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터질듯한 가창력 소울하모니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5.16 13: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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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R&B요? 생소하지 않아요~"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아이돌 위주 음악으로 일률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요계에 혜성 같은 신인 그룹이 나타났다. 록과 R&B의 조합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콘셉트로 등장한 이들의 음악은 듣는 이의 심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시원한 고음과 가슴을 울리는 목소리,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를 겸비한 이들은 록 보컬 원킬과 R&B 보컬 가연이 의기투합해 만든 그룹 '소울하모니'다. 다소 길었던 무명생활을 뒤로 하고 자신들의 꿈을 향해 날갯짓을 시작한 소울하모니를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소울하모니. 명성은 그렇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사실은 엄청난 실력의 혼성그룹이다. 두 사람은 본거지인 경남 진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다. 남성보컬 원킬(26·본명 곽동현)의 4옥타브를 넘나드는 고음과 여성보컬 가연(31·본명 천가연)의 감성 있는 중저음 창법이 적절히 어우러져 듣는 이들로 하여금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노래야? 드라마야?

"처음에는 이게 될까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프로젝트성 그룹으로 시작했었으니까요. 그런데 팬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저희도 호흡이 잘 맞았고…. 둘이 함께 하는 게 혼자 할 때보다 오히려 더 인상적이었어요."(가연)

이들의 특이한 매력은 소속사와의 관계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들의 소속사인 배드보스컴퍼니(대표 조재윤)는 가수와 소속사 간 계약서 자체가 없다. 단지 서로의 신뢰와 의리를 통해 가수와 소속사가 함께 성장하며 공생하고 있다. 7년이라는 짧지 않은 무명생활동안 이들은 함께 울고 웃었으며 그만큼 끈끈한 관계 속에 데뷔를 했다.

"가수로 데뷔한 이후에도 소속사 직원들과 함께 숙소를 써요. 식사준비도 돌아가면서 해요. 심지어 소속사 대표님까지 식사준비를 하세요. 실력도 전문요리사 뺨 쳐요(웃음)."(가연)

남성멤버 원킬은 지난 2010년 데뷔무대에서의 폭발적인 고음으로 '4옥타브 도'라는 자랑스러운 수식어가 붙었다. 원킬의 무대는 흡사 가수 김경호의 무대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가수를 꿈꾸던 고등학교 시절부터 김경호 선배님에게 빠져들었어요. 남들이 못하는 고음을 낼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게 느껴졌고 데뷔 전까지 김경호 선배님으로 살았어요. 모창은 물론이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연습했어요. 오죽하면 별명이 '갱호' 겠어요."(원킬)

계약서 없는 소속사, 신뢰·의리로 뭉쳐 '끈끈'
무대를 장악하는 폭발적 고음과 치명적 카리스마

원킬의 별명 '갱호'는 김경호의 '경호'를 이들의 본거지인 경남 진주 사투리로 발음한 것. 문득 가연의 별명이 궁금해졌다.

"가연씨는 '천회장'이라고 불려요. 특유의 호탕함과 카리스마로 소속사의 실권(?)을 모두 휘어잡고 있죠. 대표님까지 천회장이라고 부를 정도니…. 말 다했죠?"(원킬)

여성멤버 가연은 뮤지컬배우를 꿈꾸며 연기예술을 전공하는 늦깎이 대학생이다. 인터뷰에 참석한 소울하모니 멤버들과 그들의 매니저가 꼽은 가연의 최대 장점은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다. 가연의 카리스마는 지난 2월 소울하모니의 2집 컴백무대에서 확실하게 드러난 바 있다. 당시 가연은 무대에 맨발로 올라 관객들로부터 '제2의 이은미' '맨발의 디바'라는 찬사를 자아냈고 방송이 끝난 후 소울하모니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원동력이 됐다. 가연은 이 같은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뮤지컬배우를 꿈꾸고 있다.

이들이 동시에 꾸는 꿈은 대한민국 음악시장의 변화다. 신인가수가 꾸기에는 조금은 거창한 꿈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다양성도 다양성이지만, 음악프로그램이나 각종 음악차트에서 여러 장르를 수용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TV나 라디오 등 대중이 가장 많이 접하는 방송에서 조금 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통해 더 많은 문화적 경험을 하도록 도와주고 대중 각자가 자신이 감동받을 수 있는 음악을 알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면 저희 같은 음악을 하시는 가수들이 더 쉽게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

카메라가 있는 방송무대보다는 관객들과 더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는 라이브무대나 공연이 좋다는 소울하모니. 소울하모니는 '영혼의 조화'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소울하모니의 영혼을 담은 목소리가 이제 막 팬들의 마음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데뷔 1년7개월째를 맞은 소울하모니. 이들은 최근 새로운 목표가 추가됐다. 오는 8월 발매 예정인 3집에서 새로운 장르를 도전하고 색다른 변신을 하고 싶단다.

"더 좋은 음악으로 활동할거에요. 항상 도전하려해요. 아직 보잘 것 없지만 더 열심히 할 테니 많이 사랑하고 기억하고 응원해 주세요. 혹평이든 호평이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활동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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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