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잘 팔리는 ‘대리부’ 요지경 실태

‘봉사’한다는 대리부들~ 실상은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대리모’와 유사한 형태인 ‘대리부’가 극성이다. 그간 대리모의 실체는 드라마 소재로까지 다뤄지며 심심찮게 들어왔지만 대리부라니 어쩐지 낯설기만 하다. 아마 남성에게 불임의 원인이 있는 경우는 더 쉬쉬했던 사회적 풍토 탓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불임부부 인터넷카페에 대리부 지원 글이 빈번하게 올라오는 등 불법 정자거래가 성행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카페를 통해 불임부부들에게 돈을 받고 정자 공여는 물론 한 단계 더 진화하여 ‘자신의 성적쾌락과 금전해결’이라는 두 마리토끼를 잡기위해 직접적인 성관계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저는 85년생 27살입니다. 사는 곳은 부산이나 출장이 잦은 관계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각지로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현재 중소기업에서 인턴 중이며 4년제 대학 졸업반입니다. (대리부)2번째 경험이며 앞전 지원에선 2번 만에 자연수정 되었습니다. 신체적 스펙은 키는 176(cm)이고, 넓은 어깨, 흰 피부를 자랑합니다. 성격은 좋고 공부는 중간 정도…."

불임 부부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카페의 게시판에 지난 3일 올라온 글이다. 이 글의 작성자는 불임남성 대신 그의 아내에게 정자를 직접적인 성관계로 제공하겠다는 대리부 지원자다.

그는 자신의 신체와 성격, 학력, 직업은 물론 과거경험까지 상세히 소개하면서 “이일 말고도 연애시절 전 여자친구들에게 몹쓸 시술을 받게 할 정도로 임신이 무지하게 잘된다”고 강조하며 “이일을 봉사적인 마인드로 행하고 있다. (자연임신) 될 때까지 해드리고 힘이 되고 싶다”며 자신을 어필했다.

직접 성관계(자연수정)로
“내 정자 드려요~”

이처럼 대리부들은 불임 관련 인터넷카페 등지에서 은밀히 활동하고 있었다. 카페 게시판에는 대리부 지원자들의 글로 넘쳐났다. 지원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게시물 제목과 내용은 점점 노골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원자가 밝힌 학력은 고졸부터 대학원 재학생까지 폭넓으면서 명문대 재학 및 졸업자, 해외 유학파 등 고학력이 적지 않았다. 직업은 학생, 인턴사원, 영어강사, 대기업 직원, 연구원 등으로 다양했다. 심지어 공무원과 고등학생도 끼어 있었다. 이들은 저마다 자신이 신체건강하고 임신이잘 된다는 점을 강조했고, 일부는 근육질인 상반신 사진을 첨부하기도 했다.

이들 대리부의 가격은 스펙과 외모·신체적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취재를 위해 불임부부를 가장, 카페에 대리부를 구한다는 글을 남기고 답변을 기다렸다. 다음 날 확인해 보니 대리부 지원자로부터 수십통의 메일과 쪽지가 도착해 있었다.

“임신확률 높인다”며 불임부부 아내와 대리부 직접 ‘성관계’
스펙 앞세운 대리부들 “일주일에 2~3회 관계 가능, 비밀 보장”

서울 소재 공대를 졸업해 전자회로 디자인을 한다는 지원자 A(35)씨는 자기 홍보에 필사적인 모습이었다. 우선 그는 과거 대리부로서의 ‘임무’를 성공으로 이끈 점을 내세웠다.

그는 “지금까지 5번의 자연수정 경험이 있으며 3번은 출산, 1번은 유산, 다른 1번은 도덕적 수치심을 감당하지 못한 예비산모의 포기가 있었다”며 “첫 번째 분은 아들을 낳아 현재 3살이고, 두 번째 분은 6개월 때 안타깝게 유산됐으며 세 번째 분은 작년 11월 딸을 출산하셨고, 네 번째 분은 8개월 전 득남했다”고 말했다.

A씨가 말하는 ‘자연수정 방법’은 꽤 구체적이었다. 그는 심리치료를 병행한 섹스요법과 생리주기를 이용한 섹스요법이 있으며 불임부부가 두 가지 방법 중 선택할 수 있고, 비용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의 방법은 대화를 통해 심리상태를 파악하고 대리부 기간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처음 당분간은 주 1~2회 정도의 만남을 갖되 관계를 갖진 않으나 대화를 통해 충분한 준비가 됐다고 판단될 때, 생리주기를 파악해 총 5~10회 정도의 관계를 갖는다”며 “이 방법의 비용은 6개월 이내 기준 3000만원이며 계약금 2000만원, 중도금 600만원, 임신진단 확인 시 400만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자는 과거 6개월 동안의 정확한 월경날짜를 알고 난 이후 만남 일정을 잡고 관계를 갖는 방법으로 예비산모의 도덕적 수치심과 스트레스 지수에 따라 실패 확률이 있다”며 “비용은 6개월 이내 기준 1500만원이며 계약금 1000만원 중도금 300만원 임신진단 확인 시 200만원”이라고 했다.

끝으로 A씨는 “유산은 자신이 책임져 줄 수 없다”면서도 “확실한 결과를 얻게 되면, 지불 비용이 큰돈이 아님을 자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원자 B(27)씨도 자신이 잘 나가는 대리부임을 강조했다. B씨는 과거 불임부부 가정에 직접 찾아가서 관계를 맺었고 총 6번 시도 끝에 자연수정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입이 부인의 몸 어디에도 닿지 않고 다른 프로세스 없이 단순한 삽입과 사정으로 관계가 이뤄졌다”며 “한 달 후 임신이 안됐다고 다시 부탁이 와서 흔쾌히 시도했고 관계 시 남편분이 새벽에 통닭을 사올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고 봉사하는 느낌이었다”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 비용은 2회 관계에 100만원이었다고 했다. 

이들 외에도 현재 국내 최고 명문대학에 재학 중이며 멘사 회원으로 IQ가 155에 달한다고 강조하는 지원자, 저렴한 금액과 철저한 비밀보장을 약속한다는 지원자, 건강한 체질과 준수한 외모를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지원자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들이 원하는 가격은 제각각이었다. 최소 30만원부터 ‘자신의 스펙이 대단해 최고의 유전자를 자랑한다’며 최대 3000만원까지 요구해 온 사람도 있었다.

대리부 고스펙 이력?
확인할 방법은 없어…

하지만 대리부 지원자들의 이 같은 이력은 대부분 그들의 ‘말’에만 의존해야 하는 만큼 그 진위를 검증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다시 말해 대리부 지원자가 불임부부를 속여 금전적 이익을 취하거나 성적욕구만 채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단 얘기다.

실제로 취재기자에게 연락이 온 지원자 중 10명 중 3명꼴은 ‘아무 대가 없이 돕고 싶다’고 말해왔다. 서울에 거주하며 자신을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이라 소개한 C(38)씨는 “저는 대리부 경험이 없지만 도움이 되고 싶네요. 원하는 바는 없습니다. 비용도 필요 없고요. 저도 가정이 있고, 딸아이가 있기에… 훗날을 위해 남편분이 모르셔도 되고요. 원하는 바를 알려주시면 따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원자 D(21)씨 역시 자신을 “술담배를 하지 않는 건강한 몸”이라 어필하며 “돈 10원짜리 하나 바라지 않는다. 맹세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순수하게 불임부부를 돕고 싶은 마음에서 나섰다’고 설명하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한 대리부 지원자에 따르면 과거 모 인터넷 카페에서 이와 관련해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고 한다. 카페를 통해 자신의 ‘빼어난 스펙’을 자랑하는 한 남성이 무료로 정자를 공여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는 각종 시도에도 임신실패로 심신이 지쳐있는 불임부부들에게 접근, ‘봉사하는 마음으로 희망을 드리고 싶다’며 몇몇 불임부부의 아내와 성관계를 맺었다. 하지만 그 후 그가 말한 이력의 대부분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성관계를 위해 거짓 이력을 꾸며냈던 것이다. 사건이 확대되자 피해자를 비롯한 카페 회원들은 공분, 이 발칙한 대리부 지원자를 혼내줄 법적 대응을 준비했지만 모두 헛수고에 불과했다. 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혐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학력, 직업 등 신분을 속인 대리부 지원자가 불임남성의 아내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었을 때 적용할 만한 혐의는 강간, 사기, 간통, 혼인빙자간음, 성매매 정돈데 형법상 강간은 피해자가 폭행이나 협박으로 맺은 성관계여야만 성립된다.

여성이 남편 강요로 제3자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맺었다면 교사에 의한 강간으로 볼 수 있지만 이는 대리부 빙자 성관계와는 거리가 멀다. 또 대리부가 불임부부에게 정자를 내주고 금품을 받지 않았다면 사기나 성매매 혐의도 적용되지 않는다.

간통은 남편이 사전에 동의하거나 사후에 용서하면 적용할 수 없다. 다만 동의한 이유가 대리부의 거짓 이력 때문이었다면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돼 간통죄를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간통은 남녀를 함께 처벌하는 쌍벌죄여서 대리부와 성관계를 맺은 아내도 처벌 대상이기 때문에 사실상 처벌할 방도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리부 빙자 성관계범죄 늘고 있지만 “형사처벌은 못 해”
부부갈등 원인 및 제2의 범죄 양산 위험, 제도 마련 ‘시급’

결국 사태는 문제의 지원자를 카페에서 영구추방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지만 제2, 제3의 피해자가 순번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 사건 외에 관계 시 자신의 쾌락을 위해 터무니없는 행위를 요구하거나, 무료로 정자를 제공하겠다고 해놓고 나중에 말을 바꿔 말도 안 되는 금액을 요구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었다.

상황이 이럼에도 대리부를 찾는 불임부부의 행렬은 끊이지 않고, 또 자연수정을 통해 정자를 받으려는 부부들 역시 좀처럼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불임부부들이 꼽은 가장 큰 이유는 정자은행의 정자를 사용할 경우 정자 기증자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어,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왕이면 좋은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갖고 싶다는 게 불임부부의 공통된 생각이다. 또 인공수정보다 자연수정이 ‘임신확률’이 높고 병원에서 시술 시 돈은 돈대로 들고 몸만 축난다는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3번의 시험관 실패로 몸과 마음이 지쳐 대리부를 구하게 되었다는 주부 A(32)씨는 “정자은행을 통해 정자를 기증받을 경우 남에게 알려지기 쉽고, 이름도 모를 정자를 받아서 키운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게 싫었다”며 “또 평생 키울 아이와 관련된 일인 만큼 좋은 유전자를 가진 정자 주인을 직접 만나본 뒤 신중하게 결정하고 싶었고, 가능하면 남편과 닮은 이미지 인 사람을 선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제도적 미흡함에 불임부부들의 바램이 더해져 현재 대리부의 양산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를 갖고싶다’는 불임부부의 간절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를 막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향후 부부관계의 문제 및 대리부가 폭로를 빌미로 협박을 하거나 계속적인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 또 다른 범죄를 양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불임부부였고, 결국 아이를 입양했다는 E씨는 “불임부부들이 제발 정신 차리고 가정파탄 날 행동을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여성분들도 급한 마음에 남편 몰래 하려고 하지 말고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전문가들 역시 대리부 문제에 대해 이젠 정부가 직접 나서 문제점파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석용 의원은 지난 9월 보건복지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현재 정자 매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불임부부들이 좀 더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자식을 갖기 원하는 만큼 음성적인 정자 거래는 지속될 것”이라며 “정자 거래를 양성화하고 보상비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한편 정자 기증 횟수제한으로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희귀 유전성 질환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정파탄 원인, 범죄양산
가능성 있어 “신중해야”

이렇듯 적잖은 남성들이 ‘직업적 대리부’로 나서면서 병리학적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리부 지원자가 하는 말의 진위를 검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임 부부를 속여 금전적 이익을 취하거나 자신의 성적욕구를 채우려는 대리부들 역시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은밀히 이뤄지는 정자 공여가 더 큰 범죄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확립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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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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