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오른 여신 배우 고준희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4.10 1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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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키스신이라 혀까지 사용하는 줄 몰랐어요"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늘씬한 키에 길쭉한 팔다리, 신이 주신 몸매를 타고났으니 뭘 입어도 모델자태가 난다. 지난해 방송된 MBC 주말연속극 <내 마음이 들리니>로 2년 만에 방송에 컴백한 배우 고준희를 보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 특별출연으로 스크린 복귀를 알린 고준희가 영화 <인류멸망보고서>를 통해 연기자로서의 본격적인 날갯짓을 시작했다.

영화 <인류멸망보고서>가 대중 앞에 설 수 있기까지는 많은 시련이 있었다. 2006년 제작 도중 제작사 사주가 도망가고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배급 등에 문제가 생겨 개봉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인류멸망보고서>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2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6년 만에 관객들을 찾아왔다.

6년 만에 개봉

영화 <인류멸망보고서>는 괴바이러스에 감염돼 좀비가 된 인간의 모습을 다룬 '멋진 신세계'와 한 소녀가 주문한 당구공이 지구의 멸망을 불러온다는 독특한 스토리를 풀어낸 '해피 버스데이', 인간이 만들었지만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설법하는 경지에 이른 로봇의 운명을 다룬 '천상의 피조물' 등 세 가지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 영화다.

이번 영화에는 류승범, 고준희, 김강우, 송새벽, 진지희 등이 출연했는데 이 중 연기나 외모 면에 있어서 주목을 받은 배우가 있었다. 바로 고준희가 그 주인공.

6년 전 22살이었던 고준희는 '멋진 신세계'에서 소개팅남 류승범과의 달콤한 첫 키스 때문에 좀비가 되어버린 비운의 퀸카 소개팅녀 김유민 역을 맡아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청순함이 돋보이는 여대생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고준희는 송새벽, 진지희가 주연을 맡은 '해피 버스데이'에서도 기상캐스터로 깜짝 등장해 코믹 카메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고준희는 멸망을 몇 시간 앞둔 촉박한 상황에서 TV에 나오는 게 마냥 즐거워 V자를 그리며 해맑게 웃는 푼수 기상캐스터로 분해 상큼 발랄한 매력과 함께 큰 웃음을 선사하며 열연했다.


고준희는 지난 2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인류멸망보고서>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화이트 미니원피스를 입고 등장해 남심을 발칵 뒤흔들었다.

이날 고준희는 브라운 컬러의 단발머리에 꽃무늬 시스루 원피스, 블랙 앵클부츠를 신고 등장했다.

고준희 미니원피스 자태에 누리꾼들은 "청순한 의상을 섹시하게 소화했다" "레드 립스틱이 너무 잘 어울린다" "각선미 대박" 등의 찬사를 보냈다.

이날 고준희는 "6년 전 영화를 다시 보니 많이 통통했던 것 같고 민망하기도 하다"며 "좀비라는 독특한 소재에 류승범과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시 좀비영화를 한다고 해도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소름 돋는 좀비·푼수 기상캐스터 완벽 변신
"류승범과 진한 키스신 느낌이…좋았겠죠?"

상대 배우 류승범과의 진한 키스신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았는데 이에 고준희는 "첫 영화에서 첫 키스신이라 혀까지 사용하는 줄 몰랐다"며 "감독님이 그림으로 쉽게 볼 수 있게 정확한 콘티를 짜와 그림대로 열심히 했다"고 답했다. 이어 "나도 좋았겠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관련 영화의 연출을 맡은 임필성 감독은 "이 역을 위해 오디션을 많이 봤다. 내가 생각했을 때 (고준희는) 덕후들이 꿈꾸는 이상형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때 신인이고 어린 나이였는데도 매우 잘해줬다. 첫 장면이 키스신이라 고생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한편 임 감독은 "세계가 멸망한다면 핵폭탄 같은 거대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작은 실수나 치료할 수 없는 감기 같은 작은 것이 원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쓰레기 분리수거라는 일상적인 소재에서 출발하는 장르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진지한 메시지가 없는 건 아니지만 농담으로 던진 이야기인 만큼 다큐멘터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재밌게 봐줬으면 한다"고 관전 포인트를 소개했다.

덕후들의 이상형

한편 '멋진 신세계' '해피버스데이' '천상의 피조물'까지 총 세 편의 작품으로 이뤄진 <인류멸망보고서는> 각각 호러, SF코믹물로 서로 다른 장르물을 표방했다. 영화는 오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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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