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봉황대기> ‘라이징 스타’ 충훈고 조강희

  • 전상일 기자 jsi@apsk.co.kr
  • 등록 2018.08.31 13:30:53
  • 호수 11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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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지난달 26일 봉황대기 충훈고와 전주고 경기. 작은 체격, 예쁜 폼, 그리고 마운드서 당당한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낯설고 신선했다. 충훈고 조강희(173㎝/70㎏, 좌투좌타, 3학년)였다.
 

조강희의 올시즌 성적은 매우 빼어나다. 무려 57.1이닝을 던져서 6승 0패 평균자책점이 1.58.

그럼에도 조강희는 한 번도 이런 큰 경기서 이겨본 적이 없다. 가장 후회가 남는 경기가 지난 5월 황금사자기 안산공고와의 64강전이다.

당시 전용주와의 맞대결서 8이닝 무실점을 했음에도 투구 수 제한 때문에 마운드를 내려오며 연장 끝에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모든 팀원들이 똘똘 뭉쳐 승리했고, 첫 전국대회 16강이기에 너무 행복했다.

좌완 교과서

사실 조강희가 사람들의 관심을 잡아끈 것은 지나치게 작은 투수였기 때문이다. 190cm 이상도 이제는 흔하디 흔한 고교 마운드서 173cm의 조강희는 너무나 왜소하다. “작아도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체격으로 공 던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던지고 있습니다.”


조강희의 투구폼은 프로 관계자들이 인정할 만큼 예뻤다. 적어도 올해 본 고교생 중에서는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투구폼을 지니고 있었다. 일단 어깨가 넘어가는 과정서 걸림이 전혀 없다. 

하늘위로 쭉 뻗은 와인드업, 힘의 소실 없이 무난하고 부드럽게 잘 넘어오는 왼쪽 어깨, 180도에 가깝게 온 몸을 이용하는 회전력, 중간에 멈추지 않고 끝까지 때려주는 팔 스윙도 교과서 적이다. 손목을 쓰면서 공을 숨겨 나오는 디셉션은 두산의 마무리 함덕주를 닮았다.

폼 하나는 좌완투수의 교과서로 삼고 싶을 정도였다. 이번 동계훈련 때 만들어진 투구폼이다. 투구폼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와인드업. 요즘은 와인드업을 저렇게 크게 하는 선수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제 와인드업은 작아도 커 보이고 싶은 저의 의지입니다. 저의 체격을 조금 더 커보이게 하고 싶어서…비록 저는 작지만 호전적이고 전투적으로 타자를 상대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하늘 높게 두 팔을 높이 치켜듭니다.”

사실 스피드는 폼보다는 타고나는 것이다. 하지만 투구폼이 예쁘지 않으면 제구가 좋기는 정말 쉽지 않다. 제구는 몸의 기억력이기 때문이다. 조강희의 좋은 제구력은 좋은 폼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또 하나는 오랫동안 많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폼이 좋지 않으면 많은 공을 던지기 힘들고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충훈고 코치는 “(조)강희의 폼은 투수로서 가장 이상적이고 교과서적인 폼이다. 적어도 폼은 프로 가서도 손댈 것이 없는 선수”라고 했다.


충훈고 떠받치는 외로운 에이스
다양한 구종과 예쁜 투구폼 시선

폼뿐만 아니라 구질에 있어서도 장점이 있다. 우타자 몸 쪽에 바싹 붙는 직구를 던질 줄 안다. 또한 자신의 직구와 20km/h 이상 차이 나는 108km/h의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줄 안다. 마지막으로 120km/h 대에 우타자 바깥쪽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질 수도 있다. 

왼손타자를 상대로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120km/h에 달하는 슬라이더의 궤적도 나쁘지 않다. 적어도 왼손투수로서 국내 야구서 성공할 수 있는 모든 구종을 조강희는 다 던질 수 있다. 작은 체격에 무려 60이닝에 가까운 공을 던지면서 1점대의 방어율을 유지하는 이유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모두 잘 던질 수 있습니다.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은 커브. 롤모델은 삼성 장원삼인데, 투구폼이 너무 예쁘고 제구력이 좋아서요. 제 스타일과 비슷하지 않나요?”

한국프로야구는 왼손투수가 우대받는 리그다. 우타자의 몸 쪽 스트라이크존이 상대적으로 후하기 때문에 바싹 붙으면 우타자는 왼손투수의 몸 쪽 직구를 제대로 쳐내기가 힘들다. 오직 한 포인트서 그것도 간결하게 맞아야 칠 수 있는 공이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몸 쪽에 부담을 가지면 바깥쪽 체인지업은 더더욱 공략하게 힘들다.

좌타자들은 근본적으로 좌투수가 힘들다. 등 뒤에서 대각으로 공이 들어오면서 밖으로 달아나는 궤적이기 때문이다. 황금사자기 당시 조준혁이 명품 체인지업으로 우승을 이끈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조준혁의 명품체인지업과 몸쪽 직구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대응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추풍낙엽으로 무너졌다.

조강희의 단점은 작은 체격과 지나치게 깨끗한 볼끝 그리고 느린 스피드다. 너무 체격이 작아서 공에 각이 전혀 없다. 이날 조강희는 최고구속 135km/h를 찍었다. 평속은 130정도라고 보는 것이 옳다. 

본인의 체격치고는 빠르지만 그래도 느리다. 투수가 모든 공을 완벽하게 제구하기도 힘들지만 완벽하게 제구된다고 해도 안 맞는다는 보장이 없는 공 스피드다.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맞아도 잡아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던지는 것뿐입니다. 이날 경기 역시 마지막 대회고 마지막 경기니까 모든 것을 다 쏟자는 마인드로 공을 던집니다.”

조강희를 지켜본 현장 관계자들도 좋은 평가를 내렸다. 상위 라운드는 힘들겠지만 왼손이기 때문에 하위 라운드에서는 지명해봄직하다는 것이다.

작은 체격이…


모 구단 관계자는 “현재 최고가 135km/h라면 무조건 최고 140km/h까지 구속을 키운다고 가정했을 때 저 공이 어느 정도 프로서 먹힐 수 있겠느냐(원포인트든, 중간계투든)가 저 선수의 판단 기준이다. 만약 오른손 투수라면 지명 가능성이 희박하겠지만 왼손이라면 충분히 지명대상에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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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