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봉황대기> 대구고 vs 장충고 ‘승부 포인트’

  • 전상일 기자 jsi@apsk.co.kr
  • 등록 2018.08.27 11:12:27
  • 호수 11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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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전서 만난 라이벌…결과는?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우승후보 맞대결서 대구고등학교(이하 대구고)가 웃었다. 지난 18일 신월야구공원서 펼쳐진 봉황대기 1회전에서 대통령배 우승팀 대구고는 또 다른 우승후보 서울 장충고등학교(이하 장충고)를 9-8로 물리치고 간신히 2회전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는 이번 봉황기 최고의 빅 매치라 할만 했다. 대표 팀에 선수들이 합류하기 전 최상의 전력으로 부딪힐 수 있는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이다. 경기 종료 후 장충고 송민수 감독과 김현수는 대표팀으로 이동한다. 나머지 고교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총력전

모든 대표 선수들이 1회전을 마치고 잠깐 휴식을 취한 후 대표팀에 합류한다. 예상대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많았다. 흡사 결승전을 방불케 하는 총력전이 펼쳐졌다. 양 팀은 김주섭, 박영완, 한연욱, 송명기, 박주홍 등 에이스들을 모두 출격시키며 총력전으로 대결에 나섰다.

선발투수는 대구고 백현수(188㎝/88㎏, 우우, 3학년)와 장충고 김준영이 나섰다. 백현수는 시속 137∼143km/h 사이의 직구와 커브, 그리고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우완 정통파다. 김준영(185㎝/78㎏, 우우, 3학년)은 최고 135km/h 정도의 직구를 뿌리는 사이드암 투수다.

초반 흐름은 대구고가 잡았다. 대구고는 3회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선두타자 김상휘(175㎝/90㎏, 우우, 2학년)의 유격수쪽 내야안타와 류현우(173㎝/75㎏, 우좌, 2학년)의 좌중간 안타, 그리고 2번타자 서상호(176㎝/74㎏, 우우, 3학년)의 안타로 1사 만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송민수 감독은 지체 없이 승부수를 걸었다. 에이스 송명기를 3회에 호출한 것이다.


그러나 송명기는 3번타자 박영완에게 3-2서 아쉽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1점을 허용했다. 4번 타자 김범준을 강력한 직구로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으나 현원회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결정적인 한 방을 허용한 것이다. 대구고의 5번 타자 현원회(183㎝/90㎏, 우우, 2학년)는 볼카운트 2-1에서 142km/h 짜리 한가운데 직구를 통타해 좌월 만루홈런을 작렬시켰다. 이번 봉황대기 첫 그랜드슬램이었다. 점수는 5-0까지 벌어지며 대구고가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대혈투 끝에 짜릿한 끝내기 승리
‘빅매치’ 우승후보 간 맞대결 화제

그러나 장충고가 곧바로 만회에 나섰다. 주장 이후석(181㎝/78㎏, 우우, 3학년)의 안타와 엄정호(176㎝/74㎏, 우우, 3학년)의 포볼에 이어 김병휘(178㎝/78㎏, 우우, 2학년)가 좌익수선상 2루타로 2점을 따라가고 이제웅(184㎝/83㎏, 우우, 3학년)의 안타로 나머지 주자마저 불러들여 3-5를 만들었다.

대구고도 곧바로 2점을 추가했다. 선두타자 조민성(175㎝/75㎏, 우우, 2학년)이 3-1서 송명기의 4구째 직구를 통타해 좌전 2루타를 만들었고 류현우의 포볼로 만든 2사 23루 찬스서 송명기의 폭투로 1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서상호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2점째를 허용해 스코어는 7-2까지 벌어졌다.

장충고에는 핵심타자 박주홍이 있었다. 박주홍은 3점 뒤진 7회 투아웃 만루 상황서 타석에 들어섰다. 만약 이 찬스를 놓치면 경기는 그대로 끝난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 손경호 감독은 박주홍을 잡아내기 위해 2학년 중간 에이스 한연욱을 내리고 원포인트릴리프로 여도건(180㎝/95㎏, 좌좌, 2학년)을 투입했다. 
 


그러나 여도건으로는 물오른 박주홍의 방망이를 막아내지 못했다.

박주홍은 여도건의 변화구를 공략해 중견수 방면의 큼지막한 홈런성 2루타를 뽑아냈다. 모든 이들이 홈런이라고 생각했으나 아슬아슬하게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였다. 123루 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오며 점수는 7-6까지 좁혀졌다.

송명기는 현원회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현원회는 서상호의 안타와 도루 등으로 잡은 투아웃 3루 상황서 좌전적시타를 때려냈다. 경기를 뒤집는 역전적시타였다. 송명기는 초구 직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2구째 변화구를 던지다가 적시타를 맞아 아쉬움을 샀다.

대구고는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에이스 김주섭을 투입했다. 김주섭은 지난 대통령배 결승서 선발로 나왔으며 올시즌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는 에이스다. 9회에 장충고가 대 반격에 나섰다. 1번타자 박민석이 안타와 이영운의 포볼로 맞은 1사 12루 찬스서 박주홍을 거르는 과감한 작전을 펼쳤다.

9회초 1사만루 찬스. 김주섭(181㎝/92㎏, 우우, 3학년)이 이영운에게 밀어내기 포볼을 허용하며 8-7. 그 상황서 옥준우의 그림 같은 호수비가 팀을 살렸다. 엄정호의 잘맞은 라인드라이브 좌익수 플라이를 옥준우가 거의 묘기에 가까운 수비로 잡아내며 동점으로 마무리했다. 

빠졌다면 주자가 모두 들어올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였다.

스코어는 8-8. 그러자 대구고는 마무리 투수 박영완(185㎝/85㎏, 우좌, 3학년)을 호출했다. 박영완은 마운드에 올라와서 2사 만루 상황에서 이제웅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기나긴 승부의 종지부는 대구고 주장 박영완의 몫이었다. 1번타자 옥준우가 송명기의 초구를 공략해 3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안타를 쳐냈다. 잡을 수도 있었으나 타구가 워낙 강해 다리 사이로 빠뜨리고 말았다. 

그 다음 나온 서상호가 번트 자세서 강공으로 전환을 하며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흐름이 끊기는 듯 했으나 3번타자 박영완이 1루수 옆을 스쳐지나가는 1타점 끝내기 2루타를 쳐내며 그대로 경기는 9-8 대구고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현원회, 만루홈런 포함 5타점 맹타
박영완, 9회 극적인 끝내기 2루타

경기는 양 팀 선수들 모두가 상처투성이가 될 정도로 혈전이었다. 그동안 0점대 방어율을 자랑하던 대구고 김주섭은 2이닝 동안 2실점을 하며 0점대 방어율이 깨질 뻔했고 올시즌 첫패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청룡기와 대통령배서 무시무시한 구위를 선보이며 일약 2차지명 최상위권으로 후보로 발돋움한 송명기는 6이닝 6실점을 하며 올 시즌 모든 등판 경기 중 최악의 난조를 보였다.


반면 대구고의 주장 박영완은 투타서 맹활약하며 2차지명에서의 지명 가능성을 높였고, 대통령배의 영웅 서상호-옥준우 듀오는 공수서 엄청난 맹활약으로 2차지명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박주홍은 이날 역시 맹활약으로 다시금 전국구 대타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양 팀의 타자들은 훌륭했다. 이날 경기서 가장 빛이 났던 것은 현원회였다. 포수 현원회는 고교 최고의 에이스 송명기를 상대로 1홈런포함 2안타 5타점을 뽑아내며 최고의 인생경기를 만들어냈다. 
 

대구고는 대통령배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며 난적 장충고마저 격파해 이번 봉황기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르게 됐다.

승장 손경호 감독은 “힘든 경기였다. 송명기가 훌륭한 투수이기는 하지만 우리도 훌륭한 투수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적응이 된 것 같다. 사실 오늘 경기는 벤치의 실패다. 내가 투수를 잘못 썼는데 선수들이 감독의 실수를 덮어주고 이겨줘서 고맙다”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타격전

한편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장충고의 에이스 김현수는 더 이상 장충고 유니폼을 입고는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는 “반드시 국위선양하고 오겠다. 일본에 지면 돌아오지 않겠다”며 대표팀 합류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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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