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통계>이성에게 먹히는 칭찬과 욕먹는 칭찬은?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3.03 15: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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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과연…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소개팅이건 첫 만남이건 간에 어색하고 썰렁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상대방의 경계심을 늦추면서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바로 칭찬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모태솔로도 솔로탈출에 성공하게 만든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상대에게 맞지 않는 칭찬을 꺼냈을 때 호감을 끌긴 커녕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듣고 보니 기분 나쁜 칭찬들. 그렇다면 이성에게 잘~먹히는 칭찬과 하고도 욕먹는 칭찬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 만남에서 듣고 싶은 최고의 칭찬 “매력 있네요”
여성이 꼽은 최악의 칭찬 1위 “건강해 보이시네요”

언뜻 들으면 칭찬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여자들에게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말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건강해 보인다’는 말이다.

특히 이 말은 첫 만남에서 듣기 싫은 ‘최악의 칭찬’으로 꼽혀 눈길을 끈다. 상대의 과한 칭찬 역시 경계 대상이었다.

소셜데이팅서비스 이츄가 20세 이상 미혼남녀 1,279명(남 695명, 여 584명)을 대상으로 ‘이성 간 칭찬의 효과’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0.1%가 ‘소개팅 자리에서 이성에게 듣고 싶지 않은 칭찬이 있다’고 답했다.

칭찬이야? 악담이야?

이성에게 듣기 싫은 ‘최악의 칭찬’을 구체적으로 묻자 남성은 ‘편하다’(12.7%)를, 여성은 ‘건강하다’(17.9%)를 1위로 꼽았다. 상대의 의도와 달리 ‘이성적 매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오히려 기분이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남성은 ‘개성있다’(10.9%), ‘귀엽다’(9.7%), ‘인기 많아 보인다’(9%) 등의 칭찬을 꺼려했다. 여성은 ‘성숙해 보인다’(16.9%), ‘카리스마 있다’(12.1%), 귀엽다’(7%) 등의 칭찬을 불편해 했다.

대학생 김모(23.여)씨는 “여자치고 체격이 좀 있는 편인데 소개팅 자리에 나갔다가 상대방으로부터 ‘과거에 운동권에 있으셨나봐요’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며 “콤플렉스인 부분을 마치 칭찬하듯이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걸 보고 기분이 매우 상했고, 두 번 다시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대로 ‘피그말리온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 어떤 칭찬 멘트가 효과적일까. ‘소개팅 자리에서 이성에게 듣고 싶은 칭찬’으로 남성(30.6%)과 여성(36.8%) 모두 ‘매력 있다’를 선택했다.

다음으로 남성은 ‘센스 있다’(13.4%), ‘잘생겼다’(11.5%), ‘멋있다’(6.2%) 등의 말을 듣고 싶어 했고, 여성은 ‘예쁘다’(27.9%), ‘센스 있다’(8.9%), ‘인기 많아 보인다’(6.7%) 등을 최고의 칭찬으로 꼽았다.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를 칭찬하는 목적’에 대해 남성은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해주기 위해’(30.5%) 아부성 칭찬을 가장 많이 했다. 이어서 ‘서먹한 분위기를 해소하려고’(29.2%), ‘사실이 그렇기 때문에’(28.8%) 칭찬한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여성은 ‘서먹한 분위기를 해소하기 위해’(35.3%) 칭찬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이 그렇기 때문에’(31.5%) 칭찬한다는 솔직한 답변과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해주려고’(25%) 칭찬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그러나 칭찬이 과할 경우 오히려 상대의 의심을 살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칭찬 역시 과유불급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과분한 칭찬을 해주는 이성에 대한 느낌’으로 전체 43%의 응답자가 ‘칭찬하는 속마음이 의심스럽다’고 답한 것이다.

특히 남성은 ‘칭찬하는 속마음이 의심스럽다’(31.5%)‘는 의구심과, ‘나를 칭찬하는 상대에게 호감이 간다’(28.8%)와 ‘기분은 좋아진다’(25.3%)는 긍정적 의견이 엇비슷했으나, 여성은 ‘칭찬하는 속마음이 의심스럽다’(56.7%)는 역효과 의견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서 여성 역시 ‘기분은 좋아진다’(20.5%)는 반응을 보였지만, ‘나를 칭찬하는 상대에게 호감이 간다’는 응답이 10.3%에 불과해 칭찬의 힘이 상대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적었다.

직장인 서모(29.여)씨는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방이 내 교육수준이나 지성에 대해 하는 칭찬을 늘어놓은 적이 있는데 별로 신뢰가 가지 않더라”며 “나와 마주앉은 남자가 정말 나라는 존재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기 보다는 나의 소개팅용 이력서를 그대로 읊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과한 칭찬은 독이야!

그렇다면 ‘주선자에게 미리 듣는 칭찬’은 어떤 결과를 불러 올까. 소개팅을 주선하는 입장이라면 만남 전에 미리 칭찬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42.2%의 응답자는 ‘상대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주선자의 평가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잔뜩 기대하고 나가 실망감부터 든다’(34.5%)는 의견이 2위를 차지해 역시 과용은 금물이었다.

한상권 이츄 팀장은 “칭찬은 어색한 자리를 친밀한 분위기로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과도한 칭찬은 오히려 믿음이 안가는 인상을 남길 수도 있다”고 말하며 “상대에게 신뢰를 잃지 않도록 칭찬은 구체적이되 지나치지 않은 정도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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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