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자유한국당 대반전 카드

벼랑끝 전면전 “갈 데까지 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한국당이 야성을 되찾았다.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대여·대정부 투쟁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문재인정부를 둘러싸고 있는 현안과 의혹에 집중하고 있다. 맹점을 파고들어 존재감을 확실히 되찾겠다는 의지다. 그들은 무엇을 공략하고자 할까.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지난 5일 김성태 원내대표(이하 김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로 포문을 열었다. 김 원내대표는 원색적인 단어를 서슴지 않았다. 당장 정치인의 품격을 가리켜 비판이 쏟아졌다. 동시에 지난날의 야성을 되찾았다는 평가도 존재했다. 이번 김 원내대표의 연설은 한국당이 9월 정기국회서 보여줄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첨예한 갈등이 예상되는 까닭이다.

수위 높여가며
대정부 투쟁 예고

김 원내대표는 지난달 20일 한국당 연찬회서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을 언급하며 9월 정기국회 전면전을 예고했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영화 속 건달들이 ‘집중해서 한 놈만 패자’고 한다”며 “한국당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끝장을 보여주자는 투지를 가질 때 야당으로서 가장 무서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소득주도성장을 정면 반박하며 대여·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6·13지방선거 참패 이후 일차적으로 당 수습에 나섰다. 이후 김 원내대표는 경제 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에 발맞춰 대정부 투쟁의 수위를 서서히 높여갔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교섭단체 연설을 통해 9월 정기국회서 야성을 드러내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문재인정부의 3대 정책기조 중 하나인 소득주도성장을 작심한 듯 비판했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은 국민을 현혹하는 보이스 피싱” “소득주도 성장은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로 가는 레드카펫”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연설서 소득주도성장 대신 출산주도성장을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가 주장한 출산주도성장은 아이가 태어나면서 성년에 이르기까지 출산장려금 2000만원과 함께 1억원의 지원금을 국가가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당장 재원 마련 방안의 결여성이 제기됐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다음날 오전 국회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서 “여성의 출산을 경제성장의 도구로 여기는 한국당의 인식이 너무 천박하다”며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의 이번 연설은 9월 정기국회서 한국당이 보여줄 행보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9월 국회서 정부의 경제 정책에 바짝 날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침체된 고용 지표를 근거로 경제 현안을 선점하고자 한다. 

이는 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이 지난 2일 발표한 “민생을 살리기 위한 민심 국회를 만들겠다”는 논평과 그 궤를 같이한다. 그간의 경제 결과를 근거로 소득주도성장을 부정하면서 민심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다.

특히 한국당은 정기국회서 2019 정부 예산안에 반기를 들 가능성이 높다. 정부 예산안에는 문재인정부의 경제 기조가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교섭단체 연설에서 정부 예산안을 “세금 중독 예산을 싹둑싹둑 잘라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경제 정책 기조가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소득주도성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대급부로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한다. 한국당은 김 원내대표의 연설로 신호탄을 쏘아올린 셈이다.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역시 소득주도성장에 반박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4일, 국회서 열린 비대위 회의서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해 “일종의 악마의 유혹서 빠져 나와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소득주도성장
정면으로 비판

한국당은 소득주도성장과 반대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득주도성장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경제모델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가치와 좌표 재정립소위’ 위원장을 맡은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홍성걸 교수는 지난 31일 BBS 시사 프로그램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여의도 연구원을 비롯해 당내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소득주도성장을 대체할 만한 모델을 통해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까닭이다.

한국당은 탈원전 정책에도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김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서 “탈원전 정책의 백지화는 협치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탈원전 정책의 대체재로 평가받는 재생에너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최근 집중 호우로 전국의 태양광 발전 시설들이 수해에 그대로 노출됐다”며 피해를 입은 시설 사진을 꺼내들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달 청와대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 오찬 회동에 이어 탈원전 문제를 재차 강조했다. 탈원전 카드가 공식화된 것이다. 

한국당은 탈원전 정책을 전력수급 문제와 고용 등과 함께 연결지어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력수급 문제는 지난 여름 동안 이어졌던 폭염과 함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여름에는 이상 고온으로 전력 수요가 연일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전력수급불안이 제기됐다. 

당시 한국당은 전력예비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자 탈원전 정책 재고를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산업통상자원부는 “탈원전 정책은 원전을 당장 줄이자는 게 아니다”며 단계적 감축이란 점을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어 고용문제를 언급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정기국회 첫날이었던 지난 3일 오전 첫 현장 일정으로 울산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를 방문해 신고리 4호기 발전소 시설을 시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신고리 4호기 발전소를 시찰한 뒤 가진 토론회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앞으로 2030년까지 한수원 직원 1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기사를 접했다”며 “결국 안전문제로 원전을 반대하고 나섰지만 결국 국민들의 고용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원전 정책을 고용문제와 결부지어 비판한 것이다.

다만 정부와 여당은 이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16일 문 대통령이 지난달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 당시 “탈원전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탈원전이라는 표현을 호도하는 게 있었는데 이에 우려를 했다”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탈원전 속도와 관련해 “충분히 스텝 바이 스텝으로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폭염이 지속됐던 지난달 8일, 최고위원회의서 탈원전 정책 비판에 대해 “근거 없는 트집잡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예정대로 진행된 원전 정비를 전력수급 때문에 갑자기 바꾼 것으로 호도하고, 마치 탈원전 때문에 전력 수급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호도하고 있다"며 "근거 없는 탈원전 흠집 내기 공세를 그만하라"고 촉구했다.


김 비대위원장의 현장방문과 김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통해 한국당은 탈원전 공세를 9월 정기국회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9월 국회에선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예정돼있다. 탈원전 정책 공방이 불가피한 까닭이다.

당 내부서도 탈원전 공세가 고개를 들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이 세울원자력본부를 시찰한 날 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정부가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에 의뢰해 작성한 ‘원전산업 생태계 개선 방안 보고서’를 토대로 “청와대는 ‘탈원전 몽니’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 문제 연결
원전 공세 가속

이 의원은 “보고서에 따르면 추가 해외 원전 수주가 없을 시 2030년까지 약 1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며 “국내 원전산업 붕괴로 부품 및 기자재 수급이 어려워 원전의 안전 운용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정부도 인정한 탈원전 부작용을 청와대만 모른척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엿다.

한국당은 지난 여름 발생한 폭염에 전력문제가 대두된 것과 신재생 에너지의 경착륙 등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탈원전 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여기에 고용문제까지 결부시켜 진용을 갖추고 있다. 또 산자부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돼있어 탈원전 반대 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은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정부·여당과 대척점을 형성하고 있다. ‘북한산 석탄 국정조사’와 ‘판문점 비준안’ 문제가 대표적이다. 한국당은 북한산 석탄 의혹과 관련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한국당 북한산석탄수입의혹규명특별위원회 첫 회의서 북한산 석탄 의혹과 관련해 “우리 기업, 금융기관을 비롯한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미치고 국가 안보에도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의 석탄 국정조사 요구는 이번 9월 국회서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서 “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은 반드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는 오래전부터 북한산 석탄을 인지하고 수차례 청와대 대책회의까지 했다”며 “이번 정기국회서 국정감사를 통해 진실을 반드시 파헤치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산 석탄 논란은 지난달 28일 다시 주목을 받았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민주당 김민기 의원과 한국당 이은재 의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비공개로 열린 정보위원회 회의서 서훈 국정원장은 “지난해 10월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미 청와대가 북한산 석탄 반입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다만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보고한 것에 대해 민주당 김 의원은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게 아니라는 의미”라며 국정원이 덧붙였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이 의원은 “안보실 보고는 대통령 보고와 다름이 아니라는 답변을 (국정원이)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서 “미국이 지난해 10월 초 정보를 줄 때까지 제 차원에선 북한산 석탄 불법 수입 정보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탈원전·석탄 등 대북이슈 조준
당내 투톱 이견 봉합 후 전면에

한국당 내부에서는 북한산 석탄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주장하고 있다. 북한석탄특별위 위원장인 유기준 의원은 “경찰 내사 중단과 관세청의 꼬리자르기 수사, 조직적인 자료 제출 부실 및 입맞추기 등 이에 대한 의심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여당 민주당 원내대표도 정부의 설명이 부족했다며 야당이 국조한다면 할 수도 있다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국회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정부의 설명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래도 야당서 국정조사를 하자고 하면 할 수도 있다”고 발언한 점을 되짚은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산 석탄 국정조사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정조사 등을 통해 밝혀질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은 누구에게 유리할지 단언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서 석탄 의제가 부각돼 협의가 한층 복잡해질 가능성도 제기 된다. 결국 한국당은 결과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여당과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에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교섭단체대표 연설서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는 지금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경제에 실패한 문재인정권이 종전선언 운운하며 북핵 이슈를 계속 끌고 가기 위한 정략적 접근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며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북핵폐기 철벽 공조에 보다 집중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최근 대북 특사가 파견된 이후 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이 정해진 것을 두고도 입장차를 보였다. 정치권이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한 것과는 다소 결이 달랐다. 한국당은 지난 5일 윤영석 수석대변인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모든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 역시 비준안 동의 반대 기조로 입장을 선회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7월 JTBC에 출연해 “평화에 도움이 된다면 전통적인 안보관보다는 평화 정착을 위해 적극 협력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4일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에 대해 “비핵화의 진전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 이라며 “일종의 법률로서 인정하는 비준을 한다면 우리는 경제협력과 관련된 의무만 지게 된다. 찬성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김 전면에
100일 역할은?

한국당 ‘투톱’이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북한산 석탄 수입 의혹을 제기하는 형국이다. 또한 판문점 비준안 동의 여부도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한국당이 정기 국회를 관통하면서 본격적인 ‘존재감 드러내기’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지방선거 이후 당 수습에 들어갔던 한국당이 100일간의 정기 국회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홍준표 가니 김성태 왔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최근 교섭단체 대표 연설로 후폭풍을 맞고 있다. 정치권에선 김 원내대표의 표현과 발언을 비판했다. 여론 역시 부정적이다. 

김 원내대표의 거친 발언은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지난 7일 “지방선거 패배로 무너진 홍 전 대표 체제의 또 다른 버전이 등장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혹평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날 정부여당을 향해 막말에 가까운 비판을 쏟아내며 ‘레드준표’라는 별명을 얻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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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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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