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봉황대기> 빅매치 관전평

  • 전상일 기자 jsi@apsk.co.kr
  • 등록 2018.08.27 11:16:43
  • 호수 11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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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득하기 힘든 판정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장충고와 대구고의 경기는 이번 봉황기 최고의 빅 경기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은 경기다. 양 팀 선수들은 멋진 경기 내용으로 봉황대기 최고의 빅 매치가 결코 먹을 것 없는 잔치가 아님을 입증했다. 그러나 옥에 티가 있었다. 9회에 석연치 않은 퇴장 선언이 나오며 경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상황은 이렇다. 9회초 8-8동점 투아웃 2-3루 상황. 장충고 김병휘가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 위의 김주섭은 김병휘를 상대로 제구가 흔들렸고 카운트는 3-0까지 몰렸다. 4구째 바깥쪽 공이 들어왔고 공이 약간 빠진 듯했다. 김병휘는 볼이라고 판단하고 걸어 나가려고 했으나 심판이 약간 늦게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무언의 항의

김병휘가 살짝 심판을 쳐다보고 다시 타격 자세를 잡으며 바닥에 방망이로 선을 그었다. 방망이로 스트라이크존 선을 그으며 공이 스트라이크존보다 지나치게 많이 빠졌다는 무언의 항의를 한 것이다. 그러자 심판은 분개하며 즉각 퇴장을 선언했다.

공식 기록지에는 ‘볼 판정에 어필하다 퇴장 당했다’고 나와 있지만 김병휘는 격렬하게 항의하지 않았다. 기자가 심판진에게 공식적인 퇴장 사유를 물었으나 주심에게 물어보지 않는 이상 정확히 알 수 없다며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답변이 돌아왔다.

송민수 장충고 감독은 “아직 어린 선수라도 그 정도 항의는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고작 그 정도로 전국대회서 퇴장을 주는 경우가 어디에 있느냐”라며 심판진에게 10분여간 격렬하게 항의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끝내기 안타로 패한 후 송민수 감독은 모든 인터뷰를 거절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9회초 장충고 김병휘 퇴장 선언
석연치 않아…경기 흐름에 찬물

어렵사리 송 감독과 전화연락이 닿았다. 송 감독은 “속상하다. (김)병휘가 경기 끝나고 나는 아무것도 안 했다며 펑펑 울더라. 그래서 내가 방망이로 선을 왜 긋느냐 앞으로는 그러지 마라며 달래줬다. 병휘에게는 경기 결과를 떠나 상처가 되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대구고 선수들은 승자로서의 자격이 있었다. 

이날 양 팀의 경기는 ‘고교야구란 이런 것’이라는 바이블로 제시해도 될 만큼 공수주서 멋진 승부를 펼쳤다. 박주홍과 현원회의 방망이 대결, 김주섭과 송명기의 마운드 대결, 옥준우의 호수비 등은 고교야구의 백미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9회 초에 나온 퇴장 판정 하나로 명경기의 뒤 끝은 그다지 개운치 않다.

물론 판정에 수긍해야 하는 것은 학생 야구의 본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선수들이 극도로 예민해져있는 승부처 상황이라는 것, 그리고 배워나가는 아직 어린 선수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먼저 주의를 주고 그 다음에 퇴장을 줘도 늦지 않다. 


그것이 올바른 순서다. 또한 퇴장선언 하나는 경기의 결과 자체를 바꿀 수 있다. 김병휘만 해도 장충고의 대체불가 선수기 때문이다.

씁씁한 뒷맛

단판 토너먼트 승부서 그 선수를 퇴장시키려면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있는 명백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백번 양보해서 김병휘의 행동이 학생답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의 학생답지 못한(?) 항의가 봉황대기 우승후보끼리의 맞대결 9회 동점상황서 주의 없이 퇴장을 명령해야할 정도의 정당한 사유가 되는지. 만약 그렇지 못 하다면 그 또한 심판의 과한 권위 남용이 아닌지 다시 한 번 곱씹어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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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