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아름다운생명 재수사 추진단 유규진 단장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2.15 17: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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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억울한 죽음 없어야…”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의문의 변사사건을 접할 때 마다 사람들은 충격과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재수사 논란이 뜨거웠던 정경아 사건이 그랬고, 강남경찰서 이용준 형사의 죽음이 그랬다. 그런데 사람들의 뇌리에 잊혔던 이 사건들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기까지 유족들 외 한 사람의 노력이 더 있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억울한 유족들을 돕겠다’며 나선 한 남자. 그냥 도와주는 것도 아닌 자신의 사비를 털어 가면서 조금은 ‘오버스럽다’ 싶을 정도로 사건에 몰입하는 그를 만나봤다.

변사사건 분석·언론 제보…재수사 이끌어내기도
피해자와 유족들의 한을 풀어주는 삶 “만족해”

“유족들이 슬픔을 극복하고 억울함을 풀어 안정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모 법무법인 사무장 유규진(33)씨는 의문의 변사사건을 분석하고 경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온라인 카페 ‘아름다운생명 재수사 추진단’ 운영자다.

본업은 법무법인 사무장으로 있으면서 부수적으로 억울한 사람들의 사건을 취합해 홍보활동이나 수사기관들의 문제점을 분석한다. 앞으로 유족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설정을 해 주는 것이 유씨의 주된 역할이다.

‘가족’을 잃은 슬픔

사실 그가 ‘자살과 타살’의 기로에 놓여있는 변사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09년 5월 큰누나의 자살을 겪으면서 부터다. 이후 우연히 ‘정경아 사건’을 접하게 됐다.


일명 정경아 사건은 2006년 정경아(당시 25세)라는 여성이 지인이 사는 아파트에 놀러갔다 떨어져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조사를 맡은 파주경찰서는 자살이라는 결론으로 수사를 종결했고, 어머니 김모씨는 재수사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5년간 딸의 죽음을 붙들고 살았다.

유씨는 “사건을 보는데 타살이 의심스러워 어머님이 다음 아고라에 올린 청원과 뉴스검색, TV방송 등을 꼼꼼히 살펴봤다”며 “그리곤 적혀있던 어머니 휴대폰으로 ‘힘내세요’라는 격려 문자를 보내드렸는데 그게 인연이 된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 후 유씨는 어머니 김씨와 함께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재수사에 힘썼다. 평소 알고 지내던 형사를 만나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각종 서류들을 검토하면서 사건을 분석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유씨는 자신이 사는 방 보증금 500만원까지 빼가며 김씨를 도왔고,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기도 했다.

유씨는 “한 사건을 돕게 되면 집착성이 강한 편인데 회사도 그만두고 한두 달에서 세 달 정도 몰입하기도 한다”며 “술을 마시다가도 생각이 나면 택시를 타고 사건현장을 찾기도 한다. 경아가 사망한 장소도 술을 마신 뒤 두 번이나 찾았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사건에만 매달린 끝에 유씨는 의문점들을 정리한 책을 만들어 각 언론사, 청와대, 각 지방경찰청 등에 보냈다. 이런 노력으로 언론에 보도되는 등 사건은 재조명되기 시작했고 결국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유씨는 현재 정경아 사건 외에도 ‘강남경찰서 이 형사의 죽음’에 대해서도 관여하고 있다.  이 사건은 2010년 7월 충북 영동의 한 저수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이용준 형사의 의문의 죽음이다.

유씨는 이 형사의 아버지 이모씨와 함께 사건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다음아고라에 “이용준 형사의 억울한 죽음을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이슈 청원페이지를 개설하고 자살사건의 의혹을 담은 <죽음에 대한 진실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또 이 형사 추모사이트(www.20100727.com)를 오픈하는 등 이 형사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씨는 추모 사이트에 △변사자의 처리결과 △강남경찰서의 허술한 조사 △주위 사람들의 타살확신 등 이 형사의 죽음이 자살이 아님을 규명하기 위한 자세한 정보를 공개했다.

유씨는 “두 사건 모두 재수사에 들어갔고, 한 달 이내에 종결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서에 가서 브리핑도 잘 했으니 유족들이 원하는 대로 잘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좋게 해결된다면 보람이 남다르고 앞으로 또 다른 사건을 도울 때 의미가 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의 이런 도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씨는 이미 10년 전 한 시민단체의 간사로 일하면서부터 범죄피해자의 구구절절한 사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당시 ‘음란전화 피해자들의 수호천사’, ‘청소년들의 사이버 수호천사’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유씨는 “20살 초반부터 법률 쪽과 연관되는 피해자들을 위한 카페를 많이 만들고, 인터넷 유해매체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라며 “틈틈이 네이버 지식인을 드나들며 안타까운 호소를 하는 피해자들을 확인하고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서류를 만들어서 보내준다든지 법원 검찰 쪽에 알아봐서 도움을 주는 등의 일들을 꾸준히 해왔다”고 전했다. 

한 사건에 몰입하면 끝을 보는 성격 때문인지 그는 참으로 특이한 삶을 사는 듯 했다. 자신과 직접 관련되지도 않은 미제사건에 자신의 시간과 돈을 쏟아부어가면서까지 추적에 열의를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꿈속에도 나타나…

그러나 그에겐 “네가 잘돼야 남들도 도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변 충고보다는 억울한 피해자들과 유족들의 한을 풀어주는 일이 더 중요해 보였다. 앞으로도 그는 의문의 미제사건들을 위한 분석과 의문점 제시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건을 다루고 분석하는 중에 꼭 꿈에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더군요. 꿈에서 만난 피해자들은 제 손을 잡으면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당시 사건현장을 보여주는 등 어떤 실마리를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억울하게 죽었으니 자신을 알아봐 달라는 것이죠. 제 꿈에서까지 이렇게 나타나는데 남은 가족들의 심정이야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을까요. 의문점이 있는 사건들이 이런 노력 없이도 당연히 재수사 되는 나라가 온다면 제가 할 일도 없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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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