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시작~ 2012 팔도 프로야구 대장정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4.06 17: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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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우승? 뚜껑은 열어봐야…"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2012 팔도 프로야구가 7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여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올해 프로야구 사상 첫 700만 관중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시즌 개막 직전 터진 승부조작의 여파로 흥행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야구위원회는 수년간 불었던 흥행돌풍을 올해도 이어가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각종 볼거리도 풍부해졌다. 해외파 4인방의 복귀로 한국 프로야구 출범이래 가장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으며, 각종 진기록도 양산될 전망이다. 신생구단 NC 다이노스가 합류한 퓨처스리그도 주목받고 있고 각 구단 에이스 투수들의 마운드 대결도 주목할 만하다. 각 팀 감독들도 우승을 향한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일요시사>가 2012 팔도 프로야구를 전망해봤다.

8개 구단 감독 출사표 "가을야구 우리가 간다"
사상 첫 700만 관중 돌파 목표, '본격 시동'

2012년 시즌은 김태균(한화), 이승엽(삼성)의 복귀와 박찬호(한화)의 영입, 김병헌(넥센)의  입단으로 끊임없이 화제가 이어져 벌써부터 올 시즌 프로야구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활약에 따라 팀 순위도 엇갈릴 것으로 보이면서 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복귀 4인방의 맏형 격인 박찬호는 원래 연고지인 한화 이글스로 입단했다. '박찬호특별법'까지 만들어가면서 우여곡절 끝에 국내로 돌아왔고, 특히 프로야구 최저연봉 2400만원에 한화와 계약해 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돌아온 해외파들 성적에
팀 성적 엇갈릴 전망

한화 팬들은 박찬호의 이런 마음에 보답하려는 듯 지난 1997년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폐막식에 쓰였던 그룹 넥스트의 '아리랑'을 편곡해 박찬호가 마운드에 출전 시 응원가로 사용하기로 했다.


199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01년 한국 선수 최초로 월드시리즈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고 천하의 박찬호도 경험하지 못한 챔피언 반지를 가져본 유일한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병현은 넥센에 새둥지를 틀었다. BK(Born to K·삼진잡기 위해 태어난 사람)라는 기분 좋은 별명을 갖고 있는 김병현은 지난달 29일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1.2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선보였다. 직구 스피드는 145km까지 나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전 투입을 하기에는 무리로 보인다. 넥센 김시진 감독도 그의 투입을 4월말에서 5월초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김병현은 선발을 고집했던 메이저리그 시절과 달리 보직에 크게 구애 받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보직에 상관없이 김병현의 합류는 투수력이 절실한 넥센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민타자 이승엽도 귀환했다. 한 시즌 아시아 최다홈런 56개 기록, 세계 최연소 300홈런 기록 등 '기록의 사나이' 이승엽은 지난 8년간의 일본 프로야구 생활을 청산하고 국내 무대에 복귀했다. 이승엽은 삼성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도 없다며 계약 조건을 삼성에 백지위임했고 삼성은 연봉총액 11억원을 부여하며 그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삼성은 이로써 박한이-이승엽-최형우-채태인으로 이어지는 공포의 좌타자 라인을 보유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승엽이 국내 투수들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면서도 그의 가능성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부담감만 떨쳐낸다면 30홈런은 충분하다는 것. 하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은 "아무리 이승엽이라지만 이제는 30대 후반이다. 너무 많은 기대감을 갖고 본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의 도전을 '아름다운 도전'으로 봐주었으면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FA가 되면서 일본 지바 롯데로 이적,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가 다시 친정팀 한화로 복귀한 김태균은 야구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연봉인 15억원을 받았다. 이에 보답하는 듯 김태균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0.400(25타수 10안타), 2홈런, 8타점을 쳐냈고 삼진은 단 2번 밖에 당하지 않았다. 선구안도 좋아졌다는 것. 전문가들도 김태균에 대해 '완성형'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태균은 앞서 거론한 박찬호, 김병헌, 이승엽과는 상황이 다르다. 박찬호, 김병헌, 이승엽은 전성기가 지났지만 김태균의 나이는 이제 서른이다. 이는 한화가 15억의 거액을 안겨준 이유이기도 하다.

'기록의 사나이'들이 쓰는
대기록의 역사도 대기 중 


이뿐만 아니다. 각종 진기록도 쏟아질 전망이다.

통산홈런 순위 4위(324)의 주인공인 이승엽은 진정한 홈런왕을 노리고 있다. 28홈런을 추가할 경우 은퇴한 양준혁(전 삼성)의 351홈런을 넘어서게 되고 올해 20홈런 이상만 쳐도 국내 타자 최초 8년 연속 20홈런 이상이란 대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또한 통산 1000타점 달성에 52타점, 900득점에 17득점만을 남겨두고 있다.

박경완(SK)은 88득점과 6타점을 보태면 장종훈(전 한화), 양준혁에 이어 역대 3번째로 1000타점-1000득점 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송지만(넥센)은 통산 홈런 309개로 양준혁의 최다홈런 기록 경신이 목표다. 또 110경기에 출전하고 151안타를 때려내면 양준혁, 전준호(전 넥센)에 이어 역대 3번째 2000경기-2000안타 기록에 다가갈 수 있다.

'스나이퍼'라고 불리는 장성호(한화)도 106안타만 더하면 역대 3번째 2000안타 고지에 안착하고 통산안타 2위인 전준호의 2018안타 기록도 넘볼 수 있다. 지난 시즌 장성호의 안타는 96개였다.

투수들의 기록 경신도 지켜볼만 하다.

삼성 오승환은 현재 212세이브로 통산 세이브 3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16세이브만 추가 시 역대 1위 김용수(전 LG)의 227세이브를 추월한다. 지난 시즌 오승환이 47세이브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확실하게 기록경신을 앞두고 있는 선수도 없을 듯하다.

정민철(현 한화코치)이 지닌 최연소 100승 달성 기록(27세 3개월 2일)을 넘보고 있는 선수도 있다. 에이스 류현진이다. 올해로 만 25세인 류현진이 올 시즌 11승을 해 역대 23번째로 통산 100승을 달성하면 정민철이 지닌 기록을 가볍게 넘어설 수 있다. 10승 이상만 해도 이상철(전 삼성), 정민철에 이어 역대 3번째로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투수가 된다. 이외에도 류현진은 역대 5번째로 7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에도 도전한다.

박찬호·이승엽·김병헌·김태균 해외파 빅4 대결 '박빙'
최연소 100승·최다 출장·홈런왕, 또 어떤 진기록이?

1년간 재활을 마치고 마운드에 복귀한 류택현(LG)은 투수 퇴다 출장 기록을 갈아치우기 직전이다. 2010년 까지 811경기를 출장했던 류택현은 조웅천(전 SK)의 813경기 출장 기록에 고작 2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위기대마다 '펑펑' 터뜨려주는 거포들의 경쟁도 심상치 않다. '돌아온 라이온킹' 이승엽, '한국의 마쓰이' 최형우(이하 삼성), 별명이 너무 많이 '김별명'이 별명이라는 김태균(한화), '해결사' 별명 되찾고 싶다는 김상현(KIA)이 펼치는 홈런경쟁은 역대 가장 뜨거운 경연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서 9경기 연속안타와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위용을 과시한 이승엽은 앞서 설명했듯이 대한민국 홈런 1위 자리를 노린다. 이 기록까지는 28개만의 홈런을 남겨두고 있는데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꾸준히 기록해온 이승엽이기에 기록경신을 기대할만하다. 시범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도 "부상만 없다면 30홈런은 거뜬히 달성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태균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지난달 29일 열린 잠실 LG전에서 중월 솔로포를 때리면서 치열한 홈런 경쟁을 예고했다. 김태균은 일본 진출 첫해에 21홈런을 쳐냈다. 이승엽에 비해 나이도 6살이나 어리다. 김태균은 "개인 목표는 없다. 뭔가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낀다"며 팀 우승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올 시즌은 사실상 김태균의 전성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돌아온 거포들 홈런경쟁 치열
2군 퓨처스리그도 볼만 할 듯

이승엽과 같은 팀에서 그와 맞서는 또 한명의 거포가 있다. 바로 최형우다. 지난해 30홈런으로 이대호를 제치고 홈런왕에 오른 최형우는 118타점과 0.617의 장타율까지 3관왕을 차지하며 위력을 과시했다. 시즌이 지날수록 홈런 개수도 꾸준히 증가해왔다. 2008년 19개, 2009년 28개, 2010년 24개를 기록한 최형우는 지난해 30개를 때리며 홈런왕을 차지했다.

2009년 36홈런을 날리며 KIA의 우승을 이끌었던 김상현은 올 시즌 해결사 타이틀을 다시 차지 하기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직까지 홈런포를 가동하지는 못했지만 김상현은 "올해가 진정한 홈런왕을 가릴 수 있는 적기"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번 2012년 시즌은 2군 리그, 즉 퓨처스리그도 볼거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북부리그(상무, 경찰청, LG, SK, 두산)와 남부리그(삼성, 한화, 롯데, 넥센, KIA, NC)가 8월30일까지 총 530경기를 치른다. 1군보다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신생 NC 다이노스와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 3군이 번외팀으로 가세해 재미를 더했다.

경기는 오후 1시에 개시하고 우천취소 시 다음날 더블헤더를 실시하지 않고 예비일이 있는 경우 우선 편성해 중계방송 시 월요일에 경기를 진행한다. 지난해까지 무료였던 입장요금은 구단 자율로 변경됐다.

 


<8개 구단 감독 2012시즌 출사표>

부상선수만 없으면 다 '우승후보'

프로야구 8개 구단 감독들이 다양한 시즌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3일 낮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린 2012 팔로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Let's Play Ball with Fans!!' 행사에 참석해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시즌 판도는 제각각 이었다. '8강8중' '8강8약' '3강5중' 등 견해가 엇갈렸지만 가장 많은 감독들은 우승후보로 삼성을 꼽았다.

다음은 8개 구단 감독의 출사표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시간이 빨리 간다는 느낌이 든다. 작년에는 힘든 스타트를 했는데 올해 부상선수 없이 캠프를 잘 마무리하고 왔다. 목표는 우승이다. 저희를 1강으로 꼽는 분들이 많은데 감사드린다. 그런데 나는 8강 8약으로 하겠다. 항상 말씀드렸지만 부상 선수가 없는 팀이 4강에 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8강 8약이라고 생각한다.

◇SK 이만수 감독=삼성 우승 안된다. 우리가 우승이다.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 올 시즌 판세는 8강 8중이라 생각한다. 경기 때마다 큰 액션을 취하는 것은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같이 하기 위해서다. 올해도 좋은 플레이때마다 그렇게 할 것이다.

◇한화 한대화 감독=2년 동안 최하위를 기록했는데 벗어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지난해 많은 노력을 한 덕에 공동 6위했다. 올 시즌은 김태균도 오고 박찬호도 오지 않았나. 우승은 어떤 팀이 할지 모른다. 저희도 가을야구에 진출하면 우승에 도전해 볼 수 있지 않겠나. 시범경기를 통해서 3강 5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느낀 것도 많은 가운데 3강은 삼성, SK, KIA라고 본다. 참고로 우리가 지난해 아시아시리즈 우승팀 삼성에 10승 9패로 우세했던 것을 참조하겠다.

◇두산 김진욱 감독=팬들에게 감사하고, 두산 팬이 1등이라고 체감한다. 팬이 1등이듯 우리도 1등을 목표로 꼭 이루겠다. 삼성이 막강한 우승후보라고 생각했는데 시범경기 끝나고 달라졌다. 이제는 8강 8약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팀이 실전을 치러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롯데 양승호 감독=우리는 캠프에서 준비 잘했다. 작년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졌는데 올해는 꼭 올라가서 부산팬들에게 큰 기쁨 드리겠다. 개인적으로 전력 분석했을 때 삼성과 KIA가 우승 후보라고 본다. KIA의 선발진이 살아난다면 두 팀이 우승을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나머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KIA 선동열 감독=작년 많은 사랑을 받았다. 680만 관중이 오셨다. 올해 700만 돌파가 목표인데 거기에 KIA가 우뚝 서기 위해 노력하겠다. 팬 여러분들이 많이 찾아오시면 좋은 모습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 올 시즌은 전망은 1강7중으로 하겠다. 1강은 삼성이다. 투수진이 안정적인 삼성에 이승엽까지 합세했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부상이 적은 팀이 4강을 다툴 것이다.

◇LG 김기태 감독=시즌 끝나고 우리 팀에 많은 일이 있었다. 이렇게 빨리 인사드릴 수 있다는 데 감사한다. 최선을 다해서 팬 여러분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초보 감독이기 때문에 순위는 사실 모르겠다. 1강이 삼성이란 건 분명하다. 다른 팀 중에서 누가 강하고 약할지는 시즌 시작 후 알 수 있을 것이다.

◇넥센 김시진 감독=1강7중으로 꼽는다. 전체적으로 삼성이 좀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마무리 투수나 투수진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삼성이 안정적이다. 나머지 7개 팀은 우리도 잘 모르겠다. 넥센이 나머지 1강으로 들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 올 시즌 전체 구도가 어떻게 될 지 확실히 표현하기 힘들다. 삼성이 강하고 나머지 팀이 비슷하지 않나 싶다. 우리도 이택근, 김병현이 합류했기 때문에 어느 해보다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선수들에게 멘토 역할도 해주고 있어서 올해 느낌이 좋다. 내년에는 선두권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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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