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설 특집] 작심3일로 끝나는 새해 다짐들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1.25 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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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 말이라도 잘∼꿰어야 보배”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2012년 흑룡의 해가 시작됐다. 새로운 시작에 들뜬 사람들은 캘린더의 첫 장을 넘기면서 너도나도 새해 다짐을 세운다. “올 연말까지 꼭 1000만원을 저축할 거야.” “다음 달까지 체중을 10㎏ 줄여야지.” 그동안 실천하지 못했던 계획을 하나하나 적는다. 그리고 이 계획들을 실천하는 데 적어도 ‘작심삼일은 되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한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처음 세운 목표를 완벽히 달성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굳게 다짐한 새해 결심이 느슨해질 시기. ‘작심일년’을 향한 각오를 새로이 다져보자.

새해 작심삼일 단골계획, ‘작심 삼백일’ 되는 법
다이어트 “과욕은 금물, 장기적인 플랜 세워야”

우리는 늘 무언가를 계획하고, 이를 실천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하고 싶기 때문.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를 계획하고, 월초에는 한 달을 계획하고, 연말연초에는 신년을 계획한다.

이 여러 가지 계획 중에서 뭐니 뭐니 해도 단연 으뜸인 것은 신년계획이다. 살이 많이 찐 사람은 살을 빼겠다고 다짐하고, 흡연의 해악을 무서워하는 사람은 금연을 결심하고, 건강관리에 소홀했던 사람은 운동을 계획한다.

그러나 신년계획이건 일상계획이건 그 시작은 쉽게 하지만 계획했던 결과를 제대로 얻기란 힘들다. 처음 결심대로라면 세상에 못 이룰 게 없을 것 같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간에 포기하고 만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활에서, 또 문화 속에서 계획을 세우지만 습관처럼 고치지 못하는 다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런 결심이 기껏 3일밖에 가지 못하는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 위한 비결은 무엇일까.

살과의 전쟁
다이어트


새해 결심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다이어트다. 한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버리고 싶은 것으로 ‘나의 묵은 살들’이 1위를 차지했다.

다이어트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의 주요 관심사이다. 특히 살이 고민인 많은 여성들에게는 평생 안고 가야 할 고민과 동시에 새해가 될 때마다 다짐하게 되는 목표 중 하나다.

건강도 건강이지만 사회활동에 있어 외적 요소가 미치는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보기 좋은 몸매도 중요한 경쟁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여성은 음식을 가려먹거나 운동을 하며 탄력 있고 조화로운 몸매를 만들고자 애를 쓴다.

하지만 다이어트는 다른 어떤 계획보다도 실패나 중도에 포기하기 쉽다. 체중감량 후 요요현상을 겪으며 체중조절에 실패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욕심이 앞서 무리한 체중감량 계획을 세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으로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 다이어트 전문 업체 전문가는 “체중에 민감한 여성들은 조금만 살이 쪄도 식사를 굶거나 적게 먹으며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작한다. 사전 계획 없이 마음만 앞서서 시작한 다이어트는 건강을 해칠 뿐 제대로 된 효과를 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효과적인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우선 장기적인 다이어트 플랜을 짜고 이에 따른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살은 쪘다가도 빠지고 빠졌다가도 다시 찌기 때문에 조금씩 체중을 줄여가면서 일정한 몸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가장 목표로 하는 다이어트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이에 맞는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실천해 보는 것이 올바르다. 이때는 다이어트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건강 상태와 비만의 정도, 생활패턴 등을 고려한 꼼꼼한 목표를 세우는 것도 좋다.

자신의 상태를 파악한 후에는 신체활동에 필요한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면서 음식으로 섭취한 에너지를 활동에 사용하는 것이 우선이다. 평소 당분 함량이 높고 기름진 음식 대신 열량이 낮은 채소와 해조류를 자주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량 후 꾸준한 운동으로 줄어든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운동은 하루 1시간 정도가 적당하며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체지방 연소를 돕는 유산소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금연·금주 등
악습 근절

다이어트에 이어 금연, 금주 등 생활의 절제도 새해 결심으로 등장하는 단골계획 중 하나다. 무엇보다 새해 금연을 결심한 이들에겐 담배가 골칫거리다. 1월1일부로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했지만, 어느새 또 담배를 물고 “그래~이 맛이야!”를 외친다.

이내 한 개비, 두 개비 피우는 개수를 늘여 가다가, ‘진짜 새해는 음력 1월1일’이라며 스스로를 위안 한다. 어떤 이는 “담배를 끊으며 스트레스 받느니 차라리 해로운 담배라도 피우고 행복하겠다”라고 말한다. 금주다짐 역시 마찬가지다. 해마다 반복하는 악순환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이 같은 악순환이 당신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담배는 유일한 합법적 발암물질이다. 담배를 피우면 각종 암, 호흡기계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담배를 피운 기간이 길수록, 최근까지 담배를 피웠을수록 위험률은 올라간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끊는다 끊는다’ 하면서도 담배를 피우고 있다.

특히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할수록 신체에 미치는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음주를 하면서 피우는 담배 맛을 아는 사람에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은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술 마실 때 유난히 담배 생각이 간절해지고 담배 맛 또한 더 좋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해 금연·금주 재다짐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금연·금주와 같이 하기 싫었던 일을 하는 것이라면 혼자서 지키기 어렵다.

금연·금주 “금연의 이점 상기하면서 이겨내야”
영어공부 “승진·이직 등 학습목표 확실히 해야” 

일단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들과 회사 동료들에게 본인의 금주다짐을 단호하게 선포해 결심이 무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뜻이 맞는 술친구와 함께 시작하는 것도 술자리 유혹의 기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단, 그럴 경우 한 명의 포기로 자칫 함께 흔들릴 수 있으므로 과감하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실행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다음은 기록하는 것이다. 휴대폰 캘린더 또는 회사 탁상달력, 수첩 등에 자신의 금연·금주일을 체크한다. 계획을 나의 머릿속에서 입 밖으로 내뱉음으로써 타인에게 내 의지를 드러냈다면, 펜으로 기록하는 행위로 그 의지가 더욱 확고해진다.

금연·금주에 성공한 날마다 하루하루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려나가면서, 자칫 약해졌던 마음을 반성하는 동시에 다시금 굳건히 다잡을 수 있다. 금연과 금주를 함으로써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을 지속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영어 정복하기’
어학공부

마지막으로 새해를 맞는 이들의 단골다짐은 ‘어학공부’다. 대학생이나 직장인 누구나 자기계발을 위해 새해에 어김없이 어학공부를 계획하곤 한다. 그러나 이 역시 새해 초 다짐과 달리 끊어둔 학원은 일과 약속을 핑계로 나가기 귀찮아 지고, 급기야 책장 한 번 넘겨보지 않은 채 널브러지기 일쑤다.

새해 결심한 어학공부가 작심삼일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우선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영어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내가 왜 영어공부를 해야 하는가’ 하는 이유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승진인지 이직을 위함인지 동기가 구체적이고 실질적이어야 한다. 다음으론 학습목표를 인지함으로써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자신의 커리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비즈니스 영어 실력 향상이나 영어 공인인증시험 성적 향상 등을 목표로 하는 게 좋다. 좋아하는 팝송, 영화나 미국 드라마 등을 자막 없이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를 목표로 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운 다음에는 자신의 영어 수준을 알아야 한다. 영어 실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진단 테스트는 여러 어학 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되며 각 어학원의 무료 컨설팅도 활용할 만하다.

그 다음으론 공부 환경을 잘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전감각을 빠르게 익힐 수 있도록 주변 환경과 생활을 모조리 영어화하도록 해야 한다.


해외 어학연수나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을 보면 영어를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이는 영어 실력이 정말 뛰어나서라기보다 익숙함에서 오는 자신감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일정 기간 동안 영어 환경에 집중적으로 노출되면 영어의 불편함과 두려움이 사라진다. 영어가 익숙할수록 자신감이 생기고 말하기가 수월해진다.

또 지금까지는 영어공부를 위해 무엇을 ‘안 하기’로 목표를 정했다면 이제는 무엇을 ‘하자’로 목표를 정해 보는 것이 좋다. 외국인이 많은 카페에 가거나 영어마을을 찾는 등 평소 해 보고 싶었던 일을 한번 시도하거나 이루는 것을 목표를 삼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 영어공부는 훨씬 실천하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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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