신이 가장 먼저 의심을 받게 되어 용의선상에 올라 갈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어리석게 같은 행동을 하여 수사의 표적이 되는 바보 같은 사람은 아마 없을 걸세.”

“그래 맞네. 자네의 설명을 듣고 보니 그 방법 외에는 우리애가 그 녀석들로부터 먹이의 표적이나 보복을 피할 방법이 없는 것 같네. 내 집에 돌아가면 집사람과 아들을 불러 상의해 보고 결정해야겠네. 만약 필요할 경우 자네에게 도움을 요청하겠네. 내 이놈들, 한번만 더 우리애를 괴롭히면 가만두지 않겠네.”
친구가 주먹을 불끈 쥐고 허공을 향해 휘둘러보였다.


“에이, 이 사람아. 성추행한 도둑놈하고는 다르네. 어떤 경우라도 학생들을 두들겨 패면 큰일 나네. 절대 손은 대지 말게. 왜?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된다는 말도 못 들었나?”
“아, 임 이사! 걱정하지 말게나. 설마하니 내가 자식 같은 놈들을 두들겨 패기야 하겠는가? 겁을 좀 준다는 것이지. 만약 곤란하면 내 자네에게 도움을 요청하겠네.”
“이사람, 절대로 나를 부르지 말게. 자네의 자식일은 자네가 책임을 져야 자식 놈도 아비에 대한 존재의 필요성과 고마움을 알지 않겠는가?”

“그도 그래.”
“하하하.”
“허허.”
우리는 마주보고 웃으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
관악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설악산이나 도봉산만큼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산등성이가 몇 번 굽이쳐 펼쳐진 풍경은 힘겹게 올라온 모든 이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씻어 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다음호에 계속>

 

임성학은?

- 대한신용조사 상무이사 역임

- 화진그룹 총괄 관리이사 역임

-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

- PIA 사설탐정학회·협회 부회장 겸 운영위원

- PIA 동국대·광운대 최고위과정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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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