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제3의 인물들’ 신드롬 해부

떠오르는 문재인-안철수-조국 ‘공통점 있다’

[일요시사=박준성 기자] 당장 코앞의 10‧26재보선부터 내년의 총‧대선까지 정치권이 본격 선거철에 임박했다. 이에 따라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은 떠오르는 ‘제3의 인물’들에 러브콜 보내며 인재잡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처음엔 수줍어하며 손사래를 치던 제3의 인물들은 점차 정치권을 향해 한발 한발 제도권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민심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스타로 떠오른 제3의 인물들. 그들에겐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대중 스타로 뜨며 정치권서 러브콜 쇄도 
SNS, 책 발간, 콘서트 열며 대중과 소통

비정치권 인사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조국 서울대 교수 등이 정치권의 ‘핫 아이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간의 이목은 벌써부터 이들의 ‘입’과 ‘걸음걸이’에 쏠리고 있고, 기성정치판은 이들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 송두리째 흔들리는 양상이다. 

문 이사장과 안 원장, 조 교수 모두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름이 거론되면 웬만한 후보들을 압도하며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선보이고 있는 것.

이들은 모두 전문직 종사자이고 지적이며 청렴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대중적인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때문에 정치권은 지금 여야를 막론하고 이들을 끌어들여 내년 총선과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전략으로 러브콜 보내기에 여념이 없다.

이미 SNS계 스타

무엇보다 이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책을 출간하거나 문화콘서트 형식을 빌려서, 또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대중과의 소통의 폭을 넓혀왔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은 이미 대중들의 스타로 발돋움한 상태다.

먼저 문 이사장은 지난 6월 <문재인의 운명>이라는 자서전을 발간해 2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단숨에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그는 서울과 부산, 광주 창원 등지에서 ‘북콘서트’를 주최하며 무대 주연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은바 있다.

전국투어 형식으로 전개된 북콘서트는 수천명의 참석자들을 몰고 다녔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인사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의견을 공유하고, 사진을 찍으며, 사인을 받아 후원금을 내며 자연스레 지지세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처럼 문 이사장이 대중과의 접촉을 넓힐수록 그의 지지율은 야권에서 최고의 잠룡이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제압하고 단숨에 1위를 기록했다. 탄력 받은 문 이사장은 계속해서 내년 총‧대선을 준비하며 재야인사를 주축으로 ‘혁신과 통합’이라는 기구를 발족시켜 ‘야권통합 전도사’를 자임하는 등 점차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안 원장 역시 최근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최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전격 사퇴로 10‧26재보선이 예정된 가운데 안 원장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비록 불출마를 선언하며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단일화를 이뤘지만 안 원장의 10‧26재보선 출마설이 떠돌던 당시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단숨에 타 후보들을 압도했었다.

안 원장 역시 지난 5월부터 ‘시골의사’로 불리는 박경철씨와 함께 전국 25개 지역을 돌며 ‘청춘 콘서트’를 통해 대중과의 스킨십을 꾸준히 이어왔다. 경희대에서 열렸던 콘서트 첫회에는 각계 유명인사가 게스트로 초청되었고, 참석자만 7000명이 넘었다. 설령 콘서트장에 가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트위터로 실시간 안 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안 원장 측이 “콘서트에서 변화의 에너지를 확인했다”고 말했을 정도로 콘서트의 파급력은 거셌던 것.

특히 안 원장의 경우 이미 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을 이어오며 일약 SNS계의 스타로 자리 잡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안 원장의 재보선 출마설이 터짐과 동시에 지지율 1위를 나타내는 이변을 보인 데에는 분명 SNS가 일정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는 그간 각계각층에서 ‘태풍의 눈’으로 작용하며 지난해 지방선거부터 선거판도를 뒤흔드는 메가톤급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조 교수 역시 SNS계의 스타로 꼽힌다. 특히 그는 트위터를 통해 사회적 현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수많은 팔로워를 확보하며 그 역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조 교수는 ‘강남좌파’라는 용어를 가장 먼저 사용하고, 이어 책을 출간함으로써 집중조명을 받았다. 이에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조 교수에 정치권의 러브콜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숱한 영입요청에도 꿈적도 않던 조 교수는 최근 ‘혁신과 통합’이라는 통합기구가 발족하자 문 이사장과 함께 야권통합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한 그는 문 이사장과 함께 혁신과 통합을 행동으로 실천하기 위해 정치투어 콘서트를 열어 지난달 30일 서울을 시작으로 창원, 광주를 잇따라 돌며 대중들과 직접 소통의 시간을 가져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정치력 검증 필요

이와 같이 새로운 정치문화가 확산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비정치인사들이 부각되는 가운데 10‧26재보선부터 내년 총·대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때문에 여권에서는 2002년 대선에는 인터넷으로, 2010년 지방선거 당시는 SNS로, 그리고 이번엔 콘서트라는 새로운 대중 소통방식에 보수계층은 또 앉아서 당하게 생겼다고 토로하며 상황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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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