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임진년 설 연휴가 끝나면서 용(龍)될 부동산 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아파트나 토지 등 ‘시세차익형’ 투자상품보다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틈새상품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파트, 토지 등 시세차익형 인기 떨어질 전망
시장 장기침체 영향 소액 투자 대상 부상할 듯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점포형상가, 중·소형 빌딩 등 직접투자와 부동산투자신탁(리츠), 부동산펀드, 부동산부실채권(NPL) 등 간접투자 상품이 틈새 투자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시장의 장기간 침체 영향으로 아파트 거래를 통한 ‘시세차익’방식을 벗어나 소액으로 다양하게 투자이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대상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입지선정 상당히 중요
교통 요충지 선택해야
아파트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한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적지 않은 공급물량이 예정되어 있어 입지가 좋은 곳이 아니면 상당히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임대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입지선정이 상당히 중요한데 좋은 입지란 우선 교통여건이 우수한 곳을 꼽을 수 있다. 역세권은 대표적인 교통 요충지로 꼽히지만 수요가 뒷받침 돼 주지 못하는 ‘무늬만 역세권’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학가, 산업단지, 업무밀집지역, 대기업수요, 관공서 밀집지역 등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위한 좋은 입지로 평가 받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눈여겨 볼 수익형 부동산 유망 투자지역은 어딜까.
먼저 역의 본격적인 개통으로 서울 및 도심 접근성이 좋아지는 온수∼부평구청 7호선 연장선, 선릉∼왕십리 분당선 연장선 라인, 올해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광교·세종신도시 등 한동안 신규 공급이 없었던 지역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올해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선, 분당선 연장선, 의정부 경전철 등 수도권에서만 5개 노선 이상 전철이 개통 예정이다. 10월 개통 예정인 7호선 연장선(서울 온수역∼부평구청역 10.2㎞)은 부천 중·상동 신도시의 교통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며 환승 없이 서울 강남 지역을 오갈 수 있을 전망이다.
분당선 연장선도 개통된다. 서울 왕십리에서 강남을 거쳐 분당, 수원으로 이어지는 분당선 연장선은 죽전∼기흥 구간이 지난해 12월28일 개통됐는데, 올 9월 선릉∼왕십리 구간에 이어 연말 기흥∼방죽, 2013년 방죽∼수원이 개통될 예정이다.
경의선 복선전철 공덕∼디지털미디어시티(DMC) 구간은 연말 개통된다. 수원∼인천 복선전철 일부구간은 6월 개통되며, 시흥 오이도∼인천 송도지구가 연결된다.
광교신도시와 세종신도시도 관심지역이다. 광교신도시는 작년 7월 한양수자인 214가구가 입주를 시작으로 총 6349가구의 입주가 예상된다. 올해에는 도청사 부근 에듀타운, 삼성래미안 등 약 8000여 세대의 입주가 더해지면서 활기를 띌 전망이다. 작년 말 첫 집들이가 시작된 충남 연기군 세종시는 오는 2월 말까지 1단계 아파트 1582가구가 입주 예정에 있다.
다소 주춤하던 판교신도시 상가분양 시장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근 판교역 주변으로 알파돔 사업 재개 소식과 테크노밸리 입주자 증가로 판교역을 중심으로 분양대전이 예상된다.
주의점도 몇 가지 있다. 최근 공급이 늘어나면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대학가·역세권 등 기반시설 및 배후수요가 풍부한 일부 지역은 적정 수익률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임차인 구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주차시설이 미비하거나 지하철역과 떨어져 있을수록 공실 가능성이 높아 임대수익률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자산가는 여전히 빌딩
강남 거래 늘어날 듯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익형 부동산은 입지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는 만큼 투자하려는 상품이 임대수요를 집객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하며, 주변에 개발호재가 풍부해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한지도 살펴야 한다”며 “향후 1∼2년간은 다양한 수익형 부동산이 선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경쟁력을 갖추지 않았다면 투자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빌딩도 10억원 이상의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부동산투자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30억∼50억원 규모에서 최근에는 100억원 이상 건물도 투자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수도권에 있는 중·소형 빌딩에 투자하려면 최소 30억원 이상은 있어야 하지만 자산가들의 수요가 많은데다 가격이 꾸준히 올라 매물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앞으로도 자산가들은 중·소형 빌딩에 대한 투자를 선호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빌딩전문 한 중개법인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가 중개한 소형 빌딩은 서울지역에서만 198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의 거래물량이 121건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해제 등을 담은 부동산활성화대책 발표에도 부동산시장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빌딩 투자에 대한 문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이처럼 중·소형 빌딩이 선호되는 몇 가지 이유로는 최소 은행예금이자율 이상으로 임대수익이 보장되는 데다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이 침체될수록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중·소형 빌딩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매달 안정적인 임대수익형 강세
중·소형 빌딩, 리츠 등도 활짝
부동산간접투자시장도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리츠(부동산투자신탁)는 일반 국민이 적은 자금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향유하는 투자구조를 갖췄다. 리츠의 투자대상은 오피스빌딩 외에 비즈니스호텔, 도시형 생활주택, 복합쇼핑몰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리츠 운용 규모도 70개에 달해 전년(52개) 대비 3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리츠에 투자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우선 리츠회사의 일반공모(발행 주식의 30% 이상)에 참여하는 방식이 있다. 이 리츠가 증시에 상장될 경우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사면된다.
실제로 지난해 골든나래·광희·케이알2호 등 6개 리츠는 유가증권 시장에도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리츠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지난 2010년 업계 평균 연 8.6%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연 5∼1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리츠시장 활성화로 기업에는 재무구조 개선 등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부동산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저금리 등의 상황에서 투자자에게는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게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펀드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설정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7조원 수준이었지만 꾸준히 증가해 2010년 말 11조원, 지난해 말에는 13조원을 돌파했다.
“펀드·부실채권에
투자 사례도 확산”
다만 현재 투자주체는 개인보다는 기관투자가들이 다수를 이룬다. 이밖에 은행이 보유했던 부동산 담보물건 가운데 부실이 심화된 부실채권(NPL)에 투자하는 사례도 확산되고 있다.
은행은 부동산NPL 가운데 일부를 자산관리회사(AMC) 등에 넘긴다. 이에 개인들이 부동산NPL에 투자하려면 AMC나 NPL 투자교육기관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AMC는 그동안 저축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했으나 최근 자금조달이 끊기자 개인투자자들을 접촉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NPL 투자교육기관은 수강생들의 돈을 모아 소규모 NPL 입찰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