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기자도 솔깃했던 신종 '불법 다단계' 유혹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3.22 08: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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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억8000만원, 당신도 이룰 수 있습니다?"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거마대학생' 사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허황된 꿈을 꾸는 대학생들이 그 덫에 걸려들고 있다. 불법 다단계업체가 신학기를 맞아 서울 송파구 거여동과 마천동 일대에서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법 합숙이 문제되자 이젠 감시자를 붙여 찜질방으로 숙소를 옮기는 수법을 썼다. 미인계까지 등장했다. 고수익과 취업을 미끼로 학생을 유인해 강제로 물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하고 사이비종교에 버금가는 세뇌교육을 시키고 있는 한 불법 다단계업체를 <일요시사>가 잠입 취재했다.

봄철 신학기 맞아 다시 고개 드는 불법 다단계 유혹
취재 내내 달라붙었던 여 매니저, 기자 모텔로 유인

지난 13일 오후 2시 취재기자는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한 다단계업체의 실장이라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서울 송파구 거여역 인근의 한 커피숍을 찾았다. 가게 안은 가장 구석진 자리에 앉은 남녀 2명을 제외하고는 손님이 아예 없었다. 기자는 그들에게 다가가 "혹시…"라고 말을 꺼냈다. 그들은 환한 얼굴로 기자를 맞더니 이내 자리에 앉을 것을 권유했다. 함께 있던 여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가더니 커피 한 잔을 들고 와 기자에게 건넸다. 남성이 소개를 시작했다.

늘씬한 여성 매니저
화려한 언변에 솔깃

"저는 ○○○○에서 영업총괄을 맡고 있는 김정환(가명)이라고 합니다. 옆은 영업사원 모집을 담당하는 신고은(가명) 매니저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취업준비생 000씨 맞으시죠?"

이들은 기자를 지방 모 사립대를 갓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와 일자리를 찾고 있는 취업준비생으로 알고 있었다. 어수룩한 표정으로 "맞다"고 하자 이들은 기자에게 부모님께 전화할 것을 종용하기 시작했다. 연신 기자가 "괜찮다. 알고 계신다"고 말을 해도 요지부동이었다.


"그래도 지방에 계시는 부모님은 걱정하실 겁니다. '잘 도착했다. 회사 쪽 사람 만났다'고 전화 한번 하세요."

'지방에서 온 걸로 알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하고 기자는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아니 전화를 거는 척하고 통화도 혼자 했다고 하는 게 맞겠다.

통화(?)를 끝내자 이들은 이상한 질문을 해대기 시작했다. 회사 홍보와는 전혀 상관없는 질문들이었다.

"서울에 아는 사람은 없어요? 요즘 결혼식도 많은데 예정되어 있는 지인 결혼식은 없나요? 집에는 별일 없죠?"

왜 이런 것을 물어보나 싶어 곰곰이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전에 혹시라도 신분을 의심할까 싶어 성실하게 대답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불법적 회사가 아니다'고 안심시키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실장 옆에 앉아있던 매니저 신씨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기자 옆자리로 옮겨 앉았다.

불법 다단계업체에서 미인계도 쓴다고 하는 말이 헛소문은 아니었다. 신씨는 한눈에 보기에도 호감이 가는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였다. 게다가 앉아 있을 때는 몰랐지만 아주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왜 이쪽으로 옮겨 앉느냐"고 묻는 것도 이상할 정도로 행동이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신씨는 기자에게 찰싹 달라붙더니 회사 홍보를 하기 시작했다.

"00씨가 마트에서 1만원짜리 수박을 샀다고 가정할게요. 그런데 그 수박의 생산지 원가가 1000원이라면 9000원이라는 차액은 어디서 생겼을까요? 바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유통과정에서 생긴 비용이겠죠. 예를 들자면 운송·창고보관·광고 등 중간유통과정에서 비용이 늘어나는 거죠. 저희 회사에서는 이런 유통과정을 개개인이 담당해요. 회사 직원이 소비자 겸 판매자가 되는 거죠. 00씨가 회사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그 물건을 제3자에게 팔면 제3자는 제4자에게, 제4자는 제5자에게 물건을 판매하는 식이에요. 그럼 당신은 중간 판매원이 되고 최종 판매원 여럿을 거느린 셈이죠."

종이에 이것저것 쓰고 그려가면서 설명을 하는데 미리 불법 다단계업체라는 사실을 알고 오지 않았다면 '혹'할 수도 있는 설명이었다. 신씨의 말은 너무도 그럴듯했다.

30여 분 동안 정신 차릴 새 없는 설명이 끝나고 이들은 기자를 사무실로 이끌었다. 사무실까지 이동하는 동안에도 신씨는 기자와 팔짱을 끼면서 회사 홍보에 여념이 없었다. 거여역 인근 골목길을 따라 5분여를 걸었을까? 이들은 기자를 지상 5층짜리 건물로 안내했다. 응당 있어야만 하는 회사 간판은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갔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10여 명의 직원들이 기자를 둘러싸더니 여기저기서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반가워요. ○○○씨(지인)친구분이죠? 말씀 많이 들었어요. 강의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요. 가방이랑 겉옷, 그리고 휴대폰은 제가 맡아 드릴게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기자는 20평 정도 되는 강의실에 앉아있었다. 가방과 겉옷은 누가 가져갔는지 알 수도 없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애써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봤다. 20여 명의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뭔가를 작성하고 있었다. 김씨가 기자에게 한 장의 종이를 건넸다. A4용지 3장으로 이뤄진 종이는 나이, 군필 여부, 주소,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작성하는 부분부터 부모님의 직업, 월평균 소득, 주거형태, 보유자동차의 종류 등 초등학생 시절 작성했던 가정환경실태조사서를 연상케 했다.

다단계 아니라고?
속지마세요!

사실대로 적었다가는 당장 쫓겨나도 할 말이 없었기 때문에 이름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허위로 작성하고 제출했다. 주변 연수생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몸에 딱 붙는 투피스 정장을 입은 여성 강사가 들어왔다. 이 강사는 자신의 가방에서 소지품을 모두 책상위에 늘어놓더니 열띤 강의를 시작했다.

"기 있는 모든 물건들 가격을 합하면 1000만원이 넘을 겁니다. 저는 현재 32살 다이아몬드급 이사입니다. 일을 시작한지는 4년째, 초기 투자금 300만원, 현재 월수입 1500만원 이상입니다. 여기 모인 여러분들은 저보다 높은 곳에 오를 수 있습니다. 300만원이 너무 부담된다면 사측에서 저리로 자금을 융통해드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자금이 준비되면 여러분들에게 사측에서 판매하는 물건을 제공하고 여러분들은 그 물건을 팔아 또 다른 하위판매원을 모집하면 됩니다."

급 1500만원이면 단순계산으로도 연봉이 1억8000만원이다. 1억8000만원은 월 4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숨만 쉬고 3년9개월을 모아야 하는 금액. 금액만 보면 로또도 이런 로또가 없었다.

전화·문자 이용제한
회사 내부규정?

기자는 "증거를 보여 달라"고 말했다. 몇몇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졌지만 "믿을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자 강사는 자신의 통장거래내역을 공개했다. 정말 매달 10일에 1500만원 내외가 입금되고 있었다. 충격적이었다. '이러다가 여기에 빠져드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것 때문에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피해를 당하는 것 같았다.


이들이 판매하는 물품은 대부분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도 불투명한 중소기업이 만든 기능성 속옷이나 화장품, 의료보조기기, 건강보조식품 등이었다. 하지만 실제 물품들은 돈이 마련되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한참 열변을 토하던 강사가 화이트보드에 표를 그리기 시작했다. 회사의 조직도였다. 사장이 화이트보드의 왼쪽 중앙에 위치했고 두 갈래로 줄이 나눠지고 양쪽으로 다이아몬드가 위치했다. 다이아몬드는 각각 5갈래로 나눠졌고 그 끝에는 골드가 적혔다. 골드 역시 5갈래로 나눠져 레드로 이어졌고 레드 역시 5갈래로 나눠져 블루로 이어졌다. 고개를 왼편으로 꺾어 화이트보드를 바라봤다. 영락없는 피라미드였다. 

2시간여 동안 정신없지만 그만큼 충격적이었던 강의가 모두 끝났다. 고개를 돌려 연수생들을 둘러보니 대부분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강사의 언변에 모두 빠져든 것처럼 보였다. 세뇌교육의 무서움이었다.

강의 2시간 만에 빠져드는 연수생들, 참기 힘든 '고수익' 유혹
알아도 걸려드는 무서운 다단계 '덫'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기자는 중간보고를 위해 처음 만났던 실장을 찾아 가방과 겉옷 그리고 휴대폰을 돌려받았다. 사무실 번호를 누르고 휴대폰을 귀에 가져다 대는 순간 실장이 기자의 휴대폰을 낚아챘다. 화가 났지만 꾹 참고 이유를 물었다. 대답이 가관이었다.

"강의가 끝나 휴대폰은 돌려드렸지만 아직 연수는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전화 통화나 문자는 할 수 없어요. 회사 내부규정이라 어쩔 수가 없네요. 죄송합니다."


그래도 취재 중간보고는 해야 했다. 머리를 굴렸다. 화장실을 가기로 했다. 그런데 실장이 따라왔고 "급하다"고 말을 하고 뛰어 들어가 화장실 문을 닫았다. 밖에서 실장이 소변을 보고 손을 닦으며 연신 기자에게 말을 걸었다. 통화는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대신 볼륨을 무음으로 낮추고 문자를 보냈다.

10분 정도가 흐르고 실장이 문을 두드리며 기자를 재촉했다. 실장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연수생들이 먼저 가 있다는 호프집으로 향했다. 실장은 자신이 골드등급이라며 월 500만원 이상을 번다고 했다. 호프집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서니 20여 명의 연수생들이 여기저기 나눠 앉아 있는 테이블에는 이미 술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테이블당 한명 꼴로 실장이나 매니저가 배치되어 있었으며 화장실 등의 이용을 위해 자리를 뜨는 연수생들에게 여지없이 맨투맨으로 따라붙었다.

기자도 신씨와 함께 자리를 잡았고 얘기를 나누면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기자를 데려온 실장은 연수생들의 주의를 끌더니 숙소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원래 사측에서 마련한 숙소가 있는데 오늘 유난히 연수생들이 많이 몰렸어요. 회사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일이지만 숙소가 비좁을 듯해요. 그래서 여성 연수생들은 사측이 마련한 숙소로 가고 남성 연수생들은 찜질방을 이용하도록 할게요. 물론 찜질방 비용은 사측에서 부담합니다."

설명이 끝나자 실장과 매니저들은 게임을 주도하면서 연수생들에게 술을 먹이기 시작했고 기자의 술잔도 비워지기 무섭게 채워졌다. 이런 저런 핑계로 술을 거절한지 2시간쯤 지났을까? 매니저로 보이는 여성들이 남성 연수생들과 짝을 맞춰 한 커플씩 호프집을 나가기 시작했다. 어깨동무를 하거나 팔짱을 끼는 등 오래된 연인사이를 연상케 했다.

그때 기자 옆에서 연신 술을 마시던 신씨가 노골적으로 기자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아니 유혹을 하는 듯했다. 가뜩이나 짧은 치마는 스타킹 끝 부분이 보일 정도로 올라가 있었으며 기자에게 몸을 기대왔다. 기자가 별 반응(?)이 없자 기자의 손을 이끌었고 못 이기는 척 신씨를 따라나섰다. 5분여를 걸었을까? 신씨가 한 모텔로 들어갔다. '이건 아니다' 싶어 신씨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기자가 "찜질방으로 가겠다"고 하자 기분 나빠할 줄 알았던 신씨가 안내를 해주겠다며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찜질방에 도착해 신씨가 매표소에 "○○에서 왔어요"라고 하자 직원이 표 2장을 건넸다. 신씨와 헤어지고 대충 몸을 씻고 찜질방으로 들어서니 그곳에서도 역시 '네트워크 마케팅' 찬양 일색이었다. 여자 연수생은 보이지 않았지만 여성 매니저 여럿과 남자 실장들이 보였고 찜질방으로 들어서는 기자를 발견한 실장 한 명이 기자에게 다가와 또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보관함 열쇠를 가져갔다.

"내일 아침에 다 같이 이동해야 되는데 한 분이라도 열쇠를 잊어버리면 늦어지니까 통합 보관 할게요."

구석진 곳으로 가 자리를 잡고 누웠다. 헤어졌던 신씨가 찜질방으로 들어서더니 기자를 발견하고 다가왔고 남자 실장 한명도 기자 옆에 누웠다. 무슨 '포로수용소'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니 어느덧 12시30분. 이제 슬슬 '수용소'를 탈출할 준비를 해야 했다. 기자가 자는 것이 확인돼야 이 둘도 잠에 들것 같았다. 일단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 사람들의 말소리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이내 고요해졌다.

모두들 자는 듯 했다.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일어섰다.

"00씨 어디가세요?"

아직 잠이 들지 않은 것인지 뒤척임에 깼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어찌됐든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용변을 보러간다 말하고 일단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은 문을 열면 신씨와 실장이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자리로 와 누웠다.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한참이 지났을까? 찜질방 내부 누군가의 휴대폰에서 새벽 3시를 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찜질방을 빠져나오는 동안 다행히 아무도 기자의 움직임을 눈치 채지 못했다.

카운터로 가 옷장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말한 뒤 1만원을 지불하고 예비열쇠로 옷장을 열어 짐을 챙기고 밖으로 나왔다.

노력해도 깊게 빠져드는
마약 같은 '검은 유혹'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기자의 휴대폰이 무섭게 울어댔다. 총 3개의 번호를 수신 거부하니 더 이상 전화는 울지 않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리고 노력한 만큼 얻는 것이 세상사다. 하지만 종종 들려오는 불법 다단계 피해사례를 보면 빠져나오려고 노력하면 할 수록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자가 겪은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다단계 체험은 잠시 기자라는 신분을 망각하고 빠져들 만큼 솔깃하게 사람을 세뇌시켰다. 지금이라도 불법 다단계의 늪에 빠져있는 사람이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일단 빠져나와 관계기관에 도움을 요청하고, 다시는 불법 다단계의 검은 유혹에 빠져들지 말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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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