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회 대통령배 총결산

  • 전상일 기자 jsi@apsk.co.kr
  • 등록 2018.08.20 11:13:22
  • 호수 11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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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 15년 만에 품에 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대구고등학교(이하 대구고)가 제52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박석민 등이 재학 중이던 2003년 이후 15년 만이다. 전국대회 우승은 2010년 봉황대기 우승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대회 대구고의 우승은 올 시즌 3차례의 전국대회 우승팀들 중 가장 완벽한 우승이라고 평가할 만했다. 대구고는 64강부터 시작해 결승까지 총 6경기를 치뤘음에도 총 실점이 총 11점밖에 되지 않았다. 경기당 채 2점이 되지 않은 것이다. 반면 득점은 6경기 57점이다.

경기당 9.5점

경기당 득점은 9.5점에 달한다. 지역대회가 아닌 전국대회라는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득점력이다. 거기에 고비마다 펼쳐지는 선수들의 호수비는 보는 이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8강 12:0, 4강 15:2, 결승 10:2의 스코어서도 보듯이 완벽하고 압도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한 우승이라 할만하다.

사실 어느 정도 대구고의 승리가 예견됐었다. 

일단 선발투수의 무게감서부터 많은 차이가 났다. 대구고는 8강과 4강을 무난하게 승리하며 투수들을 상당부분 아꼈다. 주력 투수 중 이승민(175㎝/75㎏, 좌좌, 2학년)만이 결승에 나오지 못할 뿐 에이스 김주섭(182㎝/91㎏, 우우, 3학년)을 비롯해 한연욱(188㎝/80㎏, 우우, 2학년), 박영완(185㎝/85㎏, 우좌, 3학년), 여도건(180㎝/95㎏, 좌좌, 2학년) 등 주축 투수들이 모두 결승무대를 밟을 수 있는 여건이었다.


경기고는 전날 광주일고와 4시간이 넘는 혈투 속에 팀의 주축인 박주성(184㎝/95㎏, 우우 3학년)·이호현(185㎝/66㎏, 우우, 3학년)을 모두 소모해 나올 수 있는 투수가 없었다. 

경기고는 초반에 선발 김상훈(187㎝/90㎏, 우우, 3학년)이 3회까지만이라도 버텨주며 타선이 폭발해주기만을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김상훈은 올 시즌 40.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이 8.55일 정도로 기록이 좋지 못하다.)

초반 흐름은 경기고도 나쁘지 않았다. 경기고는 1회 말 김상훈이 옥준우(180㎝/80㎏, 우우, 3학년), 박영완, 김범준(185㎝/90㎏, 우우, 3학년), 김태우(182㎝/80㎏, 우우, 3학년)에게 연달아 사사구를 허용하며 1점을 허용했으나 현원회(183㎝/90㎏, 우우, 2학년)를 6-4-3 병살타로 처리하며 분위기를 탔다. 

2회에는 원대한(173㎝/85㎏, 우우, 3학년)의 우월적시타와 강은호(172㎝/65㎏, 우우, 2학년)의 우전안타에 이은 김성현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해 승부를 미궁 속으로 빠뜨렸다.

그러나 마운드의 무게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경기고는 투수들이 버텨주지 못했다. 바로 2회 말에 추가점을 허용했다. 2사 3루 찬스서 좌익수 옥준우가 강력한 좌전안타로 2-1을 만들었다.
 

2번 타자 서상호(176㎝/74㎏, 우우, 3학년)가 친 타구를 우익수 박승규가 다이빙 캐치를 하다가 놓쳐 적시 3루타를 만들어주며 스코어는 3-1까지 벌어졌다.

이 장면은 이날 경기의 첫 번째 승부처였다. 초반 흐름을 어떻게 가져가느냐는 투수력서 많이 밀리는 경기고에게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는데 득점을 하자마자 바로 실점을 하며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상대에게 넘겨줬다.


대회 6경기 57득점 11실점
어마어마한 득점력으로 질주

이날 경기의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5회에 나왔다. 9번 타자 김준근(177㎝/74㎏, 우우, 2학년)이 볼넷으로 나간 1사 1루 상황서 1번 타자 옥준우는 경기고의 세 번째 투수 유준하(183㎝/83㎏, 우우, 2학년)의 3구째를 받아쳐 좌측담장을 큼지막하게 넘어가는 좌월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이번 대회 첫 홈런이자 대구고의 대통령배 5번째 홈런이다. 사실상 이날 경기의 쐐기로, 대구고 벤치에서도 어느 정도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홈런이기도 했다.

마지막 승부처는 6회였다. 경기고에게도 찬스가 한 번은 있었다. 6회 박승규(178㎝/79㎏, 우우, 3학년)의 우전안타에 이은 허관회(176㎝/83㎏, 우우, 3학년)의 4구, 원대한(173㎝/85㎏, 우우, 3학년)의 사구로 무사 만루의 찬스를 잡은 것이다. 

그리고 이번 대회 단 1실점밖에는 없었던 대구고 김주섭을 강판시켰다.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2학년 사이드암 한연욱. 경기고로서는 반드시 승부를 뒤집어야만 하는 천금 같은 찬스였다.

그러나 경기고의 방망이는 끝내 터지지 않았다. 다음 타자 김수윤(186㎝/86㎏, 우우, 3학년)이 받아친 타구는 밀리며 힘없이 유격수 정면으로 굴러갔고,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이어지며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무사 만루의 찬스서 1점은 너무 아쉬웠다. 이날 경기고가 잡은 가장 좋은 찬스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경기의 흐름이 완전히 대구고로 넘어갔다고 봐도 무방한 이날 경기의 마지막 승부처였다.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경기고는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7회 말 대구고는 현원회의 4구에 이은 신준우의 2루타, 조민성의 좌전안타로 2점을 만회하며 완전히 상대의 전의를 상실케 만들었다. 

8회에 투수 폭투와 실책 등으로 3점을 추가한 것은 이날 경기의 승리를 재확인한 것 이상의 큰 의미가 없었다. 9회에 마운드에 올라온 백현수(188㎝/88㎏, 우우, 3학년)는 침착하게 경기를 마무리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워낙 막강한 전력을 과시하며 우승을 차지한 대구고이기에 많은 선수들이 최우수선수 집안싸움을 벌였다. 그중에 빠른 발과 좋은 수비를 과시하며 대구고의 센터라인을 지켜주며 무려 8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도루왕에 오른 서상호가 최우수선수상에 선정됐다.

이번 대회 3승을 거둔 에이스 김주섭이 우수투수에 선정됐고, 엄청난 투혼으로 팀을 결승까지 이끈 경기고 박주성이 감투상을 수상했다. 수훈상에는 24타수 12안타 5할의 불꽃타격을 과시한 옥준우가, 미기상은 이번 대회 좋은 수비를 보여준 대구고 조민성이 수상했다.

개인기록상도 모두 수상자가 가려졌다. 타격상은 광주일고의 이승진(12타수 7안타 0.583), 최다홈런상은 성남고 장이재(2개), 타점상은 9타점을 기록한 대구고 포수 현연회, 최다안타상은 12안타를 기록한 옥준우가 각각 수상했다. 최우수지도자상은 대구고 손경호 감독이 수상했다.


든든한 마운드

대구고는 2018 황금사자기 준우승·대통령배 우승으로 2018시즌 유일하게 결승에 두 번 진출한 팀이 됐다. 2008년·2010년 봉황대기에 우승했으나 이후 단 한 번의 전국대회 우승도 기록하지 못했던 침체기를 완전히 벗어던졌다. 주장 박영완은 “대통령배 우승 팀의 캡틴이라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선수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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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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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