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아이돌 위주 음악으로 일률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요계에 혜성 같은 신인 그룹이 나타났다. 록과 R&B의 조합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콘셉트로 등장한 이들의 음악은 듣는 이의 심장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시원한 고음과 가슴을 울리는 목소리,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를 겸비한 이들은 록 보컬 원킬과 R&B 보컬 가연이 의기투합해 만든 그룹 '소울하모니'다. 다소 길었던 무명생활을 뒤로 하고 자신들의 꿈을 향해 날갯짓을 시작한 소울하모니를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소울하모니. 명성은 그렇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사실은 엄청난 실력의 혼성그룹이다. 두 사람은 본거지인 경남 진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다. 남성보컬 원킬(26·본명 곽동현)의 4옥타브를 넘나드는 고음과 여성보컬 가연(31·본명 천가연)의 감성 있는 중저음 창법이 적절히 어우러져 듣는 이들로 하여금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노래야? 드라마야?
"처음에는 이게 될까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프로젝트성 그룹으로 시작했었으니까요. 그런데 팬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저희도 호흡이 잘 맞았고…. 둘이 함께 하는 게 혼자 할 때보다 오히려 더 인상적이었어요."(가연)
이들의 특이한 매력은 소속사와의 관계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들의 소속사인 배드보스컴퍼니(대표 조재윤)는 가수와 소속사 간 계약서 자체가 없다. 단지 서로의 신뢰와 의리를 통해 가수와 소속사가 함께 성장하며 공생하고 있다. 7년이라는 짧지 않은 무명생활동안 이들은 함께 울고 웃었으며 그만큼 끈끈한 관계 속에 데뷔를 했다.
"가수로 데뷔한 이후에도 소속사 직원들과 함께 숙소를 써요. 식사준비도 돌아가면서 해요. 심지어 소속사 대표님까지 식사준비를 하세요. 실력도 전문요리사 뺨 쳐요(웃음)."(가연)
남성멤버 원킬은 지난 2010년 데뷔무대에서의 폭발적인 고음으로 '4옥타브 도'라는 자랑스러운 수식어가 붙었다. 원킬의 무대는 흡사 가수 김경호의 무대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가수를 꿈꾸던 고등학교 시절부터 김경호 선배님에게 빠져들었어요. 남들이 못하는 고음을 낼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게 느껴졌고 데뷔 전까지 김경호 선배님으로 살았어요. 모창은 물론이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연습했어요. 오죽하면 별명이 '갱호' 겠어요."(원킬)
계약서 없는 소속사, 신뢰·의리로 뭉쳐 '끈끈'
무대를 장악하는 폭발적 고음과 치명적 카리스마
원킬의 별명 '갱호'는 김경호의 '경호'를 이들의 본거지인 경남 진주 사투리로 발음한 것. 문득 가연의 별명이 궁금해졌다.
"가연씨는 '천회장'이라고 불려요. 특유의 호탕함과 카리스마로 소속사의 실권(?)을 모두 휘어잡고 있죠. 대표님까지 천회장이라고 부를 정도니…. 말 다했죠?"(원킬)
여성멤버 가연은 뮤지컬배우를 꿈꾸며 연기예술을 전공하는 늦깎이 대학생이다. 인터뷰에 참석한 소울하모니 멤버들과 그들의 매니저가 꼽은 가연의 최대 장점은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다. 가연의 카리스마는 지난 2월 소울하모니의 2집 컴백무대에서 확실하게 드러난 바 있다. 당시 가연은 무대에 맨발로 올라 관객들로부터 '제2의 이은미' '맨발의 디바'라는 찬사를 자아냈고 방송이 끝난 후 소울하모니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원동력이 됐다. 가연은 이 같은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뮤지컬배우를 꿈꾸고 있다.
이들이 동시에 꾸는 꿈은 대한민국 음악시장의 변화다. 신인가수가 꾸기에는 조금은 거창한 꿈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다양성도 다양성이지만, 음악프로그램이나 각종 음악차트에서 여러 장르를 수용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TV나 라디오 등 대중이 가장 많이 접하는 방송에서 조금 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통해 더 많은 문화적 경험을 하도록 도와주고 대중 각자가 자신이 감동받을 수 있는 음악을 알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면 저희 같은 음악을 하시는 가수들이 더 쉽게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
카메라가 있는 방송무대보다는 관객들과 더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는 라이브무대나 공연이 좋다는 소울하모니. 소울하모니는 '영혼의 조화'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소울하모니의 영혼을 담은 목소리가 이제 막 팬들의 마음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데뷔 1년7개월째를 맞은 소울하모니. 이들은 최근 새로운 목표가 추가됐다. 오는 8월 발매 예정인 3집에서 새로운 장르를 도전하고 색다른 변신을 하고 싶단다.
"더 좋은 음악으로 활동할거에요. 항상 도전하려해요. 아직 보잘 것 없지만 더 열심히 할 테니 많이 사랑하고 기억하고 응원해 주세요. 혹평이든 호평이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활동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