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재>'분쟁조정의 달인' 임성학의 실타래를 풀어라(28)

컨설팅전문가인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은 자타가 공인한 ‘분쟁조정의 달인’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침서 <실타래를 풀어라>를 펴냈다. 책은 성공이 아닌 문제를 극복해 내는 과정의 13가지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복잡하게 뒤엉키는 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기 위해 책을 펴냈다는 임 소장. 그의 숨은 비결을 <일요시사>가 단독 연재한다.

격분한 피해자 부모 가해자 양쪽 뺨 후려쳐
피해자 강한 반항 부딪혀 강간 못하고 성추행

그 순간, 동시에 후배가 잽싸게 그놈에게 달려들어 뒤에서 그놈의 목에 양팔을 끼어 넣어 유도에서 말하는 목조르기로 꼼짝 못하게 했다. 그는 고통을 채 삭이기도 전에 목조르기를 당하자 자연히 몸을 뒤로 제켜 후배가슴에 안긴 상태가 된 채, 양손으로 후배가 조르고 있는 팔을 떼어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명색이 전국대학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한 태권도 최상급 고단자를 상대로 쉽게 벗어날 수는 없었다. 나는 놈 앞에 서서 여차하면 공격할 준비를 하고선 그놈이 후배에게 완전히 제압되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그놈이 도저히 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아니면 더 버텨보았자 자신만 손해일거라고 판단했는지, 후배의 팔을 툭툭 치며 항복한다는 신호를 보내며 풀어달라고 했다.

그러자 후배가 내 눈치를 살피며 “어떻게 할까요” 물었다. 나는 그놈이 어떤 돌발 행동을 할지 몰라서 완전히 승복할 때까지 계속 제압하라고 했다. 그리고는 놈에게 강력하게 경고를 했다.

“야, 임마! 너 더 이상 달려들면 오늘 이방에서 나가지 못하고 초상 치를 줄 알아! 그리고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 것에 혹시라도 거짓말 하면 개 목숨 되는 줄 알아. 알겠어?”


나는 놈에게 위협적인 말로 기세를 제압하고는, 2층 계단 끝에서 가슴을 졸이며 기다리고 있는 김 사장 부부와 딸을 불렀다. 그제야 우리가 사태를 진정시켰다는 것에 안심을 했는지 그들이 다가왔다.
나는 놀라며 불안해하는 김 사장 딸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키며 그놈을 향해 말했다.
“야, 임마! 너 이 아가씨 알지?”
놈은 대답 대신 컥컥 소리만 냈다.

도주하려 안간힘

“좋아, 지금 네놈을 믿고 목을 풀어줄 테니 도망가거나 반항을 하면 바로 경찰에 신고해 성추행범으로 처넣을 거야. 그리 알아. 알겠어?”
그제야 후배가 목을 풀어주었다. 놈은 목을 움켜쥐고 뭔가 억울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놈이 아직도 완전히 승복하지 않는 느낌을 받았는지 지켜보고 있던 후배가 놈의 뒤통수를 손날로 후려치고, 엉덩이를 세게 걷어차면서 명령을 했다.
“자식아, 똑바로 무릎 꿇고 앉지 못해?”

가쁜 숨을 내리쉬던 그는 후배로부터 뒤통수와 엉덩이를 걷어차이고는 또다시 몸을 움츠렸다. 그리곤 우리를 도저히 당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걸 느꼈는지 순순히 무릎을 꿇고 고개를 푹 숙였다.
“야! 임마! 고개 들고 이 아가씨 똑똑히 잘 봐? 이 여자 알지?”
“예….”
모기목소리로 잘 들리지도 않게 대답하며 들었던 고개를 다시 숙였다.
“야, 이 자식아! 똑바로 대답하지 않으면 가만 안 둬! 알겠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지켜보고 있던 후배가 다시 경고를 했다. 나는 모든 게 확인된 이상 지체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녀를 아래층으로 내려가게 하고는 다시 그놈을 향해 물었다.
“당신 뭐하는 놈이야? 어이, 주민등록증 내놔봐?”
내 말에 고개를 들고 나를 잠시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숙였다.

“어, 이놈 봐라?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는가봐?”
지켜보고 있던 후배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놈의 뒤통수를 손날로 한 대 더 가격했다. 그러자 놈이 몸을 움츠리며 양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바로 그때였다. 지금까지 문 앞에서 모든 사태를 지켜보던 김 사장이 갑자기 뛰어 들어와 머리를 감싸고 있는 놈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 나쁜 새끼, 죽여 버릴 거야.”
격분한 김 사장이 놈의 양쪽 뺨을 몇 대 후려갈기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 그 바람에 얼굴이 벌개진 놈이 구석으로 도망가며 몸을 웅크렸다. 나는 예상치 못한 김 사장의 돌출행동에 당황하다가 그를 말렸다.

“그만 참고 우리에게 맡기고 밖으로 물러나 있어.” “아니 저런 놈은 경찰에 신고 할 것도 없이 아예 죽여 버려야 돼. 이놈의 새끼!”
흥분한 김 사장을 겨우 말리고 다시 그놈에게 물었다.
“야, 임마! 고개 들어. 너, 저 아가씨 강간했지?”
벌겋게 달아오른 놈의 얼굴을 손으로 쳐올리며 내가 위협적으로 몰아갔다.
“아, 아닙니다. 안했습니다.”

정신 못 차린 가해자


그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강력히 부인 했다.
“너 이 자식, 아직도 덜 맞았나. 왜? 바른말을 하지 못해 새끼야!”
이번에는 후배가 그놈의 머리를 잡고 흔들며 험하게 몰아세웠다.
“그럼 왜 저 아가씨가 당하지도 않은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거야. 너 이 새끼 거짓말하면 오늘 죽어!”
“아닙니다. 정말입니다. 강간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어디까지 한 거야.”

놈은 여전히 머뭇거리며 답변을 피했다. 나는 다시금 고함을 지르는 김 사장을 제지하고 그를 향해 마지막으로 물었다.
“순순히 바른말하고 사라지는 게 어때?”
내가 바른말을 하면 놓아줄 것처럼 말하자, 그 역시 더 이상 숨겨봐야 도리어 자신만 손해라고 생각했는지 털어놓기 시작했다.
“사실은 저 아가씨의 바지만 벗기고 몸을 더듬고…팬티를 벗기려고 하는데 워낙 강하게 반항하는 바람에 마음이 바뀌어서 강간하지 않았습니다.”
“강간은 하지 않고 성추행은 했다, 이 말이지? 대답해봐!”
“예….”

“좋아. 그리고 너 임마! 너, 왜 이곳에 있는 거야. 이 새끼, 너 다른 여자들 꼬드겨와 이곳에서 강간하려고 이 장소 이용하는 거 아니야?”
내가 주먹을 쥐고 당장에라도 한 방 칠 것처럼 으름장을 놓았다.
“아! 아닙니다.”
“빨리 주민등록증 안내놔?”
“주, 주민등록증 없습니다.”
“이 새끼, 너 몇 살이야?”
<다음호에 계속> 

 

임성학은?

- 대한신용조사 상무이사 역임

- 화진그룹 총괄 관리이사 역임

-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

- PIA 사설탐정학회·협회 부회장 겸 운영위원

- PIA 동국대·광운대 최고위과정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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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