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투어’ 현주소

환율상승·경기침체로 ‘상종가’

예년 같았으면 지금쯤 해외로 나가는 골퍼들로 공항이 붐빌 시기이지만 올해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원 달러 환율이 급상승했고 국내외 경기가 침체일로를 걷게 되면서 따뜻한 나라를 찾아 떠나려던 국내 골프관광객들이 제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골프투어의 현주소를 좇아봤다.


서울 강남에서 큰 중국집을 경영하는 강모(48)씨는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로 친구들과 해외골프여행을 계획했다가 환율상승과 유류 할증료로 인해 비싸진 항공료 때문에 해외투어를 포기하고 2박3일 동안 70여만원으로 제주도 골프투어를 다녀왔다.
이처럼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골프를 포함한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지난해 5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으며 9월과 10월에는 무려 2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9월의 방한 외국인은 58만7853명으로 작년 동기의 55만7825명에 비해 5.38%가 늘었지만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81만87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1만5650명에 비해 19.39%나 줄었다.
이렇듯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지난해 5월 109만9977명으로 1년 전보다 0.7% 줄어들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 뒤 6월에는 5.6%, 7월에는 12.5%, 8월에는 11%가 줄었는데 9월에는 19.39%나 급감해 감소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10월 통계는 최종 집계되지 않았지만 전년 동기보다 해외여행객 수가 8~10%가량 줄어든 것으로 관계 기관들은 추정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해외연수를 자제하거나 중단하는 등 사회 전반에 해외여행을 자제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반면 9월 중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수는 58만7853명으로 작년 동기(55만7825명)보다 5.38% 늘었고 같은 기간 방한한 일본인도 20만222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5% 늘었다. 이러한 증가세는 10월에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작년 동기에 비교해 20% 가까이 감소한 것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갈수록 줄어드는 이유는 경기 침체로 불안 심리가 증폭되고 있는데다 최근 환율 급등으로 여행 상품 가격이 오르고 현지에서 쓸 수 있는 비용마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증하듯 10월은 여행수지가 7년여 만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여행수지는 9월 3억86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내 2004년 5월 2억8700만 달러 적자 이후 4년4개월 만에 가장 작은 규모의 적자를 냈다.
10월 들어서도 해외 여행객 수가 크게 감소한 데다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여행객들의 씀씀이도 줄어 여행수지는 흑자로 돌아섰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이 지난 10월25일까지 여행수지를 자체 집계한 결과도 3억5000만 달러 흑자로 잠정 추산됐다.
여행수지는 2001년 4월 3억 달러 흑자 이후 줄곧 적자 행진을 이어왔으며 적자 폭도 갈수록 확대돼 서비스수지 적자의 주범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를 해외여행 경비로 축내는 구조가 고착화돼 우리 경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관광공사는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환율 급등과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악재가 끼어 있어 내국인의 해외여행 감소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관광공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절정을 이뤘지만 올해는 경기 침체로 급감하고 있다”면서 “반면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은 늘고 있어 관광수지 적자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극심한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내국인들이 해외여행을 나가서도 씀씀이를 크게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작성한 ‘관광수지 현황’에 따르면 8월에 내국인 1인당 해외여행 지출 경비는 988달러인데 반해 외국인은 국내에서 1016달러를 썼다. 해외관광객들도 줄었지만 해외에서 씀씀이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내국인 1인당 월별 해외 지출액이 1000 달러 이하를 기록한 것은 8월이 처음이며, 내국인의 1인당 월별 해외여행 지출액이 방한 외국인의 지출액보다 적은 것은 올 들어 벌써 네 번째다. 그만큼 내국인의 지갑 사정이 나빠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8월의 내국인 1인당 해외 골프투어 지출액은 988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가 줄어든 반면 외국인의 국내 지출액은 1016달러로 작년 동기에 비해 14.6%가 늘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올 상반기 해외골프투어를 나간 골퍼는 지난 1년간 평균 해외투어 횟수는 3.1회로 지난해 조사 시점에 비해 0.9회가 늘었으며 주요 방문 국가는 중국(46.4%)이 가장 많고 태국(36.8%), 일본(10.7%), 미국(8.3%), 필리핀(5.8%) 순이었다.
골프투어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77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4점과 비슷한 수준이며 향후 해외골프투어 희망 국가는 일본이 27.1%, 미국이 21.5%, 호주가 17.3%로 1위에서 3위까지 차지했다.
1월부터 8월까지 내국인의 1인당 해외여행 지출액은 1130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3.9% 줄어들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지출액은 1118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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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면 해외로 나가던 국내 골퍼들이 환율급등의 영향으로 제주로 발길을 돌리면서 제주의 골프장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현재 도내 26개 골프장을 찾은 관광객은 71만3736명(내국인 68만7099명, 외국인 2만663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7만3048명(내국인 54만2502명, 외국인 3만546명)보다 24.6%(14만688명)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별 골프관광객을 보면 1월과 2월에는 4만~4만4천여명에 그쳤으나 3월부터 5월에는 6만8000~8만9000여명으로 매월 1만명 정도 불어나다가 6월과 7월에는 장마의 영향으로 6만6000~7만1000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8월 들어서는 장마가 끝나 라운드하기에 적절한 날씨가 이어지고 환율급등에 따른 경제 위기감이 고조돼 해외여행 자제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도내 골프장 이용객이 9만명으로 다시 늘었고, 10월에는 10만1천532명으로 월간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8월 이후 환율급등으로 해외로 나가던 골프여행객들이 제주로 발길을 돌린 데다 도내 골프장업계가 연초부터 카트비를 내리는 등 요금인하운동을 꾸준히 전개해 골퍼들의 호감을 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골퍼들이 몰리면서 도내 26개 골프장은 11월은 물론 12월까지 주말(금요일 오후~일요일 오전)에는 이미 95% 이상 예약이 끝나 부킹은 ‘하늘에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실정이며 주중에도 특정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예약이 쉽지 않은 상태다.
강성보 제주도 골프장담당자는 “도내 18개 골프장이 8만원이던 카트비를 4만원으로 내리는가 하면, 일부는 그린피를 중국 수준으로 인하하고 캐디선택제를 도입하는 등 업계의 자구노력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올해 겨울철에는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 좌석이 주당 30만3870석으로 지난해보다 18%가 증가했고 특히 제주-김포노선은 주당 19만846석으로 26%가 늘어나 제주를 찾는 골프관광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도는 올해 골프관광객에 의한 지역 경제 파급효과는 35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올해 제주도를 방문한 골퍼를 포함한 총 관광객이 지난 11월4일로 500만명을 넘어섰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 들어 현재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등 모두 500만8940명으로 집계돼 지난해(11월27일)보다 23일이나 앞당겨 5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관광객 446만4469명보다 7.4%가 증가한 것이며 제주도의 올해 관광객 유치목표인 580만 명의 86% 수준이다.
제주도는 환율급등에 따른 해외 관광비용 증가로 해외여행을 계획했던 내국인들이 제주도로 발길을 돌리고 제주를 기점으로 하는 연안여객선 이용객이 수학여행단을 주축으로 전년대비 29% 이상 증가하면서 관광객 500만명 돌파시점이 빨라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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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